제 1화 - 억울하지 않나요?

오늘도 어김없이 문자가 왔다.

'너 왜 사냐?'
'그냥 죽어버려. 매일 너 때문에 내 눈이 썩잖아.'
'냄새나. 나 같으면 학교 안나왔다. 너는 그냥 사는 게 민폐야. 쓰레기 같은 X.'
나는 한숨만 쉬었다. 뭐 이제는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런 문자를 받아도 상처 받지 않는다. 나는 지난 1년 동안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말이다. 물이 가득 적셔진 걸레들이 내 책상과 의자에 올려 있는 가 하면 내가 화장실에 있을 때 물을 뿌리는 일은 이제 그 아이들에게는 일상과도 같아졌다. 처음에는 내가 무엇을 잘못 했나? 라고 고민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단지 그들에게는 장난감 같은 존재가 필요했고 그게 나 일 뿐 이었다. 나는 거의 이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한다. 사랑하는 부모님은 지난 달, 교통사고로 모두 돌아가셨다. 나는 몇날 며칠을 울고 또 울었다. 나는 이모네 집으로 갔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독서실이나 카페에서 이어폰을 꽂고 엎드려서 하루의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삻기가 싫다라는 말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내 입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내가 죽어도 사람들은 평소처럼 웃으면서 살아가겠지하는 생각이 들자 나는 비참함을 느꼈고, 이 세상과 나 사이를 잇고 있던 마지막 끈마저 끊겼다. 그때 내 앞에 지팡이를 든 한 남자가 나타났다. 모자를 썼고 신비한 느낌이 그의 주변을 휘감았다.

"억울하지 않나요?"

나는 가만히 그를 쳐다보았다. 갑작스럽게 내게 말을 건 것도 당황스러운데 초면에 나에게 던진 말이 억울 하지 않나요 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누구시죠?"

그는 나를 보고 미소를 띠었다.

"멀리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던 존재라고 하면 될까요?"

나는 그의 대답을 듣고 더욱 어처구니가 없었다. 진짜 이제 죽을 때가 온 거구나 하는 생각이 내 머리를 가득 에워쌌고 나는 슬프지 않았다. 어차피 죽고 싶었으니깐

"나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인가요? 저 이제 죽은거죠?"

그는 여전히 환하게 미소를 띠우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죽는다는 표현, 함부로 쓰지 마세요. 전 당신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온 것입니다."

기회라니...... 나는 사실 조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애당초 나에게 기회를 줄 만큼 나한테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 나는 그 손을 뿌리쳤다.

"저한테 장난 치지 마실래요? 처음 보는 얼굴인데,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그는 한참동안 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당신께 새로운 삶을 드리겠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미라클' 이라는 곳에서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때까지 살아남을 것이 바로 조건입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그걸 저보고 믿으라고 얘기하시는 건가요?"

"당신의 부모님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면 말입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겁니다. 저는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제안을 받아들이시겠나요?"

나는 부모님 이라는 단어에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한참동안 그 자리에 앉아 울었다. 그는 내가 눈물이 그칠 때까지 계속 서있었다.

"이런 기회를 저에게 주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는 손을 다시 내밀더니 미소를 환하게 다시 띠었다.

"불행이라는 길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을 위해 신이 주는 작은 선물이 아닐까요?"

나는 떨리는 다리를 뒤로 하고 겨우 일어나서 그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해보겠습니다."

그는 나를 보고 싱긋 웃었다.

"옳은 선택을 하셨습니다. 그럼 이제 눈을 감으세요. '미라클'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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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0-21 17:38 | 조회 : 441 목록
작가의 말
black7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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