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 그 뒤 그들은...(1)

몇 번에 봄이 오고 다시 겨울이 오고 다시 봄이 왔다.

긴 금발을 길게 땋은 젊은 여성이 향긋한 꽃 내음이 가득한 정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 한가한 독서를 방해하듯 어린아이의 특유의 높은 목소리가 울렸다.

“누나! 내 과자 돌려 줘!”

“싫은데! 내가 왜?”

의자에 앉아 있던 여성은 익숙한 듯 작게 한숨을 내쉬며 책을 의자에 두고 일어나 그들에게로 갔다.

“길, 멜리. 엄마가 싸우지 말라고 했지?”

그녀의 말에 보라색 머리 색에 푸른 눈을 한 여아와 금발에 주황색 눈을 한 남아가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엄마! 멜리 누나가 내 과자 빼었어!”

그녀의 시선이 어린 소녀에게로 옮겨가자 소녀가 움찔하며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멜리, 엄마가 동생 꺼 뺏지 말라고 했지?”

“그…그렇지만 더 먹고 싶은데 엄마가 먹지 말라고 하니까……”

“멜리, 조금만 먹어야 된다고 엄마하고 약속 했잖니.”

멜리, 그녀의 풀 네임은 ‘멜리사 라 크로포드’로 현 크로포드 후작인 ‘엘런 라 크로포드’와 제국의 황녀였던 ‘루나 일리스 루케도니아’의 이제 6살이 된 장녀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과자를 빼앗긴 불쌍한 아이는 ‘길버트 라 크로포드’로, 이제 5살 된 그녀의 남동생이다.

“그래도…맛있는 걸!”

투정부리듯 말한 멜리는 입술을 삐쭉 내밀고 통통한 볼 살을 힘껏 부풀렸다.

누가 봐도 자신이 삐쳤다는 것을 얼굴로 표현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그녀의 어머니인 루나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멜리,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야. 손에 쥐고 있는 과자, 동생한테 돌려주렴.”

그러자 소녀의 볼이 더 부풀러 올랐다. 그녀가 계속 과자를 꼭 쥔 채로 가만히 있자 루나가 다시 한 번 자상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멜리, 엄마 말 안 들을 거니? 말 안 들으면 아주 무서운 사람이 잡으러 온단다.”

그렇게 말하며 루나는 괴물같이 양 손을 고양이처럼 구부리고 씩 미소 지으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자신의 어머니가 아이들이 느끼기에 무서운 표정으로 자신에게 다가가자 그녀는 겁에 질린 채 울먹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금방 벽에 등이 닿자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으아아앙!”

그녀가 크게 울자 루나가 서둘러 ‘어머, 장난이란다! 그런 나쁜 사람이 있으면 엄마가 다 쫓아내 줄게!’라면서 멋지게 그녀의 울음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많이 무서웠는지 그녀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무…무슨 일이오!”

아이의 울음 소리에 놀란 건지 그녀의 아버지이자 루나의 남편인 엘런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뛰어왔다.

서럽게 울고 있는 자신의 딸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안아 들었다.

“이게 무슨 일이오?”

그의 물음에 루나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멜리가 또 길의 과자를 빼앗았지 뭐에요. 그래서 잠깐 장난을 쳤는데 이렇게 울 줄은 몰랐네요.”

“부인, 그래서 내가 장난 치지 말라고 했잖소. 부인 장난은 장난 같지 않단 말이오.”

약간의 타박에 루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알겠어요. 조심할게요.”

그녀의 말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인 엘런은 다시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자신의 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의 아내와 꼭 닮은 바다처럼 푸른 눈동자가 눈물에 젖어 빛나고 있었다.

“우리 공주님, 많이 무서웠니?”

그의 상냥한 말투에 멜리가 ‘아빠, 멜리 무서웠어요’ 라며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녀가 다시 울음을 터트리자 엘런이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의 등을 조심 히 토닥거렸다.

“그래. 그래. 우리 공주님, 많이 무서웠구나. 이제 다 괜찮아.”

‘또 시작이네.’라고 생각한 루나는 한숨을 내쉬고 자신의 치마 끝을 힘을 조금만 주면 부서질 것만 같은 작은 손으로 꼭 잡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보고 활짝 웃으며 안았다.

“저 딸 바보 아빠는 누나랑 놀라고 그러고 우리 아들은 엄마랑 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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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6-16 13:03 | 조회 : 1,323 목록
작가의 말
달님이

자르기 애매해서 그냥 오늘 내일 3개씩 올리겠습니다! 그럼 내일이면 마지막 화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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