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루크, 잘가(3)

우리는 일단 그에게 어울릴 만한 털실을 골랐다.

일단 모자와 장갑은 남색으로, 그리고 목도리는 베이지색으로 하기로 약 30분의 토론 끝에 그의 어머니인 실비아의 의견으로 결정되었다.

그 뒤 내가 모자를 만들고 실비아가 장갑, 그리고 제시가 목도리를 만들기로 정하고 우린 눈에 불을 키고 열심히 뜨기 시작했다.

“루나, 지금 뭐 하는 거니?”

문 쪽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난 분주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어, 아빠, 오셨어요?”

그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근데 뭘 만드는 거니?”

“아, 이거 모자에요. 루크 줄려고요.”

‘루크’란 말에 그의 한 쪽 눈썹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꿈틀거렸다.

그러더니 불안하게 한 쪽 입 고리를 씩 올렸다.

“아, 그 은 갈치 놈이 분명 네 결혼식에 참석 안 하고 히엠스 왕국으로 떠난다 했지.”

순간 분위기가 마치 북극이라도 온 것처럼 냉랭해졌다.

진짜 매서운 찬 바람이 불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난 속으로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저 바보 아빠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실비아 앞에서 그런 소리를……!

난 옆에 서 있던 실비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제시도 조금 신경 쓰이는 지 불안한 눈빛으로 실비아와 아빠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고 있었다.

근데 정작 실비아의 얼굴은 파도 한 점 일지 않는 잔잔한 바다같이 태연했다.

그녀가 평소처럼 부드럽게 웃으며 아빠에게로 다가갔다.

“폐하.”

평소처럼 상냥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런데 왠지 아빠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귀신이라도 본 얼굴이었다.

“지금 은 갈치라고 하셨는데 그게 누구일까요? 설마 저의 귀여운 아들보고 그러시는 건 아니겠지요?”

그녀의 말에 아빠의 표정이 파랗게 질려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그럴 리가 있겠느냐? 네가…잘 못 들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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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6-09 13:04 | 조회 : 1,264 목록
작가의 말
달님이

원래 웃으면서 화내는 애가 제일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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