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으로 돌아온 나는 실비아에게 물었다.
“실비아, 넌 알고 있었지? 루크가 떠난다는 거.”
그녀가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며 조심스레 그렇다라고 답했다.
“저..그게 황녀님. 제가 숨기려고 하거나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루크가……”
척 보이기에도 곤란한 듯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 딱히 화났다거나 한 거 아니야. 그리고 루크의 성격 상 자신의 입으로 직접 내게 전하고 싶었겠지.”
“황녀님……!”
‘왜 저렇게 감동받은 얼굴을 하는 것이냐!’
“그러고 보니 루크가 분명 히엠스(hiems)왕국으로 간다고 했지? 거긴 북 서쪽에 위치한 엄청 추운 나라이잖아.”
내 말에 실비아가 걱정스런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녀가 깊은 한숨을 푹 내 쉬었다.
“그러게나 말이에요. 남편은 별로 걱정이 안 되지만 우리 루크는 좀 많이 걱정 되네요.”
저기요, 남편 분도 걱정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애초에 루크보다 더 많이 거기 있는데……
솔직히 나도 추운 나라에 간다는 그가 걱정되긴 했다.
해서 실비아와 제시에게 슬쩍 제안 거리를 내 놓았다.
“우리 이렇고 있지 말고 지금 만들자.”
만들자는 말에 그들은 의아한 듯 재차 물었다.
“만들다니, 뭐를요?”
난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했다.
“뭐긴 뭐겠어. 당연히 목도리랑 장갑에 모자지.”
내 제안에 실비아가 좋은 생각이라며 누구보다도 기쁘게 웃었다.
거기에 제시도 자신도 팔 거둬 붙이고 도와주겠다면서 열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활활 타오르는 그녀들을 보며 난 피식, 웃었다.
“좋아. 이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