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법연습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1년이 흘러 벌써 내가 이 제국에서 6번 째 봄을 맞이했다.
10살이 된 루크는 검술연습을 하겠다고 기사단에 들어가 훈련받고있다.
난 아직 7살이라서 남아도는 게 시간이라 이렇게 루크를 보러 매일 기사단에 가고있다.
오늘도 난 어김없이 기사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 멀리서 보라색 머리의 두 남자의 인영(人影)이 보였다.
“아니, 루나 황녀님이 아니십니까?”
“아, 크로포드 후작, 오랜만에 보네?”
황궁의 제 1 기사단장이자 후작인 크로포드 후작이 자신과 똑 같은 보라색 머리를 가진 소년과 나란히 걸어오고 있었다.
“어디를 가시는 중 이십니까?”
“막시밀리안 공자가 기사단에 있다고해서 만나러 가던 중이였어.”
후작이 잘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그러시군요. 저희도 기사단으로 향하던 중인데 저희가 함께 동행해도 되겠습니까?”
별로 거절할만한 이유도 없으니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도록 해.”
후작이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가볍게 목례했다.
확실히 기사단장이라서 그런지 아빠와는 다른 위엄이 느껴졌다.
난 후작의 옆에 있는 보라색 머리에 주황색 눈을 가진 소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저 소년이 후작의 아이라는 건 그의 머리 색을 보고 이미 알았다.
거기다가 후작의 아들에 대해선 제시에게 질리도록 들었다.
아는 사실을 또 물어볼 이유는 없지 않는가.
난 제시에게 들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엘런이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내가 자신의 이름을 아는 것에 대해 신기했는 지 그의 주황색 눈이 조금 커졌다.
“어떻게 아신 겁니까?”
그의 물음에 난 대놓고 제시라고 말하지 않고 돌려 말했다.
“내 시녀가 누구인 지 알고 있어?”
내 말에 이제야 알겠는 지 그가 짧게 ‘아’라는 탄성을 내뱉었다.
“제시카 누님께서 말씀하셨나 보군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기사단에 도착했다.
나와 기사단장인 후작이 도착하자 기사들 전원이 훈련을 멈추고 일제히 허리를 숙였다.
“단장님, 황녀님, 오셨습니까?”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속에는 루크의 모습도 보였다.
흰 셔츠에 파란색 바지를 입은 그의 모습을 보니 다시 한 번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이 느낌을 매번 기사단에 올 때마다 느끼고 있으니 나도 문제긴 문제다.
“훈련을 계속해라.”
후작이 명령하자 모두 ‘네!”라고 힘찬 대답을 한 후 다시 검을 들고 훈련을 시작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기사 분들은 매번 열심히 하는 것 같아.”
“원래 검술은 꾸준히 해야 느는 법이니까요.”
후작의 말에 난 미소지으며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보기 좋은 것 같아. 아, 그러고보니 막시밀리안 공자는 좀 어때? 소질이 있는 것 같아?”
후작이 고개를 저었다.
“상중하로 나누면 하수준입니다. 올해부터 시작했으니 점차 늘긴 하겠지만……”
후작이 말을 흐렸다.
아이고…… 루크 어떡하냐……
난 두 손으로 턱을 괴고 훈련 중인 루크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셨다.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후작도 덩달아 한숨을 내셨다.
저렇게 열심히 하는 데 그만한 실력이 나오지 않으니 후작도 많이 답답한 모양이다.
“그러게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