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6살 생일파티(1)

루크는 그렇게 돌아갔다. 그 뒤로 작은 문제가 생겼다. 바로……

‘내가 자주 놀러오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매일 오라고는 안 한 것 같은데?’

그 뒤 루크는 일주일째 쉬지도 않고 날 찾아왔다.

“황녀님.”

가만히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루크가 날 불렀다.

“응?”
“2주 뒤면 황녀님 생신이시죠?”
“아 벌써 그렇게 됐네?”

생일 그 자체는 좋다. 근데 문제는 내가 황녀라서 그 힘든 파티에 참석해야 하고 방 하나를 가득 채울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선물이 한꺼번에 쏟아진다는 것이다.

“있잖아, 루크.”
“네?”

난 그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루크가 갑자기 손이 잡혀 당황스러운지 얼굴을 붉힌 채 이도 저도 못하고 안절부절 날 바라봤다.

“선물은 제발 아빠 스케일로 주지만 마.”

루크가 이해하지 못한 듯 되물었다.

“예? 그게 무슨?”

난 그간 아빠가 나에게 준 생일 선물목록을 그에게 말했다.
1살 때 받은 것부터 순서대로 말한다면 내 궁, 유모 실비아, 시녀 제시카요, 2살 때 받은 것이 장인이 루비를 갈고 닦아 만든 장미모양의 루비반지인데 아빠가 어떻게서든 내 생일이 되기 전에까지는 만들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밤샘 작업을 한 장인이 한 둘이 아니라는……
음, 아무튼 그리고 3살 때 받은 건 내가 가을나무를 좋아한다는 걸 안 아빠가 가을나무 아래에 있는 큰 돌 작은 돌 상관없이 모두 치워버리고 그곳에 내가 앉을 수 있는 벤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4살 때 받은 건 가운데에 큰 사파이어가 박혀 있고 그걸 제외한 모든 게 금으로 만들어진 티아라요, 이것 때문에 또 다시 장인들이 밤샘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5살 때 받은 게 오직 황제의 명령만 듣는다는 기사단에서 제 1기사단장을 맡고 있는 크로포드 후작을 내 수호기사로 임명했다. 이건 내가 거절했다.

‘아니 5살밖에 안 된 아이가 기사단장을 수호기사로 데리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내 말을 모두 들은 루크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의 얼굴에 ‘아 잘못 걸렸다’라는 말이 보였지만 그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난 멈출 생각이 없었다.

“루크,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내가 더 가까이 들이대자 루크가 한숨을 쉬고는 대답했다.

“폐하께서 황녀님을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사랑? 음...아빠가 날 많이 사랑하긴 하지.”

‘그래…그건 고맙긴한데 그 스케일을 좀 어떻게 줄여 볼 생각은 없는지……’

또 다시 종소리가 울렸다. 저번처럼 3시를 알리는 종이였다. 루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황녀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응! 오늘 얘기 들어줘서 고마웠어.”

그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제시를 따라나갔다.
막상 말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그가 가버리니뭔가 허전했다. 나도 그와 떠드는 날들이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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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0-16 16:16 | 조회 : 2,106 목록
작가의 말
달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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