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츠나 양!(쿠로바스 패러디)

"뭐어? 테츠가 아직 안왔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사츠키!"

"으악! 시끄러워 아오미네군! 안 그래도 계속 전화 걸어봤는데 안 받는다구!!"

아웅다웅 다투고 있는 두 사람은 소꿉친구 아오미네 다이키와 모모이 사츠키였다. 소란스러운 두 사람에게, 아카시는 주의를 주기 위해 다가갔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모모이. 무슨 일이지?"

"아..아카시 군 그게..."

"테츠가 안 왔어."

"쿠로코가?"

아오미네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모모이는 옆에서 "아오미네군!!"이라며 기겁했지만-난처하다는 듯 대답했다. 쿠로코가 늦을리가 없는데-.즉시 휴대폰을 꺼내 아카시는 쿠로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 달칵.

착신음이 들리더니 잠에 취한듯 몽롱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쿠로코. 늦잠을 잔건가?"

"아...아카시군..헉!"

"빨리 오도록 해."

"아, 네....에..에?"

"무슨 일이야?"

평서문으로 끝나야 할 문장의 억양이 이상하게 올라갔다.

"아카시군...늦잠이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러고보니 잠긴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목소리가 높게 들렸다.

"그...아무래도 제가 여성이 된 것 같습니다...."

"뭐?"

쿠로코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실성을 한다는 등의 일은 없을테니 저 말은 사실일 테지만...하루만에 갑자기 성별이 바뀌다니? 아카시는 쿠로코의 어제 행동 중 이상한 것이 있었나 생각해 보았지만 그는 어제도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래서, 학교 올 수 있겠어?"

많이 당황스러울것 같아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여차하면 없는 등교 불가 사유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카시의 물음에 쿠로코는 약간 핀트가 어긋난 대답을 하였다.

"여자교복이 없어서..일단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어떤상황에서든지 너는 침착하군요-라며 쿠로코는 아카시를 칭찬했고 통화는 끊어졌다. 뚜뚜거리는 통화종료음에 아오미네와 모모이는 아카시에게 달라붙었다.

"테츠는?""테츠 군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아카시는 난감함에 이마를 짚었다. 뚫어져라 자신을 쳐다보는 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간 둘 다 난리가 날지도.

"잠깐 이리와봐 모모이. 아오미네, 넌 가서 하던 거 계속해."

"뭐야. 왜 사츠키는 되고 난 안되는 건데?"

"...지금 내 말에 토다는 거야?"

"아-. 알겠어 연습한다고!"

스산하게 목소리를 내리깔자 금방 아오미네의 기세가 죽었다. 모모이와 아카시는 체육관 가장자리에 위치한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그래서 테츠 군은 무슨 일인 거야?"

"쿠로코는, 여자가 되었다고 하는데..."

"...어?"

모모이의 분홍빛 눈이 동그랗게- 진달래 마냥 커졌다. 역시 당황했겠지. 아카시는 한숨을 내쉬며 모모이에게 대책을 구하려 했다. 하지만,

"어머어머어머 어떡해!! 빨리 왔으면 좋겠어. 같은 여자가 되는 거니까 이런 것도, 저런 것도..으음-. 빨리 해보고 싶어!!"

모모이의 머릿속에는 여자가 된 쿠로코와 같이 하고 싶은 일들이 잔뜩 펼쳐지고 있었다. 아카시는 모모이라면 여자가 된 쿠로코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쿠로코에게 드는 안타까운 마음에 연습을 재개했다.

*******

"에취-!"

훌쩍.

누군가가 제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하룻밤 새 갑자기 성별이 바뀌어버려서 많이 당황스러웠는데 학교에 가야한다는 사실에 더 절망해버렸습니다. 여자형제가 있었더라면 교복이라도 빌렸을텐데...원래 교복을 입었더니 그동안 만들어 둔 근육들이 다 빠진 것인지 헐렁했고 어중간하게 길어진 단발머리가 거치적 거렸습니다.

이미 늦었지만 열심히 뛰어갔더니 다행히 교문에는 아무도 안계셨다는, 그런 전개였으면 좋았으련만. 농구부 아침연습에 늦은 것이지 지금은 일반학생들의 등교시간이었습니다.

일단 눈에 띠지 않게 미스디렉션을 쓸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주의를 끌어줄 마땅한 대상이 없다는 것이 문제일까요. 이것저것 고려해봤지만 딱히 방법이랄게 없어서 터덜터덜 걸어 학교 앞까지 도착했습니다. 학생주임 선생님께 다른 학생들이 걸리는 사이에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거기 검은색 점퍼!!"

"으악! 선생님 죄송합니다."

"바지 폭이 왜 그렇게 좁아! 학번, 이름 선도부에게 부르고 들어가라"
검은색(쿠로) 때문에 잠깐 멈추긴 했지만 다행히 제가 아니었습니다.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쉬워버려서 민망했습니다. 혼자 헛기침을 하고 얼른 농구부실로 뛰어갔습니다.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을때이니 활동은 마무리 되고 있을 것 입니다.

덜컥.

체육관 문을 열자 전체조명은 꺼져 있었지만 매니저실의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살금살금 다가가보니 모모이상, 아카시군, 미도리마군, 무라사키바라군, 아오미네군이 모두 모여 뭔가를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테츠..."

"...갑자기...여.."

드문드문 들리는 소리를 조합해보니 제가 여성이 된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도 아카시군 외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을 보니 정말 집중하고 있군요. 가장 열심히 변태스러운 얘기를 하고 있는 아오미네군의 뒤통수를 한 대 쳐주었습니다.

"어...테츠?"

"반갑습니다. 모두들, 그리고 에로미네군."

*********

0
이번 화 신고 2017-09-13 01:58 | 조회 : 1,591 목록
작가의 말
칼륨불꽃

쿠로바스 좋아요...따흑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