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3


<NO.13>

"어후.. 무거워 죽겠네.. 민우야 차 안으로 좀 들어가봐 어후.."

이현은 만취상태의 민우를 등에 들쳐업은 채 맞은편에서 오던 택시 한 대를 잡아 문을 열고 민우와 함께 뒷자리에 앉았다.

"아저씨 이 문자에 찍힌 주소로 가주세요."

택시기사에게 가게의 주소를 보여준 후 이현은 택시의 유리창에 톡톡하고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들을 바라보며 택시를 못 잡았으면 어쩔 뻔 했나 라는 생각과 함께 가게에 도착하면 우산이라도 하나 빌려 집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흠.."

한편 민우의 만취소식을 듣고 탈의실로 들어갔던 상현은 민우가 오면 바로 쉴 수 있도록 간이 침대에 가게의 담요와 쿠션을 미리 꺼내놓았다.

이불은 물론이고 각종 민우의 짐이 아직 들어와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게의 물건을 준비한 것이었다.

"그래.. 이정도면 괜찮겠지."

그렇게 상현이 민우의 잠자리를 대충 준비한 사이 이현은 민우를 들쳐업고 TRAP가게의 문을 열었다.

"저기요. 혹시 안에 누군가 계신가요?"

"아, 오셨군요."

"하하..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민우만 눕혀놓고 바로 가겠습니다."

"네. 그러시죠. 민우씨가 많이 취하신 것 같네요."

상현은 이현에게 업혀 세상모르게 자고있는 민우의 얼굴을 보며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원래 이렇게 마시는 애가 아닌데.. 하하 민우가 내일은 일이 없다길래.."

"네 내일은 가게 휴일이라 딱히 할 일은 없습니다."

그렇게 이현과 상현이 말을 주고 받는 사이 그들은 복도를 모두 지나와 탈의실의 방 문을 열고 민우를 간이 침대에 눕혔다.

"늦은 시간에 정말 죄송했습니다. 이제 퇴근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저는 괜찮습니다. 아.. 저는 아직 할 일이 남아서요.."

라고 말하며 미소짓는 상현을 바라보며 이현은 속으로 이정도는 생겨야 호스트일도 하는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아! 맞다. 혹시나해서 말씀드릴게 있는데.."

"네 뭔가요?"

"지금은 자고있으니까 상관없겠지만 민우가.. 그.. 가끔씩 술만 들어가면 약간.. 우울해지는데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그냥 냅두세요. 그럼 다시 잘꺼예요. 어짜피 기억도 못하거든요."

'호오... 우울해진다? 그게 무슨뜻이지'

"네 알겠습니다. 오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어서 들어가서 쉬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우산 하나만 빌릴 수 있을까요?"

"아 그럼요. 나중에 민우씨편으로 다시 돌려주세요. 저는 우산이 또 있거든요." 라며 상현은 카운터에서 자신의 우산을 가져와 이현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그럼 전 이만." 이현은 상현의 우산을 건네받으며 가게를 나와 우산을 펴고 천천히 걸었다.

"어? 우산에 이름표를 붙여두셨네? 신기하다.. 초등학생도 아닌데 우산에 자기 이름을 써붙이는 사람은 또 처음보네.. 백. 상. 현 이라.. 상현...? 민우랑 파트너 하신다는 그분이신가? 흐음.."

서글서글하니 성격도 좋아보이던 민우의 직장동료를 떠올리며 민우가 말한 것 만큼 힘들지는 않겠다며 안심한 이현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쌔액 쌔액

이현이 돌아간 뒤 다시 탈의실에 돌아온 상현은 술냄새를 풍기며 간이침대에 누워있는 민우를 바라보며 간이침대 바로 엎에있는 의자에 앉아 그의 얼굴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우울해진다라..'

상현은 우울해 보이기는 커녕 갓난아기같은 얼굴을 하고 쌕쌕거리며 자고있는 민우의 볼을 붕대를 감은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려보았다.

"귀엽네요. 그런데 이렇게 무방비하게 자도 되는걸까?"

'뭐, 자는사람 상대로 뭘 하겠냐마는..'

상현은 피식 하고 웃으며 일어나 슬슬 집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

"흐으응.. 가지마.."

"응? 민우씨 깼어요?"

"가지마.."

"왜 그래요 민우씨? 저 어디 안가요."

갑자기 일어난 민우를 보며 상현은 다시 의자에 앉아 민우에게 탁자에 있던 물을 건넸다.

"민우씨 물 좀 드세요. 술을 많이 드셨다던데 괜찮으세요?"

"으으응.. 가지마.."

단단히 취한건지 잠꼬대인건지 민우는 반쯤 풀린 눈으로 계속해서 상현에게 가지말라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흐응.. 그렇게 귀여운 얼굴로 가지말라고 하면 무슨짓을 할지 몰라요 민우씨."

그런 민우가 귀엽다는 듯 그를 바라보며 다시 물을 건네려는 순간 민우가 상현의 와이셔츠를 확 잡아당기며 그를 안으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가지마.. 나만두고 가지마요.. 흐윽..흑.."

그 결과 상현은 얼떨결에 한 손을 침대에 짚고 다른 한 손은 물 컵을 든 채로 민우에게 안긴 자세로 넘어졌고, 그 반동으로 컵에 들어있던 물은 민우에게 쏟아지며 침대를 축축하게 적셔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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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29 02:43 | 조회 : 4,851 목록
작가의 말
Trap

흑흑 안녕하세요.. 벌써.. 2월도 끝나가네요..(해탈)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입시문제로 문제를 좀 겪게되서 한동안 글을 쓸 엄두를 못 냈네요 ㅠㅠ 정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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