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 번째 날 밤

일제강점기를 아시나요?
물론 모르실리가 없으시겠죠.

단순히 사람 뿐만 아닌, 지금껏 한국에 없던 수 많은 괴담들 역시 일제강점기를 시작으로 몰려오기 시작했죠.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역시 빨간 마스크가 있고요.
본래 일본에서만 출연하던 요괴라던데, 빨간 마스크 이야기가 한국에 퍼지기 시작하며 한국에도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일본에서 넘어왔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요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설악산 설녀에 대해서 아는가?
설악산에서 자주 목격되는 요괴이다. 설악산 설녀는 마치 일본의 유키온나와 같이 긴생머리에 유카타를 입고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요괴의 경우 사람에게 끼치는 피해가 일정치 않아 때에 따라 평가가 달리 된다. 그나마 추측할 수 있는 것은 겨울이 아닌 계절에는 그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설악산 설녀의 행동 중 한가지 일관된 것은 바로 사람을 홀린다는 것이다. 그 다음의
행동과 피해가 일정하지 않은 것인데 단순히 사람을 홀려 이상한 곳으로 데려가는 장난에서부터 추운 곳에 데려가 얼려죽이거나 실족사 시키는 악행까지 저지른다. 이 요괴로부터 살아나온 사람들 중 일부는 설악산 설녀가 어느 동굴에 살며 그곳은 여름임에도 눈이 덮혀있는 곳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설악산의 관계자는 그런 곳은 없다고 딱 잘라말했다.

사실 한국에는 옛부터 설녀라는 요괴의 존재 자체가 없었다. 설녀라는 것은 일본의 유키온나를 한국식으로 지칭하는 것인데, 설악산 설녀를 설녀라는 이름의 요괴로 부르는 것에서 생각해낼 수 있 듯이 그녀는 일제 강점기 시대때 억지로 만들어진 요괴이며 피해자이다. 그녀의 기원은 일제 강점기 당시 우리나라의 토지신들로부터 땅의 기원까지도 빼앗기 위해 많은 요괴를 만들고, 우리의 요괴를 왜곡시키며 믿음을 뺏는 짓을 하던 시대로 인해 만들어졌다.

그녀는 강원도에 살던 한 소녀였다. 일본의 음양사들과 관리들은 강원도의 기원을 뺏기 위해 유키온나를 신앙을 만들기로 하였고 그들은 만들어질 유키온나로 그녀를 발탁했다. 추운 겨울, 눈 속에서 한 벌의 백색 유카타와 조리(일본 전통신발)만으로 버텨야했다. 하지만 별 다른 신앙심이 생기지 않자 결국 그들은 포기했고, 그녀는 어디인지도 모르는 설산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며 죽게되었고 그녀의 원념은 자신에게 얹어졌던 역할과 얽혀 설악산 설녀로 탄생했다.

슬프고도 억울한 기원을 가진 설악산 설녀이므로 악귀가 되기에도 충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되도록 위험하지 않은 요괴로 있으려고 노력한다. 분명 사람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악산 설녀에 대한 정확한 퇴치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녀의 여러 면을 토대로 생각해보건데,
동정 어린 말로 잘 얘기하면 마음이 움직여 다시 돌려보내주지 않을까 싶다.


항상 전설 뒤엔 숨겨진 이야기가, 귀신 뒤엔 숨겨진 죽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귀신이 오래된 경우에는 숨겨진 역사도 있기 마련이죠.

그녀는 오늘도 타인을 해치지 않기 위해 아픔을 안고 웅크리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자신의 옆을 아무 것도 모른 채 지나가는 등산객들을 바라보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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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08 23:50 | 조회 : 1,501 목록
작가의 말
Beta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요 근래 갑자기 심해진 귀차니즘으로 당분간 연재가 띄엄띄엄 해 질지도 모릅니다. 퀄리티도 요즘 많이 낮아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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