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번째 날 밤

이 세상은 정의로 이루어진 세상입니다.
정의(正義)와 정의(正義), 그리고 정의(情意)와 정의(定義)로 이루어져있죠.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와 바른 마음, 그리고 각자의 마음의 뜻과 세상을 구별하는 시각으로 세상은 이루어져 있죠.

세 개는 다 맞는데, 나머지 하나는 동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요?

세상을 구별하는 것, 정의(定義).

정말 아닙니까?

인간이 모든 동물과 식물을 정의내린 그 순간부터 인간에게 동물은 동물, 식물은 식물이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인간은 한 생명이 탄생하면 그 탄생에게 '이름'이라는 정의를 내리죠.

아닙니까?

만일 '정상'인 사람이 '미친' 사람을 '미쳤다'라고 정의하면, 그 사람이 미치지 않은 게 됩니까?

항상, 언제나 지금이나, 태곳적 인간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내려져 온 법칙, 다수결의 법칙입니다.


이 이야기는 네 나이대의 무서운 이야기와는 다른 식으로 무서워. 귀신은 안 나오지만, 현실의 무서움만 있지…

어떤 버스 운전 기사가 큰 도시 근처의 정신 병원에 환자들을 운송하는 일을 했어. 그 사람은 자기 직업을 괜찮아했지만 문제가 있었다면 그는 약간 술 중독자였어. 아직 직업을 잃지는 않았지만 일이 뭔가 점점 안 좋아져서, 토요일 밤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 몇 명을 비상 운송할 때 그는 아무 이상없이 일을 계속 하게 되거나 해고당할 거라는 걸 알았어.
그는 마지못해 환자들을 태우고 한 병원에서 또다른 병원으로의 긴 운전을 시작했어. 술집을 지났지만 계속 가야 한다고 스스로 강요했어. 일을 끝내면 마실 수 있다고 자기 자신에게 말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그러고 나서 두번째와 세번째 술집을 봤어. 맥주병 모양의 깜박이는 네온 등이 그를 부르고 있었어.
네번째 술집이 나올 때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방향을 틀었지.
“거기 가만히 있어요! 곧 돌아올 겁니다!” 그는 환자들한테 소리쳤고 술집으로 달려갔어. 운전하는데 사람들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맥주 두 병 정도를 마실 걸 생각했지.
짧은 시간 후 그는 함박 미소를 지으며 차갑고 신선한 맥주를 각각 양 손에 들은 채로 나왔어.

하지만 버스로 다시 돌아왔을 때 갈피를 못 잡은 채 멈췄어.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거든.
운전 기사는 매우 흥분해서 환자들을 부르며 주차장과 그 옆에 있는 숲으로 달려갔어. 하지만 소용없었지. 환자들은 전부 사라졌어.
그는 우선 운전석에 앉아 그 장소를 떠났어.
이제 어떻게 하지? 해고당할 건 분명하고, 더 큰 일인 건 환자들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감옥에 가게 생겼다는 거야.
도시 경계 표지판을 지나자 아저씨는 완전 패닉했는데, 때마침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어. 우회전해서 운전하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봤고, 길가에 차를 대고…문을 열었어.
버스 정류장에 있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하며 서로를 쳐다봤지. “우리 버스가 왜 이래?”, 한 명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말했어.
“어, 엔진에 갑작스런 문제가 생겨서 수리에 맡겼어요”, 버스 운전사가 안심시려키는 미소를 비치며 말했어,
“이 버스가 유일하게 구할 수 있었던 거에요.” 버스 운전 기사는 다시 안심시키는 미소를 지었고 가스 페달을 밟았어.
“약간 우회해서 왔어요”, 그가 어리둥절해하는 승객들에게 말했어.

머지않아 운전 기사는 정신 병원의 정문에 있었어. 승객이 채 질문하기 전에 병원으로 냅다 달렸지. 그는 건장하게 보이는 직원 몇 명을 찾았고, 유난히 폭력적인 환자들과 함께 도착했다고 설명했어.
“문제없어요”, 직원 중 한 명이 말했어, “항상 다루는 일인데요, 뭘.”
그들은 구속복 몇 벌을 가져왔고 더 건장해 보이는 직원들이 구속복들을 가지고 버스로 갔어. 그리고 안 봐도 뻔하지. 곧 승객들은 자기들은 환자가 아니라며 구속복을 입은 채 발로 차고 소리질렀지만, 아무도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어.
버스 운전사는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조용히 아무도 없는 버스를 역에 돌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크고 긴 폭음을 했지.
직원과 병원이 그가 어떻게 자신들을 속였는지를 알아차리기까지는 몇 개월 걸렸어.
그리고 그 당시 상당수의 버스 승객들은 이미 정신 병원에 너무나 오랫동안 갇혀있던 바람에 정말로 미쳐버렸어.
버스에서 탈출했던 진짜 환자들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루어졌지만…현재까지도 찾을 수 없었어.


인간은 언제나 다수결의 동물입니다.
당장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만 해도 다수결, 즉 투표로 뽑고, 사소한 것도 예외를 들지 않아요.
예를 들어 각 반의 사소한 반장이나 부반장, 회장, 부회장, 그 날의 식사, 그 날 가서 놀 곳, 정치적 사안 그 모든 것이 다수결로 이루어진답니다.

다수결의 법칙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나아가 다수결의 다수는 세상의 모든 것을 정의내리고 자기 마음대로 바꿔버립니다.
다수인 유대인은 소수인 가나인 지방의 황소의 신 '바알'을 신의 위치에서 끌어내려 파리들의 대왕 '바알세불', 그리고 '벨제붑' 이라고도 불리는 7대 악마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다수가 아니더라도 '정의'에 섰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12신은 인간에게 불을 준 소수인 프로메테우스를 벌했습니다.

정의는, 다수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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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05 23:37 | 조회 : 1,269 목록
작가의 말
Beta

혹시나 말하는 건데, 당신이 절대로 '정의'나 '다수'라고 착각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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