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아이 8화

"벨루디아 후배님 이쪽입니다"


한 곳에 모여있는 입학생들과 자유롭게 드나드는 재학생들. 그 사이에서 헤르빌은 대단히 통제력이 강한 듯 보였다. 자신이 맡은 이들을 이리 다 모은 것을 보면 말이다. 재학생들 중에서도 아는 얼굴이 꽤 보였으나 친한 것은 아니기에 대충 둘러만 보았다. 헤르빌 쪽으로 다가가자 그곳에는 아까 같이 배정 받은 입학생들이 이야기하고 있었고 벨루디아는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끼어들었으나 그리 많은 말은 하지 않았다.


"루나에트 공녀님은..."


"벨루디아라 불러주세요 르데아에 있는 한 우리는 동급생이지 않습니까?"


벨루디아가 아무리 공적으로 공녀라도 이곳이 학교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실수라는 것을 안 소년은 말을 정정했고, 생긋 웃으며 잘부탁한다는 식으로 말하였다. 친화력이 강한 소년인 것 처럼 보였고, 주변인들과 두루두루 친해졌다.


"헤르빌! 너희 조 부르는데?"


"가봅시다 여러분"


헤르빌의 통솔아래 6명은 움직였고, 그곳으로 가자 보이는 요리학부들에 식사받으라는 거였나? 라며 부담이 없어진 아이들을 보았다.


"요리학부 학생들이 직접 아침,점심,저녁 밥을 준비합니다. 그래서 따로 정해진 식단도 없어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벨루디아는 밥먹기 쉽게 머리를 한곳으로 밀어 땋았었고 이내 밥을 받아 자리로 돌아갔다. 마법학부와 검술학부, 경영학부는 르데아 아카데미의 주요 학부였기에 그만큼 인기도 대단했다. 경영학부는 귀족이 많았다. 특히 후계자 자리에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 검술학부는 평민이 많지만 그래도 다부진 몸이 많이 있었고, 보장도 확실했다. 마법학부는 마법을 쓴다는 것 만으로도 큰 관심거리였기에 그들에게 주목되는 것도 일은 아니었다. 마법학부 학생들은 1년~10년까지 재학이 가능했으나 대부분 6년에 졸업했다. 10년이상 재학하면 저절로 교수자리로 올라간다. 그걸 목표로 오는 이들도 꽤 있었다.


"이제 친목을 도모해봅시다. 마법학부는 1년에 딱 10명을 뽑으나 실력이 되지않으면 그 이하도 뽑습니다. 다들 아시죠? 그러니 이렇게 끼리끼리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구요"


선배라 그런지 경험담이 풍부했다. 그의 목소리를 듣자 모든 이들은 그에게 집중했으나 벨루디아는 열심히 밥을 씹었다. 들을빠엔 밥을 먹는다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소녀로서, 예법을 지키며 밥을 천천히 씹었다. 밥을 다먹고 먼저 가겠다는 듯 인사를 하며 방으로 갔을 땐 책상앞에서 열심히 졸고있는 제 룸메를 보았다.


"덴베르 드 바이텔. 이랬지 요리학부이고"


곤히 자는 그녀를 깨울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녀의 담요를 덴베르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내일부터 배울 작은 마법서를 폈다.


"책치곤 귀엽게 생겼네"


그 순간 그 책에서 작은 목소리가 나왔다. 뭐지? 하며 갸웃했으나 그 목소리에 집중했다.


[네 이름은 무엇인가]


"벨루디아"


[네가 누구인가]


"루나에트 공작가 일원"


[신의 축복을 받은 아이여, 그대는 왜 이 책을 폈는가]


"예습하려고"


책이 모든 정보를 읽었는지 딸각 소리와 함께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흰 작은 책에 글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것은 신과 마나, 신성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흥미로운 내용에 빠져들었고 그녀는 결국 한숨도 자지 못 하였다.


"아.. 눈이 뻑뻑하네"


아침이 되었는데도 꼼짝하지않고 곤히 자는 자신의 룸메를 깨우기 전 먼저 교복을 입었다. 교복은 모두 검은색과 흰색, 빨간색까지 3색만을 이용해 만든 것 처럼 보였고, 그런 디자인이 마음에든 벨루디아는 전신거울 앞에서서 자신의 머리색과 비슷한 깨끗한 교복을 보았다.


"오호...? 여신이시네요 여신강림인줄"


저급용어를 쓰는 앳된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그녀의 룸메인 덴베르였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덴베르."


"어? 내 이름 어떻게알아?"


"헤르빌 선배님의 설명덕에요."


아 그래? 하며 짧게 대답하는 소녀도 교복으로 갈아입으니 꽤 요리학부의 모습이 보였다. 양갈래로 묶은 소녀였고 꽤 귀여운 인상이었다.


"전 벨루디아 데 루나에트입니다. 벨루디아라 해주세요"


루나에트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는지 뻣뻣해진 소녀가 이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벨루디아는 동급생을 강조하며 하지말라 했으나 그녀가 말을 듣는 일은 없을것 같아 반명령으로 편한대로하라 하였다. 이런곳까지 신분 차별이 있다니 우리 사회 얼마나 지독한거야. 벨루디아는 속으로 중얼거리다 이내 먼저 가보겠다는 듯 방 문을 열고 나갔다. 너무나도 조용한 시각, 현재 시간은 새벽 6시밖에 되지않았다.


"반이, 이곳이었나"


반으로 들어가 보니 역시 암흑과 함께 고요함만 맴돌았다. 불을 켜고 맨 뒷자리에 앉아 그 작은 책을 계속해서 읽으니 끝을 봐버렸다. 작은 책 같은데 속의 내용은 하나같이 재밌고, 풍부했으며 무엇보다 벨루디아가 밤을 샐만큼 많았다.


"앗 좋은 아침입니다"


"네. 좋은 아침입니다. 글론"


"이름을 기억해주셨군요!"


"저희 입학생 중 마법학부 학생들은 다 외웠습니다"


"하핳... 기계적이시네요. 무얼하고 계셨나요?"


"이거 읽고 있었습니다."


"예? 어제 저도 펴보니 백지던데요?"


벨루디아는 아니라는 듯 도리질 치며 갸웃했으나 제가 읽었던 작은 책의 내용이 없어졌다. 이것도 일종의 마법일까 하며 머리속으로 생각했다.


"앗 점점 학생들이 들어오는군요!"


1학년 재학생 6명, 2학년 재학생 10명, 3학년 재학생 10명 4학년 재학생 9명, 5학년 재학생 8명, 6학년 재학생 6명, 7학년 재학생 7명, 8학년 재학생 2명, 9학년 재학생 4명, 10학년 재학생 3명. 즉 마법학부 총 재학생은 65명이었다.


"글론! 벨루디아님! 좋은 아침입니다"


"네 하니엘, 좋은 아침입니다"


아카데미의 시작이었다.

0
이번 화 신고 2017-08-11 11:44 | 조회 : 1,223 목록
작가의 말
리아리

안녕하세여!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