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아이 4화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라 조금 놀랐을 뿐. 이내 생긋 웃으며 그들을 환영해 주었다. 그녀의 방식으로 말이다.


"모두들 저희 공작가에"


"설마? 네가 환영을?"


"왜 오셨습니까?"


2명의 공자들은 그럴 줄 알았다면서 고개를 두어번 저었고 나머지 2명의 공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웃긴가? 갸웃하는 벨루디아를 보며 이내 웃음을 멈추고 정중하게 손을 뻗는 한명의 공자.


"자, 가자. 루나에트 공작님께서 오늘 저택에 안 계시다고 좀 있다 가라하셨어. 그러니 저녁밥 같이들자. 안먹었지?"


고개를 끄덕이긴 했으나 마치 자기 집인 것처럼 움직이는 그들에 벨루디아도 홀려버렸는 것 같았다.


"우리 시간 맞추느라 꽤 힘들었다구?"


레일루나 공작가의 차남 브레닐 데 레일루나. 그는 분명 그녀와 길거리에서 만났는데 어느새 이곳에 왔을까 궁금했으나 물어보기가 귀찮아 그냥 그러려니 했다.


"뭐 이렇게 모이니까 예전 기분도 나고 좋네"


테루아느 공작가의 장남 델라인 데 테루아느.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모습에 그냥 지나쳤고 다음 사람을 보았다.


"벨이 당황스러웠을거야. 다음부턴 미리 말을 해놔야돼."


레일루나 공작가의 장남 프란시스 데 레일루나. 우리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똑똑하며 특히 이 모두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서글서글해 친절해 보이더라도 그는 모든 이의 신상을 한 눈에 스캔하고 있었다.


"이런것도 서프라이즈의 선물중 하나에요 형님"


테루아느 공작가의 차남 펠레이 데 테루아느. 그는 그냥 검의 천재이자 그냥 단순한 성격을 가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만만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힘 쌘 바보이다.


"후우... 일단 저를 위해 오셨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으나 정성은 받아들이지요"


그녀는 사뿐히 그들의 에스코트를 받아 식사를 하는 자리로 가 앉았다. 다른 사람들도 벨루디아가 착석 하는 것을 보고 모두들 자리를 잡았고, 식사를 시작했다. 모두들 높은 자제들이라 그런지 현재 아무 소리도 이 식사시간에 나지 않았고, 나는 것이라고는 고요한 침묵 속의 아주 미세한 숨소리 뿐이었다. 그때 펠레이가 다 먹었는지 말을 꺼내었다.


"내년에 네가 아카데미에 들어온다고 하더라. 벌써 13살인거야?"


벨루디아는 옆의 냅킨으로 입주의를 닦고 천천히 말했다.


"네 뭐 그렇게 됬네요"


고작 12살, 그녀는 12살 치곤 너무 고지식적이었으며 어린 것 같지 않았다. 어찌보면 이 중에서 가장 똑똑할 수도 있다. 그녀의 어린 시절 때를 제외하고는 어린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행동을 하고있었다.


"디아, 좀 더 어린아이가 되어도 돼"


벨루디아의 모습이 안쓰러운 것일까 모두 식사를 끝마치고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디저트를 불렀다.


"너 그러다 돼지된다"


"조용히 해요. 지금은 커야 될 시기입니다."


흐뭇하게 지켜보는 그들을 보다 이내 나오는 레드벨벳 케이크에 포크를 들어 찍어먹었다.


"언제 가실 예정이시죠 오라버니들은?"


"내 쫒는거니?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틀 후에도 다시 볼거잖습니까?"


"그건, 그렇지"


"그럼 점점 시간이 늦어가니 돌아가십시오. 전 끝내야 할 일이 있어요"


그 일도 귀찮은데 오라버니들 까지 있으면 벨루디아의 멘탈은 깨져서 머나먼 곳까지 날아갈 것이다.


"이만 들어가볼게요 오라버니들 조심히 가세요"


하테르토를 데리고 그녀의 집무실로 들어가는 벨루디아의 얼굴은 쌓여있는 흰 종이과 깃펜을 보고 바싹 굳어버렸다. 하지만 다시금 한숨을 쉬며 일을 하기 시작했고, 시작한지 27분만에 끝내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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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후, 그녀는 어제온 아름다운 드레스를 시녀의 손에 의하여 입고 있었다. 시녀는 코르셋 조이는 것을 택하기 보단 약간 허술하게 하며 그녀가 어린아이인 것을 표출해내었다.


"아침부터 뭔 일인지... 황태자 전하의 생일이 뭔 대수라고"


"공녀님, 그 말 거의 반역죄인것을 아십니까?"


"너랑 시녀들 말고 누가들어? 그리고 전하는 사촌 오라버니야."


하테르토의 말에 상큼하게 대답해주는 그녀에 허탈한 듯 웃어보였으나 끄떡도 안하는 그녀를 보고 곧 황후 폐하의 궁으로 가야할 시간이라며 말을 꺼내었다.


"가자 고모님께. 먼저 가 있지 뭐"


귀차니즘이 많으면서 부지런함이 많은 아이는 벨루디아뿐일 것이다. 말과 행동이 항상 다른 것이 특징인 벨루디아. 그런 벨루디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위인은 애석하게도 세계에서 딱 3명 존재했다. 고모님, 아버지, 하테르토. 하나가 그녀의 수족이었으나 그녀는 하테르토를 내칠 생각은 커녕 그저 붙들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황궁으로 향한 그들은 곧 황후궁에 도착해있었고, 그곳에서 황후는 황후의 시녀들과 그녀를 맞이했다.


"네가 더 귀여운 옷을 입었으면 좋았으련만..."


"...리본도 달렸는데요?"


"너 자체가 귀여워서 받쳐주긴하지만 네 머리색과 눈색엔 연분홍색 옷이 어울려. 역시 시켜놓은 보람이 있구나"


말이 무시당하였으며 디아는 생각했다. 옷이 필요 없었던 것 같다고 말이다. 벨루디아는 귀찮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상상하며 조금씩 뒷걸음질 쳤으나 황후의 시녀들에게 잡혀 귀찮은 인형 놀이를 시작했다.


"공녀님 목을 들어주세요"


흰 레이스에 붉은 리본이 달린 목걸이를 목에다 매고 연분홍빛과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긴 드레스, 팔과 어깨쪽이 약간 풍성한 연분홍 리본의 장식까지 완전 어린영애를 위한 세트였다. 거기다 머리는 반머리에 또 리본. 옆머리와 앞머리는 자연스럽게 흐르게하였고 그렇게 완성된 벨루디아의 모습은 아기천사와 같았다. 황후는 자신의 작품이 뿌듯한지 손벽을 두어번 쳤으며 벨루디아는 이제 끝났다는 듯 한숨을 푹 쉬었다. 의자에 앉아 향이 좋은 라벤더 차를 마시며 황후와 대화할 때, 황태자가 들어왔다.


"태자, 왔느냐"


"작은 태양을 뵙습니다. 전하"


"예 어마마마, 그리고 오랜만이구나 디아"


황후는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는 듯 벨루디아에게 손짓했고, 그녀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두 모자에게 인사하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나온 벨루디아는 하테르토와 황궁탐사 즉 황궁을 견학하고 있었고,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나 곧 할것만 같은 파티장을 슬쩍보자 꽤 많은 시녀들과 시종들, 하녀들과 하인들이 일을 분배 받고 있었다. 그 모습을 뒤에서 몰래 보는 그들이 눈치 챈 것인지 누군가 이곳으로 걸어왔고 그는 그녀에게 정중히 말했다.


"루나에트 공녀님. 아직 시작이 되지 않아 준비가 미흡한 곳이라 보여드리기 시원치 않습니다. 나중에 오실 수 있으신가요?"


그녀는 그렇게 까지 돌려서 말하는 시종을 보며 생긋웃었다.


"죄송해요. 준비하는데 방해가 된 모양이군요. 황가에서 주최한 일을 제가 그릇칠 수는 없으니 가보겠습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산뜻함이 묻어있었고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그 시종은 넋이 나갔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하늘에서 내려온 아기 천사님 같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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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02 00:31 | 조회 : 1,211 목록
작가의 말
리아리

4화입니다아! 좀 늦게 올렸네용... 재밌게 읽어주세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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