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43화, 제 연인이거든요

"아는 사람이야? 그를?"


그의 연인이자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려던 입술이 떨렸다.


"뭐, 일단 아는사람은 알겠지만, 출생은 언제 어디서인지 아무도 몰라. 뜬금없이 나타난 그가 처음 '사엘'이라는 이름을 날린 것도 용병일때 였으니까."

니스는 서랍을 몇번 뒤적여 사엘에 대한 정보를 털어놓았다. 다운은 모르는, 사엘에 대한 이야기.

-

"용병으로 일하던 사엘이 서제국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일을 맡는 도중에, 해적선을 불태워버린 사건으로 처음 세상에 등장해. 이후, 서제국 환영무도회에서는 마물을 상대하기도 했고, 단신으로 서제국 황궁에 들어가 서황제를 죽이기도 하면서 제국의 영웅이 되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몰라, 왜 영웅이 되었는지, 왜 서황제를 죽였는지.


다운의 머리속으로 스쳐지나간 장면, 아마 그건...


"저 때문이겠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운이 중얼거렸다.

"너는 그 사람이 왜 궁금한데?"

니스의 물음에 다운이 울음기 가득 머금은 얼굴로 웃었다.

"제 연인이거든요."


똑, 결국 한방울이 떨어져흘렀다.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차가웠다. 현실을 알라는 듯이.


-

거기까지 얘기하던 다운이 이내 입을 닫았다. 더 얘기하긴 싫었다.


"그리고요?"
"알려진대로, 렌하고도 친해지고, 마법길드 마스터랑 친해지니까 또 다른 길드 마스터랑 친해지고... 그러다가 잠시 들렀어요."


다운이 더 말하기 싫은 눈치라, 루헬은 그렇군요- 라며 애써 궁금증을 참았다.


"이제 전 가볼게요."


벌써요? 루헬이 영 아쉽다는 눈치로, 다운을 바라보았다.



"뭐, 회포도 이정도면 풀었고...아, 참. 들리는 소문으로는 사엘 추도 사업을 방해하는 인간들이 있다고..."

"그 소문이 벌써 거기까지 퍼졌습니까? 공작3명이 눈에 불을 켜고 반대합니다.... 황제도 나름 노력하는가 싶더니, 반포기 상태예요."



그 사람들, 이름 좀 적어줄래요?

다운이 눈꼬리를 반쯤 접어 웃었다.


-


쿡, 굴러다니던 방울토마토가 정확히 찍혔다. 다운이 영 심심한 표정으로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주변 여행자들도 다운이 누구인지 어느정도 눈치챈듯 섣불리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저 사람이..."
"이번에 죽은 공작 3명이..."
"암살길드 마스터한테..."
"치외법권 받아서..."
"경비대도 안건든대..."

수군거리는 소리가 굉장히 잘 들렸지만, 다운은 신경쓰지 않았다.


뭐, 나름 이것도 좋네. 다운은 그렇게 생각했다.


영 샐러드가 입에 안 맞아 깨작거리자, 곧 스테이크가 나왔다. 한 입 먹었는데, 음- 미디움레어 치곤 많이 익었는데.

다운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이내 포크를 내려놓았다.


요즘따라 입맛이 없었다. 이것저것 먹어보긴 했지만 다 별로였다.


"유한이 해준 치킨스튜, 맛있었는데."

다운이 고개를 숙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

정보길드에서도 죽었다고 하던데, 내가 쓸모없는 짓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시시때때로 다운을 괴롭히고 있는 생각이었다. 아무것도 자신이 없어, 다운은 자신의 질문에게조차 자신이 없었다.



유한, 보고싶어.


식당에서 값을 치르고 나와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았다.

함께 걷던 거리를 혼자 걷는 기분이 참 아프고 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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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20 21:13 | 조회 : 1,448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치외법권: 외국인이 현재 체재하고 있는 국가의 권력작용,특히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을 수 있는 자격 또는 권리./ 그러니까 다운은 제국에서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재판받지않습니다. 그래서 경비대도 안건드는 막강...수!!/완결까지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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