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사악한 말


[네메시스의 null코드 빼오기]

실패

원인: 엘소드(로드 나이트) 난입. 네메시스 코드의 탈출


[청&네메시스 습격하기]

실패

원인: 아이샤, 엘리시스의 난입. 엠프레스의 후퇴 판단





'그 잘나신 분'은 고고하게 앉아 붉은 하늘을 뒤로 하고 나에게 상냥하게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살포시 보고서를 이브(엠프레스)에게 전해준다.



"애드. 생각보다 한심하네요?"

"애초에 그 보라머리년이 미친거 아니야!? 잘 싸우고 있는데...심지어 이기고 있는데 어째서 날 방해했지? 당신이 그 보라년은 나랑 같은 편이라고 했잖아!"

"오, 애드. 앙고르는 조금 제멋대로 행동하더라도 이해해줘요. 그녀는 정말 대단하죠. 그녀의 각성된 힘은 우리 전력의 무려 5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녀의 변덕에 맞춰줄 필요가 있답니다. "

"누가 그걸 모른다냐! 나는 청 쪽을 맡고 그 년은 엘소드 쪽을 맡기로 했잖아! 엘소드는!? 그 새끼는 죽이고 날 방해하는거냐? 그 빨간 바퀴벌레 새끼가 쉽게 죽을 놈이냐!?"

"맞아요. 앙고르는 엘소드를 완전히 처리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꽤나 흥미롭기도 하고 상황이 즐겁게 흘러가기에 내버려뒀죠."


아니 씨발 존나게 어이가 없네.


"그렇게 제멋대로 행동할꺼고 재미를 추구할꺼 였으면 도대체 나는 뭐하러 당신을 따르게 하고 당신의 명을 받고 있는거지?"

"애드 억울한거 알아요. 그렇기에 딱히 벌을 내리지도 않을 겁니다."



아주 나를 작정하고 무시하고 깔보고 있구나. 젠장! 내가 어째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거냐고!



"당신은 충분히 당신의 역할을 잘 하고 있어요. 확실히 두 번째 사안은 앙고르의 변덕이니 당신의 실책도 아니죠."



'그 분'은 검은 남자의 엄호를 받으면 높은 의자에서 내려와 나를 마주했다.



"이렇게도 훌륭한 이브를 만들었잖아요?"

"...어차피 그래봤자 그것도 반성공이네. 하! 그래! 난 당신이 준 임무와 내가 제출한 임무들 전부 실패했어! 존나 쓰레기야 나."

"진정해요. 자책할 필요 없어요. 물론 null코드는 뺏어오지 못했지만...아아, 당신의 꼴을 보니 일단 감정을 추스리고 좀 쉬어야겠네요. 이브, 그를 데리고 물러가세요."



정말 엉망이다 엉망이야. 천재는 무슨 천재. 내가 하는 일 전부 난 실패했어. 어쩌면 생각보다 나는 그릇이 작으..ㄹ...




"애드!"



이브의 큰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제발 정신차리세요!"

"..."

"..."


기분 나쁜 저 '잘나신 분'은 다시 높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미소짓고 있다. 정말 짜증난다. 나는 저 사람 말대로 한심한 사람.









-연구소-



"아..."

"애드..."

"뭐."

"괜찮습니다. 다시 차근차근 하면 됩니다."

"뭘?"

"..."

"뭘 차근차근하면 되냐? 내 담당은 청 쪽이잖아. 그 앙고르년이 연기인지 뭐시긴지 한다고 그 쪽에 딱 붙어 있는데 괜히 덤비러 갔다가 우리 둘 다 좆 되라고?"



그 악마년과 우리들의 힘차이는 엄청나다는 건 매우 잘 안다. 내 힘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는 파악이 되야 살 수 있으니까. 위험을 감수하고 덤빌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냥 덤비면 개죽음 당한다. 설령 그 죽음을 감수한다 하고 덤빈다 하더라도 그에 대등한 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 씨발 자존심은 이미 상할대로 상했는데 이렇게 가만히 짜져서 있어야 한다고 내 이성과 판단이 말한다. 나 한심한거 맞구나."

"..."



하지만 역시 화가 나.









씨발.





"이브."

"네."

"그럼 우린 엘소드를 족치러 가자."

"괜찮을까요? 앙고르가 난리라도 치면..."

"될대로 되라지?"

"하지만 위험부담이..."




[둠스 데이]
(*플라즈마를 최고조로 모아서 폭발시킨다.)





큰 폭발음과 함께 제 2의 어둠의 문이 강제로 열리고 문의 건너편에는 짜증나고도 꼴보기 싫은 인간계가 비춰진다.


시끄러운 경고음과 함께 저 건너편에서 왠 여자 하나가 뛰어오며 나에게 소리친다.



감히 나에게.

"애드! 당신 미쳤습니까!? '그 분'의 허락 없이 이렇게 문을 멋대로 열며...ㄴ"

"뒤져, 다크엘프."


어둠의 문 근처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무고한 다크엘프는 애드를 저지하려다가 끔찍하게 살해된다.



"...하...애...ㄷ.."

"방해하면 너도 죽여버릴꺼야."



이브는 나의 살벌한 눈빛과 짓누르는 아우라에 공포를 느끼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용기를 내어 흐트러진 눈빛을 다듬고는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지금 보면 정말 분노조절장애의 정신분열증 사람 같은거 알고 계신가요?"

"미친년이 뭐라는거야...?"

"한심하다고 자학하며 가만히 있어야 하나 하고 불쌍한 척은 다 하시더니 괜한 다크엘프에게 화풀이하고는 이제 눈에 뵈는게 없는 건지 막무가내로 나가시네요."

"뚫린 입이라고 존나 막말하네?"

"당신이 뚫어주신 입이잖아요?"




[더스트 아나토미]

(*플라즈마 입자로 대상을 묶은 뒤 끊어내며 입자를 방출시킨다. 방출되는 입자는 중첩 타격된다.)


[일렉트로닉 필드]
(*차원문을 열어 오필리아를 소환해 전기장 공격을 지시한다. 소환된 오필리아는 이브의 곁에서 전투를 도와준다.)




"진짜...미치셨습니까? 네!?"

"...크하하하하하하! 웃기네. 내가 만든 로봇이 나한테 지랄을 하는 웃기는 상황이야. 그치?"



이브는 내가 뱉은 이 쓰레기 같은 말에 꽤나 충격을 많이 먹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나를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로봇이라고 했습니까."

"그래. 깡통 로봇아."

"전...당신에게 로봇 취급 당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까."

"말은 똑바로 하자. 넌 사람이 아니야."

"..."

"null코드가 없잖아. 로봇년아."



이브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버렸고 나는 그런 그녀를 한 번 내려다보고는 뒤돌아 혼자 어둠의 문 건너로 넘어갔다.







후회할 말들은 잔뜩 남기고서 후회를 하는 건 조금 나중의 일이었다.




Lunatic Psyker










<추가정보>

나소드에게 로봇이라 부르는 것은 엄청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표현입니다. 인간형 휴머노이드 이상의 로봇들은 '나소드'라 부르는게 맞고 로봇은 가전제품(티비, 청소기...) 같은 단순 기계를 칭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null코드가 없는 나소드들은 null코드를 최대한 많이 따라한 어떤 프로그램이 깔려 있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나소드들은 이젠 왠만한 사람같지만 역시 아직은 어색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발견되면 그에 따른 피드백을 업데이트 시키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브(네메시스)와 킹나소드는 null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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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12 02:54 | 조회 : 2,130 목록
작가의 말
YluJ

언제나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을 믿어주고 아껴주는 사람에게 큰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건 매우 사악한 일이지요. 이번 화는 애드의 흑화입니다!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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