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미련



-알테라 코어 폭발로부터 5일이 지난 후-





"제엔장! 넌 실패작이라고! 난 그를 뛰어넘지 못했어!"



네메시스의 정체불명의 코드...'null'이 미처 이식되지 못했군...!



"현재의 저로는 부족하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어째서 null 코드를 전부 받아오지 못했지?"

"변형과 해킹이 불가능한 코드. 그 코드를 통째로 넘겨받기엔 양이 매우 컸기 때문입니다."

"...하...미치겠군."

"애드. 당신이 만들 수는 없는 것입니까?"



이브의 어깨를 잡고 눕혀버린다.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 하지만 그 눈에는 무언가가 빠져있다. 텅 빈 눈 안에는 그저 내가 짜놓은 코드가 프로그램대로 생각하고 움직이겠지. 너는 안 돼. 넌 나를 만족시켜 줄 수 없어.

짜증이 나다가도 내 손에 태어난 이 소녀가 안타깝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그런 감정따위를 허락해 줄 내가 아니었기에. 괜히 짜증을 내고 심술을 부린다.



"그 미친놈의 천재가 만든 그 null이란 코드는 세상에 2개 밖에 존재하지 않아! 그 코드에 대한 정보를 손톱만큼도 남겨놓지 않아서 내가 어떻게 연구를 할 수도 없다고! 제엔장!"



무한동력을 우선시할게 아니라 null을 우선시 했었어야 하나...! 그녀의 눈을 계속 보고 있자니 미련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 코드는 나를 만족 시켜줄 수 있었을꺼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애드. 앞으로의 계획은?"

"...다시 네메시스를 찾아내 null을 빼오면..."




그녀가 나를 확 잡아끌었다. 그녀의 얼굴이 매우 가까웠다. 무언가가 내 뒷통수를 강하게 내리치는 기분이었다.




"한심하군요! 아직도 미련이 남습니까? 이미 실패한 일입니다! 저를 보십시오. 당신은 충분히 대단하고 저는 충분히 강합니다. 미련을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하! 말은 잘 하는군."

"당신이 저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녀가 나를 일으키고 그녀도 일어난다.





"제가 당신이 가야할 길 중 2가지의 선택지를 드리지요."

"호오? 내가 답답해?"

"엘소드? 아니면..."

"..."


"청?"



내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다이너모가 작동하고 주변을 초토화시켜버린다.




쾅! 콰광!




"그 자가 그렇게 싫습니까?"

"..."

"당신의 다이너모가 당신을 대신해 분노하고 폭주하고 있군요. 진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녀의 손짓과 함께 다이너모가 진정된다.



"씨X놈."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청을 처리하도록 하죠."

"..."



애꿏은 테이블만 내려친다.



"'그 분'께 저희들의 목표를 보고하겠습니다."

"그 놈은 내가 죽여버린다 진짜."

"지금 당장 출발할까요? 그의 위치를 알아내는 건 쉽습니다."

"보자마자 면상을 박살내버리겠어."

"하. 제 말은 듣지도 않으시군요."



테이블만 계속 내려치는 내 손은 엉망진창이 되었고 피부가 밀려 피가 나기 시작했다. 이브는 한숨을 푹 쉬더니 내리치는 내 손을 잡아 멈추고는 어루만져준다.



"진정하세요. 애드."



아까부터 뭔가 쎄한 느낌이 든다. 무언가가 바뀌었지만 나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그게 과연 뭘까...




-오필리아-

Code: Nemesis의 위치를 찾았습니다. 현재 'Maid200'을 해킹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와 함께 있는 인간이 한 명 존재합니다. 화면을 비출까요?


"부탁합니다."



화면이 보이고 그 화면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녀석을 보여준다.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화면은 꺼져버린다.



-오필리아-

제 해킹을 눈치채고 튕겨냈습니다. 더 이상 접근이 불가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필리아. 그들의 위치로 저희를 안내하세요."

"하! 네메시스는 결국 혼수상태의 청을 깨웠군. 크흑... 놀라워. 0과 1로 이뤄진 코드면서 어떻게 인간을 깨웠지?"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아마 null 때문이겠지. 탐난다. 그 코드가 탐나.




"애드. '그 분'께서 연락이 왔습니다. 엘소드를 우선 처리할 수 없냐는데요?"

"싫어. 난 그 새X부터 족칠꺼다."

"...어차피 둘 다 싫어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엘소드를 먼저..."

"그 녀석도 싫지만 저 놈은 정말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한다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도록 하죠."



그 빌어먹을 엘수색대 녀석들 중에서 내가 가장 증오하는 그 놈. 그 놈을 내 손으로 죽인다면 나는 조금이나마 만족할 수 있을까?



"그들은 현재 페이타에 있습니다."

"페이타가 그럼 그 놈의 무덤이 되겠군."



이브가 나를 쳐다본다. 나는 이브의 손을 잡고 손등에 가볍게 입맞춤한다. 그녀는 답례로 생긋 웃어보인다.




"...가볼까요?"

"...가자."






너는 꼭 내 손으로 죽이고 말겠어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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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11-16 00:18 | 조회 : 2,249 목록
작가의 말
YluJ

맨날 머리아프고 복잡한 설정들의 내용보다는 가볍고 짧게 한 번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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