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그녀의 천성


정신지배 [마법]

마법의 대상자의 정신을 시전자가 지배하는 마법.
이 마법의 종류와 스타일은 매우 다양하고 그에 따른 난이도도 각양각색이다.



세뇌_________(난이도: 하)
분노조절장애_(난이도: 중하)
마리오 네트__(난이도: 중)
기억 조작____(난이도: 상)
리부트_______(난이도: 최상)


그 외 다수.





최상위 정신지배계열 마법_Reboot

마법 대상자의 강렬했던 기억만 조작할 수 있는 '기억 조작'과 달리 대상자의 인생 전체에 대한 기억을 새로 짤 수 있는 마법. 마법이 걸린 상태에서도 대상자의 의지와 생각, 행동은 시전자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는다. 마법이 파훼된 이후에는 진짜 인생이 돌아오지만 '가짜 인생'도 전부 온전히 남아있고 그 기억이 만들어졌다는 인식 또한 가진다. (자신의 진짜 기억과 구별가능) 마법이 걸렸던 도중에 있었던 일들 역시 모두 기억할 수 있다.

다만, 마법에 풀린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살아간다고 해도 정신병에 걸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Elesis_Reboot



마법의 시전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그 일주일 동안 이 여자의 인생은 처음부터 새로 쓰여지고 있다. 그녀의 인생을 통째로 내가 바꿔버렸다. 그녀가 눈을 뜨면 나, '앙고르'라는 사람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호전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강제적으로 만든 절대적인 내 편."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앞에 섰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이 여자가 이제 내 편이라니...여지껏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내 편'. 내 편이 있다는 건 얼마나 나를 즐겁게 해줄까? 아아...기대가 돼.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 일어나서 나를 놀라게 해줘. 나를 즐겁게 해줘."


그게 너를 살려둔 가치이니까.







그녀가 살포시 눈을 뜨고 뺨을 어루만지고 있던 나와 눈이 마주친다.




"아이샤...?"

"..."

"무슨 일 있어?"

"아 젠장 실패한건가."



엘리시스. 당신은 어째서 너는 나를 앙고르라고 불러주지 않는거야? 어째서 나라는 존재가 너의 인생에 들어가지 못한거야?

어째서! 마법의 힘을 이용했는데도 나는 내 편을 만들지 못하는거야!?



"많이 힘들어 보여. 괜찮아?"

"...어."

"그치만 표정이..."

"..."


그런 표정을 하고 나를 보는 이유는 너는 나를 '아이샤'라고 느끼기 때문이겠지. 이런 호의를 보이는 이유는 몸에 베여있는 '아이샤'를 향한 감정. 그리고 본능이겠지. 재미없어 정말.


"...짜증이 나는군. 걔는 어째서...모든 것을 다 가졌던 걸까?"

"아이샤...?"

"후..."


친구라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도 신뢰라는 것도 내 편이라는 것도 전부. 거기에 대량의 마력을 소유할 수 있는 그릇과 천부적인 마법재능.


"씨X."

"뭐가 그렇게 힘든거야?"

"..."

"마계에서 인간계로 넘어온 후 적응하기 힘들다던지 그런거야? 괜찮아. 털어놓고 말해."








"...뭐라고?"

"응? 우리 원래 마계에 살았다가 어둠의 문을 통해서 이 곳으로 건너온 거잖아."


그녀의 표정이 싹 바뀐다.


"복수를 위해서."





매우 진한 빨간색을 띄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을 타고 살랑살랑 내 어깨를 간지럽힌다. 바짝 붙어있는 그녀의 눈은 복수를 담은 채 나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Crimson Avenger

*Crimson: 매우 진한 빨강, Avenger: 복수하는 사람




"너 지금..."

'내 마법은 실패한 게 아니였어!'



"서 있는 것조차 위태로워 보여. 괜찮아?"

"...후!"

"아이샤?"

"정말 쓰잘데기 없는 걱정을 하는군."


그녀를 밀어버리고 뒤돌아 서버렸다. 그녀는 '나'를 제대로 보고 있다. 나를 '아이샤'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앙고르'라는 존재를 그저 '아이샤'라고 부르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내가 예상한 것보다 나에게 더 호의적인 이유는 너의 천성. 나를 '아이샤'라고 착각해서 더 많은 호의를 보였던 게 아니라 너라는 사람 자체가 이렇게 상냥하고 상냥한거구나. 기쁘다. 너는 내 것이 됐다. 즐겁고 즐겁고 즐겁다. 내 생의 처음 있는 일.




상냥한 사람. 아이샤. 넌 이런 사람을 가졌었구나. 부럽다.










"...이 몸의 주인아. 나는 너가 가졌던 모든 것들을 빼앗겠어. 하나 둘 차근차근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고 지워버리고 내가 뺏어버리고!"



질투? 맞아. 이건 모든 걸 가졌던 너에 대한 질투.





"아이샤?"

"엘리시스. 나 복수를 할꺼야. 진짜 나의 복수. 더 이상 '그 잘나신 분'의 복수 때문에 하는 싸움이 아니야."


내 곁으로 오더니 나의 머리를 헝클어버린다.



"네가 가는 길은 나도 같이 걷는다."

"내 설욕을 위한 복수...그 첫 번째는 그녀의 사랑을 빼앗는 것."

"엘소드."

"응 맞아 엘소드. 걔를 찾아서 죽여버린다."







이 세상에 너를 사랑해주고 너의 죽음을 슬퍼해주는 모든 사람들은 남겨 놓지 않을꺼야.









*설욕: 부끄러움을 씻음, 복수: 원수를 갚음







추가정보-

1. '보이드 프린세스'는 앙고르가 다른 사람의 몸을 차지하고 그 몸을 사용할 때, 그 몸을 일컬어 부르는 말입니다.

아이샤의 '보이드 프린세스' 상태는 몸은 아이샤(원래 엘마)의 몸이지만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영혼, 의식, 정신은 전부 앙고르의 것 입니다.



2. 엘리시스(크어)는 그저 '앙고르'라는 존재를 '아이샤'라고만 부르는 겁니다.



3. 아이샤(보프): 원래는 아이샤(엘마)의 몸을 얻는 대신 '그 잘나신 분'의 복수를 대신 해주기 위해 인간계로 온 것. (이건 Chapter 1의 '그녀의 이야기' 편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그치만 이제는 아이샤(엘마)에 대한 열등감과 그에 따른 치욕과 부끄러움에 대한 복수를.

한 마디로 열폭입니다.



4. 짧게 요약한 엘리시스의 리부트된 인생

마계에 사는 엘리시스와 아이샤(앙고르)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 그치만 하멜 제 1의 어둠의 문 사건 때 인간계의 영웅들에 의해 엘리시스의 동생(엘소드 아님)이 죽고 아이샤(앙고르)가 죽어버렸음.

마법을 하나도 몰랐던 엘리시스가 아이샤(앙고르)의 책장을 뒤져 '팬텀 브리딩'이라는 저주를 자신의 피를 이용해 발동시킴. 그 저주 덕분에 아이샤(앙고르)를 인간계의 영웅들 중 한 명인 마법사를 죽이고 그 몸에다가 소생시켰음. 그 부작용으로 엘리시스는 수명이 많이 줄고 피를 소모하는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음.

그치만 아이샤(앙고르)가 많이 허약해지고 또 자신의 하나뿐인 가족(동생)을 죽여버린 분노는 '인간계의 영웅들'로 향했고 '그 잘나신 분'의 도움을 받아 제 2의 어둠의 문을 통해 복수를 하러 인간계로 감.

이 기억은 엘리시스의 가짜기억입니다. 실제 스토리 상의 진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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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11-14 22:06 | 조회 : 2,761 목록
작가의 말
YluJ

상냥한 엘리시스! 1화를 쓰다가 또 한 번 날려먹어서(ㅠㅠ) 슬픕니다...왠지 날려먹은 표현들이 더 좋았던 이유는 뭘까요...아! 소설의 흐름이 달라진 건 아닙니다!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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