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하루는 그쪽에서 먼저 건들여 놓고 자신을 멍하게만 쳐다보고 있는 지한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사과를 하든 욕을 하든 뭐라도 말 하라고 시발. 지한아”
혹시나 자기한테 말하는건지 모르고 답 안하는게 아닐까 싶어 친절하게 또 다시 이름까지 불러주는 하루 였다.


그런 하루를 보며 지한은 깊은 고민속으로 빠졌다. 이 새끼는 분명 문일고의 윤하루 였다. 최근에 심심하다는 은우 때문에 문일고로 학교를 옮긴거라 딱히 잘은 모르지만 은우, 륜 형, 유현 이 윤하루를 포함한 문일고 학생들을 증오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렇게 지한이라 다정하게 불러주는 면상에 대고 욕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처음에는 그저 윤하루 문일고 시발놈 이라고 인식했지만 지금 보니 은근 지한이 마음에 들어하는 성격이였다.

“어 그래 미안하다..하루야”
생각할 시간이 없었는지 자기도 모르게 지한은 급히 하루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서 사과까지 했다.


“어..괜찮다 한아..시발”
바로 친절하게 사과를 하는 지한의 모습에 당황한 건 하루였다. 하루는 절대 사교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친구 사귀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였지만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 하루는 자기도 몰래 그 사과를 또 다정하게 받아준 것이였다. 그쪽에서 성을 빼주고 친절히 사과를 해줬으니 이쪽에서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루는 오늘 초면인 송지한을 한아 라는 애칭으로 불러준 셈이 됐다.또 쪽팔리기는 한건지 하루는 머리를 긁적이며 습관처럼 시발 이라는 욕을 썼다.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반 애들은 그저 어리둥절하게 둘을 처다보며 수근수근될 뿐이였다.

뜬끔없는 애칭에 지한은 당황하며 하루에게 “수업 잘 들어라!” 라고 파이팅까지 해주며 얼굴을 붉힌체 옥상으로 향했다.


자기 인생에 이토록 이상한 전개는 처음이며 이 모든 상황이 낯설고 부끄러운 하루는 조금 짜증난 표정으로 “닥쳐 시발” 이라는 멘트를 나머지 학생들에게 날려준 뒤 다시 엎드려 자기 시작 했다.



그 와중에 옥상으로 향한 지한은 여전히 자신이 어떤짓을 저지른지 혼란스러워 멍한 표정으로 옥상에 도착한 상태였다.

“야 지한 뭐해 바보같이?”
역시나 할 일 없는 은우가 지한을 보며 궁금하다는듯 지한을 보며 물어보자 각자 할일을 하고 있던 륜과 유현도 지한 쪽을 보기 시작 했다.

“아. 아니 방금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온줄 아냐? 존나 쪽팔리네 시발!!”
은우의 말에 정신을 차린듯 지한이 얼굴이 더 빨개지며 소리를 질렀다.

“뭐.”
시끄러워서 짜증난다는 듯이 유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옆에서 유현의 표정이 안 좋아지는걸 본 륜이 그걸 보고 지한의 머리를 치며 말했다.
“야 유현이 표정 봐라 조용히 해라 임마”

“아니!!! 오늘 우리 학교에 개 왔다고!!”

“개 누구.”

방금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설명 하려는 순간 지한은 여기 있는 이 세명이 하루의 존재를 아는 순간 죽이러 갈 수도 있겠다 하고 판단을 내리며 식은 땀을 흘렸다.

“그..그..뚜비 있잖아..멍멍 개 뚜비”
지한은 자기가 이런 개소리를 하면서 왜 이러고 있는지 속으로는 ‘시발 그 새끼를 내가 왜 신경쓰는데’ 라며 하루를 저 무서운 세 인간에게서 보호중이였다.

“무슨 개소리냐 송지한”
“냅둬 원래 저러잖아”
“그렇긴 하지만 아무리 멍청하고 생각이 없어도 선배인데 송지한이라고 부르는 천유현도 나쁜새끼지”

유현은 역시 지한의 이상한 말에 짜증이 났고, 은우는 언제나처럼 있는일에 세삼스럽게 라는 식으로 누웠다. 그나마 3학년인 륜이 지한이를 조금이나마 챙기는 거였다 아마.

이런 세 문제아들을 보고는 혼자서 화를 삭히며 그래도 그 특이한 문일고 놈을 죽음에서 살렸다라는 뿌듯한 마음으로 단순하게 지한도 누워서 잠에 들기 시작했다.

2
이번 화 신고 2017-06-09 04:16 | 조회 : 870 목록
작가의 말
파짱

댓글 보고 후다닥 다음 화 쓰러온 작가 양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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