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화 1차 전직(2)

통로를 빠져나가자 갑자기 주변이 밝아졌기 때문에, 나는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후 서서히 시야가 돌아오자 온통 녹색과 연녹색으로 도배된 초원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바로 뒤의 동굴 입구를 바라보며 실소를 흘렸다.

"뭐야? 갑자기 배경이 너무 바뀌는거 아니야?"

나는 조금 어이없어하며 방금 시야를 회복하기 전에 알림창하나가 사라진것을 생각해내고 다시 확인해 보았다.

[던전에 걸린 고대의 마법에 의해 과거로 이동합니다]

"......이건 좀 막장 아닌가...그리고 그냥 초원에 던져넣으면 어떻게 깨라는거...."

나는 알림창의 위에 쓰여진 한 문장을 보고 막 불평을 하려던 때였다.

[클리어 조건 : 전쟁을 승리로 이끄십시요]

"...."

정말 때마침 내가 궁금한걸 알려줘서 참~ 좋은데 거참... 이건 좀 막무가내잖아? 아니 그렇지않아? 솔직히 갑자기 던전의 비공식 루트라고 하면서 떨어뜨리질 않나... 좀비랑 붙으라고 하지를 않나(좀비는 정해진 레벨이 없는 랜덤 레벨 몬스터다)... 좀비 레벨이 높았으면 어쩔뻔했는데?! 게다가 이번엔 전쟁을 승리로 이끌라고!? 아니 애초에 어디 나라를 승리로 이끌라는 건지조차 안알려주고?!

"하아아...."

나는 확 짜증이 솟구치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내뱉었다.

어쩔수 없이 일단 가장 가까운 마을로 가기위해 미니맵을 펼치려던 그때-

쉬이익--팍!

"우와아앗!?"

나의 바로 옆에 화살이 날아와 깊게 박혔고, 나는 화들짝 놀라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우....뭐,뭐..뭐, 뭐야!?"

나는 당황해서 말을 버벅거리며 소리쳣고, 내가 나온 동굴의 위쪽 언덕(나무가 잔뜩있는 숲이었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침을 삼키며, 검을 뽑아 들었고, 천천히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부스럭-부스럭-

꿀꺽-

긴장으로 인해 심박수가 증가하고, 목뒤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수풀을 바라보고 있던 순간-

파앗-!

수풀의 사이에서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도약해 올라와서 나를 향해 활을 겨누고 쏘았다.

피융-

나는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생각을 접고, 몸을 회전시켜 화살을 비켜나가게 한뒤에, 착지중인 습격자에게 빠르게 도약했다.

스킬, 가속이 더해진 도약은 공기를 가르며 나갈 정도의 엄청난 추진력을 만들어 냈고, 이내 그 습격자의 바로 앞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나는 바로 그 습격자를 넘어뜨린뒤 몸을 눌러 제압했고, 정체를 확인한 순간 놀라며 순간적으로 힘을 빼버렸다.

노련한 그 습격자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나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갔고, 나는 그 순간까지도 약간 멍해있었다.

"자, 잠깐! 전 적이 아닙니다!"

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며 나를 향해 활을 겨누고 있는 그 '여자'에게 외쳣고, 그 여자는 무기를 내려놓고 두 손을 위로 올리는 나를 보고 조금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그 여자에게서 아름답고 맑은 목소리가 나오고, 아까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여자의 외모를 확인한 나는 더욱 놀랐다.

머리카락은 깨끗한 백금발이었으며, 눈은 총명한 빛을 띈 초록빛이었고, 피부는 새하얗고 잡티하나 없이 깨끗했으며, 갸름한 턱선, 적당히 붙은 볼살에 흙이 살짝 묻어 있었지만, 그것으론 이 엄청난 미모를 가릴수가 없었다.
복장은 여기저기 헤지고 흙이 묻어 더럽고 살짝 헐렁한 옷이었음에도, 여자의 몸매를 가릴수가 없었고, 나는 그것을 보며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그렇게 말하면 할말은 없지만.. 어쨋든 전 싸울 생각 없어요!"

내가 그렇게 소리치자 '약간' 경계를 풀며 활의 조준을 아래로 내렸다.
나는 그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리고 무기를 주워 검집에 넣으려 했다.

"잠깐! 왜 무기를 줍는거지?"

그것이 경계심을 부각 시켰는지 나의 손 바로 앞에 화살을 날리며 외치는 여자의 말에 나는 순간 내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아니.. 검집에 넣으려고.."

내가 막 말을 끝마치려는 순간, 옆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여자를 덮쳤고, 나는 빠르게 무기를 주워 여자를 구하기 위해 도약했다.

"꺄아악!"

여자를 덮친건 한번도 본적이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게임을 파악하기 위해 대량의 공부를 한 나에게, 모르는 몬스터라곤 한번도 등장한적 없는 몬스터이거나, 아니면 내가 공부하지 못한 몬스터라고 밖에는 생각할수 없었기에, 나는 속으로 욕을했다.

처음 보는 몬스터라면 공격 패턴이나 약점같은 부분을 알수가 없어서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까닭이다. 대부분 치명타가 랜덤으로 터지는줄 알고있는데, 그 몬스터의 특정 부위를 공격하면 치명타 확률이 대폭 상승하는 시스템을 알고있는 나는 매일같이 그 방법으로 사냥을 했다. 물론 너무 동작이 자연스러워서, 본의 아니게 그냥 운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지만.

일단 이런얘기는 제쳐두고, 나는 빠르게 그 몬스터를 공격하며 밀쳐냈고, 여자는 무사한듯 했다.

"괜찮습니까?"

나는 여자를 등진채 몬스터를 향해 공격태세를 취하며 물었고, 여자쪽에서 답변이 왔다.

"괘.. 괜찮아....요"

나는 여자를 향해서 엄호를 해달하고 하고, 바로 몬스터를 향해 튀어나갔다.

"환영섬"

참고로 환영섬은 환영검이랑 섬광스킬을 섞은 매크로스킬이다.

수많은 참격이 몬스터를 난도질 했고, 몬스터는 수많은 잔상처를 입고도 피는 거의 흘리지 않았고, 아예 참격을 튕겨내며 으르렁 댔다.

"칫.. 이걸로는 안돼는건가.."

내가 약간 혀를 차며 검을 고쳐쥐는 순간.

[무한의 검무 사용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무한의 검무를 써야할 정도의 강적이라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바로 무한의 검무를 발동했다.

"무한의 검무!"

'분명히 5번째의 검의 의지까지 썻었지.. 다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5번째밖에 안돼서 아주 조금이지만 공간을 갈라버렸으니, 제일 마지막에 가면 시공간까지 베어버리려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무한의 검무가 발동돼는 것을 느꼇다.

[무한의 검무를 이어서 사용합니다]

알림창이 떠오른 순간 나의 검이 변화를 시작했다.

"어라?"

나는 그것을 바라보며 약간의 의문을 표하며 조금 고개를 갸웃거렸다.

[심검(心劍)의 효과가 발동됍니다. 무한의 검무가 바뀝니다]

['무한의 검무'가 사라집니다. 대신해서 '무형검'스킬을 획득합니다]

그런 알림창이 떠오르며 그 뒤에 알림창이 하나 더 떠오르며 무형검이라는 스킬에 대해 설명이 나왔다.

[시간의 흐름을 보정합니다]

[무형검(無形劍) - (반 영구적 온/오프 스킬)]
1단계 개방 : 검로가 상대방의 오감(五感)에 걸리지 않게됍니다.(부작용으로 스킬 시전 이후 최소 10초동안 검술을 사용할수 없게됍니다.)
2단계 개방 : 검의 길이가 가변적으로 바뀝니다.(부작용으로 스킬 시전 이후 검의 내구력이 떨어질수 있습니다..)
3단계 개방 : 검날이 진동하며 상대방의 방어력을 일부 무시하고, 방어구를 손상시키거나 아예 못쓰게 만들수 있습니다.(부작용으로 스킬 시전 이후 검의 최대 내구력에 손상이 가거나 파괴됄수 있습니다.)
4단계 개방 : 검이 상대방에게 '위협'으로 감지 되지않게됍니다.(부작용으로 스킬 시전 이후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갖게 되어 경계심을 조금이라도 풀게 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걸리지 않습니다.)
5단계 개방 : 검로가 상대방의 육감(六感)에 조차걸려들지 않습니다.(부작용으로 검이 파괴될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 개방 : 당신의 존재감을 10분동안 완벽하게 지웁니다.(부작용으로 스킬 시전 이후 체력과 마나의 최대치가 최소5분동안 1로 고정됍니다.)

*스킬을 오랬동안 켜놓을 수록 부작용이 심해집니다.

[스킬 무형검의 1단계 능력을 개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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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12 18:20 | 조회 : 1,730 목록
작가의 말
Elfen

매크로 스킬 : 스킬을 여러개를 묶어 사용하면 설정한 스킬이 순서대로 사용됀다. 연계기를 쓸때 일일히 스킬 이름을 외치기 귀찮을때 추천. 무형검 너무 사기적인가 능력이.. 아 무형검 하니까, 예전에 던파할때 무형검생각난다. 의도치않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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