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회춘이란다

꿈에 그리던 회춘이란다(3)




롤란드 제국은 명목만 유지하는 제국, 사실상 왕국에 가까운 헤레이스 제국쯤은 가볍게 집어삼킬 대국이었다. 7살에 공부할때부터 생각했어, 아무리 환생이라지만 난이도가 너무 높은 거 아냐?

비명을 지르고픈 심정을 뒤로하고 나는 입을 열었다.


"피해 상황은?"

"니콜, 웰레스 영지는 점령당했습니다. 웰레스의 영주만 빠져나온 상태입니다. 사무웰, 올리버, 오스카, 프레더릭 영지는 전멸은 아니나 아직 다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피난민 천 오백여 명이 찾아왔습니다. "


올리버 영지는 곡창 지대로, 특산품의 양도 질도 훌륭한 황금어장이다. 그런 곳이 적군에게 넘어간다면 좋은 식량창고일 뿐만 아니라 그 넓은 평야는 좋은 주둔지까지 되어줄 것이다. 사무웰 영지는 1군의 제 2차 주둔지이니 약간의 희망을 걸어볼 만 했다. 오스카 영지와 프레더릭 영지는 한 산맥을 탄 곳들로, 산불이 퍼지지 않으면 그곳 지형을 아는 우리쪽 군사들이 유리했다. 영주들이 잘 해주었기만을 바랬다.


"격전지는?"

"새벽에 니콜과 웰레스, 올리버에서 세 번 정도의 큰 전투가 있었고, 그 뒤로는 올리버, 오스카, 프레더릭, 사무웰에서 게릴라전만 있었다고 합니다."

"아바마마의 다른 명령이 있었나?"

"아니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회의장으로 가시지요. 논의 중입니다."


물어볼 것이 산더미 같았으나 나는 회의장에서 상황을 더 파악하기로 했다. 내가 교육을 마치고 나서부터는 황제의 업무를 일정 부분 처리하며 나라의 운영을 배우고 있었기에 나는 이 전에도 회의에 참석한 적이 많았다.


"황태자 전하 납시오!!"


이 상황에서 회의라면 다들 큰소리로 제 주장을 피력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들어가자 약간의 소란스러움마저 가라앉았다. 소름끼치는 침묵 속에서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나는 아바마마의 앞으로 향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


"황제 폐하, 제게 군권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연회장에 다시 한 번 침묵이 찾아왔다. 전쟁은 어린애 장난이 아니다. 심지어 지금 이 나라는 국가 존망의 위기에 있다. 교육만 받아온 황태자의 이런 요청은 부적절했다. 하지만 나는 정말 자신있다. 이 전쟁에서 승리 한다.. 고 하면 막연하지만, 지금 이 상황만은 어디서 본 것 마냥 익숙했다. 그 감각을 따르면 이길 수 있다는 막연한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회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아바마마를 믿는다. 그 믿음은 돌아올 것이다. 숙였던 고개를 들어 아바마마와 마주쳤을 때, 아바마마는 무겁게 가라앉아 계셨다.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고는 있느냐."

"예."

"자만인 것은 아는가."

"예."

"태자가 아무리 재능이 있다 하여도 아직 성년도 못다한 나이이다."

"....예."

"내 이번 한 번만 묻겠다. 계책이 있는가?"

"예!"


내가 스승님에게서 질문을 들을 때마다, 그리고 완벽하게 대답할 때마다 느꼈던 익숙한 감각이 느껴진다. 나는 지도를 펼쳐들었다. 그래도 나라의 태자라는건 인식하고 있다. 정말 믿음만 가지고 이런 큰 일을 부탁하지는 않는다. 뭐,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 것도 한 몫 했지만.

큰 지도 위에 작은 말들이 움직인다. 마법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이다. 붉은 색의 적군, 푸른 색의 아군. 검은 색의 물자와 노란 색의 격전지가 이리 저리 생겨났다 사라진다. 사실 너무 단시간에 세운 계획이라 불안하지만.. 그런 것까지 생각할 틈이 없다.

주위에서는 약간의 감탄와 경악이 흘러나온다. 아바마마도 살짝은 놀라신 눈치이다. 그럼에도 불안한 방법이라, 약간의 작전 수정과 군 지휘권의 일부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보통 아무리 훌륭한 방법이라도 이렇게 군권을 쉬이 나누어주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쉽게 군권을 나누어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전군, 준비는 되었는가!!"

우렁찬 함성을 뒤로하고 나는 최전방에 나섰다. 사령관은 보통 뒤에 있는 법이지만 나는 단순한 사령관이 아니다. 환생을 해서 그런지 재능이 뛰어나 그런지 내 무력은 매우 뛰어난 편이다. 무려 소드 마스터란 말이다.

이쯤에서 잠시 설명하자면, 내가 새로 태어난 곳은 흔히 말하는 판타지 세계이다. 내가 죽기 전까지 읽었던 소설처럼 서양 판타지로, 드래곤이나 마법사 등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오러(검기)의 존재이다. 오러는 생명력이나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뭇가지에 둘러도 강철을 가를 수 있는 힘이다.

오러의 소유자는 많지 않으며, 그 중에서도 소드 마스터는 정말 극 소수이다. 대륙에서 나까지 세 명인 것만으로 다른 설명은 필요없어진다. 제국이 우리나라를 공격한 것은.. 아직 내 경지가 밖으로 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자랑 같지만, 내 가치는 그 정도이다. 아바마마도 이를 알기 때문에 나에게 군권을 나누어주신 것이다.

나는 그 믿음을 등에 업고 전장에 나섰다.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그것이 2년이 넘는 전쟁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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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13 22:28 | 조회 : 652 목록
작가의 말
rkawkrkdwh

장르는 로맨스인데 여주 등장도 안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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