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회춘이란다

꿈에 그리던 회춘이란다(2)




"아가.. 아니, 황태자. 어스턴 아놀드 헤레이스. 잘 왔어.. 와 줘서 고마워.."


부드러운 손이 날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깨어나고 보니 내게 찾아온 것은 새로운 삶이었다. 사실 아직도 적응하기 어려우나, 나는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다행이도 새롭에 생긴 따뜻한 가정에는 잘 녹아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내가 적응해야할 것은 앞으로도 많이 남은 듯 했다.


"안녕하세요, 황자님. 새로 황자님을 보필하게된 유모 멜리사 그레이스라고 합니다. "


새.. 엄마가 나를 유모에게 넘겨주었다. 엄..마가 손짓하니 시녀들이 우르르 몰려와 공손히 허리를 숙이고는 나를 들어 욕실로 향했다. 아기용으로 보이는 낮은 욕조는 결코 평범하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욕실까지 가는 복도와 욕실, 욕조 하나도 반짝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내 머리만한 보석이 여러개 뭉친 아름다운 전등이 흔한 집에, 많은 수의 사용인과 황자님이라는 칭호까지.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었다. 나 엄청 금수저가 됬어!! 황자라니!! 제국의 황제와 황후의 아들!! 거기에 지금까지 형제나 누이는 만나본 적도 없고 황제도 황후도 젊으니 나는 아마 첫째 황자라는 결론이 나온다. 정말 이런 전개면 너무 만족스럽잖아!

처음 맞이하는 생일에서는 호화로운 파티에 모자라 어린 나이에도 황태자 책봉을 받기까지 했다. 새.. 아빠와 엄마의 사이가 매우 좋은 덕이었다. 엄마를 걱정해서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은 없고, 당연히 이런 사이에 첩이 끼어들 자리는 없기에 남는 아이는 나 하나! 심지어 아들이기까지 하니 금상첨하다. 나중에 첩이 생기더라도 그 때 즈음에는 내가 황제가 될 기반을 마련한 뒤일 것이기에 걱정 없다!

이런 식으로 꿈나라에 살던 내 정신이 점점 돌아온 것은 7살이 넘어갈 무렵이었다.


"황태자님, 앞으로 역사와 제왕학을 가르칠 에이벌 베네딕트라고 합니다."

"황태자님, 앞으로 무술과 전술을 가르칠 클램 브랜든...."

"황태자님, 앞으로 예법과 화법을....."

"황태자님, 앞으로 작문과..."

"황태자님, 앞으로......"

"황태자님,...."

"황,..."


아니, 7살이면 한참 뛰어놀 나이 아닌가요. 뭔 공부야!! 그러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고생이 따르는 법이다. 헤레이스 제국은 교육에서는 한국보다 독한 곳이었다.
놀랍게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12살이 넘어갈 즈음에는 나는 이 모든 교육에 익숙해지다 못해 아주 우등생이 되어 있었다.

스승님들은 모두 7명으로 한 분 께서 두 과목 씩 가르치신다. 12살이면 초등학생인데 14과목.. 하지만 나는 이걸 모두 소화하다 못해 수업을 일찍 끝내버리고 자유시간까지 가진다. 권력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문에 대한 완벽한 답으로 그날 수업할 분량을 모두 숙지했다고 알리면 수업이 단축되는 방식이다. 덕분에 지금의 나는 초딩이 가질 식견을 넘어서게 되었다.


"어딘가 익숙하단 말이야. 뭔가 이상해. 전부 내가 원래 알고 있던 것 마냥.."


보통 성인도 이런 일정을 소화하기 쉽지 않다. 물론 하루에 14 과목 전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근 국가의 이름이나 수도, 심지어 스승님들의 이름과 가문의 주요 세력까지 익숙했다. 어디서 배우고 온 것 처럼 나는 제왕학과 무술, 예법 등을 빼고는 전부 조금만 보아도 익숙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재능있는 건지, 어려서 머리가 물렁하여 그런건지는 나도 모른다. 다행히 이런 천제적인.. 면모에 황자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귀족파들은 많이 잠잠해졌다. 15살이
다가온 때에도 어마마마와 아바마마의 사이는 여전하여 첩의 위험도 없었다. 나는 공부에 전념했다.


"황태자님, 기침하실 시간이옵니다."

"들어와라."


상념도 잠시, 시중이 미지근한 온도의 물방울을 공중으로 불러내었다. 힘들게 구한 재능있고 적당히 눈치도 있는 3클래스의 마법사다. 막 뛰어나지도 않고 제 주제를 알고 충성심도 나쁘지 않다. 정말로 재능있는 사람만큼 구하기 힘들었던 인재였다.


"황태자님!!!"

"에이벌? 무슨 일이지?"


내가 16살에 모든 교육과정을 마무리한 뒤에는 재상으로서 황궁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에이벌 베네딕트. 내가 두각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불세출의 천재라고 불리던 몸으로, 나와 5살 차이가 나는 베네딕트 가의 젊은 가주였다.

그런 에이벌이 이렇게 무례를 저지르면서까지 전한 소식은 과연 충격적인 것이었다.


"롤란드 제국군 3천 명이 국경 지대를 침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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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13 20:59 | 조회 : 703 목록
작가의 말
rkawkrkdwh

2화부터_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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