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회춘이란다

꿈에 그리던 회춘이란다(1)




"아니 작가님!! 외전까지 올라온다뇨!! 사랑해요!!"


어두운 방구석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희주가 소리질렀다. 보통 이런 대작이 완결나면 외전은 개인지에만 있던데.. 전부 공개라니.. 허억, 작가님 너무 천사같으셔..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던 손가락이 다음화로 넘어간다. 외전은 판타지 배경이던 소설을 현대로 바꾼 것으로, 지금 희주가 보는 장면은 여주와 남주의 첫만남이었다. 여주 너무 귀엽고 깜찍하고 해맑고 사랑스럽고 당차기까지해.. 사랑해요 여주님!!

작게 꺄악거리던 희주가 멈춘 것은 배에서 꼬르륵거리던 소리가 꽤나 울린 뒤였다. 대체 왜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으면 안돼는 걸까. 가볍게 후드 집업을 걸치고 지갑을 챙겼다. 내일은 주말이니까 그냥 인스턴트를 대량으로 사가자. 소설 보기도 바쁜 시간이다. 요리에 쓸 생각은 없다.


"으억.. 너무 오래 누워있었나. 몸에서 절로 곡소리가 나네.."


굳은 몸을 이끌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손에 든 휴대폰으로 소설을 마저 보면서 길을 걸었다. 운이 좋게도 바로 초록불이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꽤 길던 횡단보도의 반을 넘을 즈음이었다. 새벽이라 조용하던 도로에 갑자기 자동차 경적 소리가 마구잡이로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바로 앞의 사거리 골목에서 커다란 트럭 하나가 미친 속도로 다가왔다.

"헐?"

그게 유언이었다. 하.. 저딴게 유언이었다고!! 아니 뭔 일이길래 그렇게 급하게 갔는지는 몰라도! 치이고서 느낀 것은 점차 몰려드는 지독한 고통, 차가워지는 몸, 옅어지는 소음, 흘러나오는 피 등이었다. 사람이 치였는데 매정하게도 트럭은 제 갈길로 떠났다. 새벽이라 사람도 없고, 피가 나서인지 옷이 얇아서인지 춥고, 너무 아팠다. 눈이 자꾸 감겼다. 이러다 죽는거 아냐? 뿌연 시야에 보이는 불빛은 만지작거리던 휴대폰의 불빛이었다.


'.. 엄마보고 싶어. 아빠도.. 그리고 다음편도 보고싶어..'


점점 불빛이 아득해진다. 소리도, 감각도, 의식도.. 점점 포근한 느낌이 든다. 딱딱하던 아스팔트가 물처럼 출렁이는 느낌이 들고, 부드러운 음성이 먹먹하게 들려왔다.


"..아이는..잘.."

"걱정.. 우리..아.."

"사...태자.......와"


소리가 점점 뚜렸해지고 있었다. 거기에 누가 날 마구 쥐어짜는 듯한 고통도 찾아왔다. 아 좀! 사람이 죽기 전에 진지하게 사색좀 하겠다는데! 아니지, 이렇게 아픈 걸 보면 아직 안 죽은거 아니야? 그럼 여긴 병원인가?

잠시후 고통도 물에 잠긴 듯 한 느낌도 사라지더니, 눈앞이 확 밝아지며 주변이 더 시끄러워졌다.


"건강한 사내아입니다!! 황자님이세요!!"

"황자님을 이리로!!"

"마마,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폐하! 아직 아니되옵니다!!"


단단히 날 잡은 손이 갑자기 우악스럽게 바뀌었다. 휙 하는 소리가 들릴 듯 거칠게 뒤집어졌다. 누가 내 다리를 잡고 거꾸로 들어올린 것이다. 손이 내 다리를 거의 다 감쌌다. 손 완전 커! 그리고는 더 생각할 틈도 없었다. 거대한 손이 내 엉덩이를 때린 것이다. 너무 아프잖아!!


"으아아아앙!!!!!!!!!! 으아앙!!!!"

"아이고, 우렁차기도 하지!!"


비명을 지르려 입을 열자 첫 숨을 쉬듯이 공기가 내 입으로 빨려들어왔고, 폐가 타는
듯이 아파와 나는 엉덩이를 맞은 사실도 잊어버리고 엉엉 울고 말았다.


"아가..."

"황후!!"


누군가의 다정한 쓰다듬을 마지막으로 까무룩, 정신을 잃고 말았다.

0
이번 화 신고 2017-05-13 19:24 | 조회 : 947 목록
작가의 말
rkawkrkdwh

오타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