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M의 단상. 09

말싸움하려고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의 그는 분명 무언가에 대해 냄새를 맡았다는 사실은 분명해보였다.

모든 치정이 얽혀있는 홍등가의 메카에 걸맞게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또 묻힌다. 이런 수준의 일들은 가끔 처리되지 않더라도 분명, 그의 흥미를 끌만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물어보면 그는 늘, 그렇게 대답했다.


“어차피 곧 잡힐 일입니다. 그런 곳까지 제가 손을 쓰기는 귀찮을 뿐이죠.”

그는 그래놓고 그 사건 현장에 가서 증거들을 수집했었다. 범인을 잡는 데에는 이틀 정도도 걸리지 않았다. 그가 손조차 대지 않은 사건은 정말로 금세 범인이 잡히고 마는, 그런 별 것 아닌 사건이었다.

그런데 그가 나를 심각하게 부른 건 처음이었다. 모든 걸 깜빡하고 자신이 일하던 중에 갑자기 부를 정도로. 그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건은 근래 없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혹시나 할 정도로 문제가 될 법한 헤드라인 기사는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차분히 쓴 커피를 마시며, 그가 의심하게 된 경위에 대해 듣고 싶었다.

그는 재킷 안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는 약지손가락으로 몇 번 톡톡 두드리고 내 쪽으로 돌려주었다.

“일단 어제 기사입니다.”

조그만 글씨라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찬찬히 내리며 기사의 내용을 읽었다.

『2015년 6월 27일, 미리내 4가 25-6번지 근처 골목에서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사인은 익사. 근처 강에서 떠올랐는데, 몸이 굉장히 많이 불어 있는데다 신분증이 대신 트럼프 카드가 두 장이 들어가 있는 지갑 등의 이유로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제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의 신고를 기억해 낸 경찰관 A씨가 아내를 통해 신원을 확인받았다. 경찰은 주변 거리에서 술에 취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점으로 보아 주사로 인한 사고로 초점을 두고 사건을 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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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8-31 09:48 | 조회 : 896 목록
작가의 말
헤르닌

대사보단 묘사문이 조금 더 많은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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