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 유흥 ( 1 )

기이익 - 쿵.



문을 세게 닫고는 도진은 엉킨 실처럼 뒤엉켜있는 머리를 정리하고 싶었다.
저 남자와의 스킨쉽은 꽤나 당황스럽긴 하지만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도진은 깊게 심호흡을 하며,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는 머리를 흐트렸다.
마치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계속하여 자신을 빨리 적셔버린 그 남자를 잊기 위해서.



***



주방에서의 할 일은 딱히 할 것이 없었다. 밀려오는 식기들만 잘 씻고 정리하기만 하면 될 뿐. 그닥 어려운 일은 없었다.
옆에서 종업원들이 자주 치근덕거리긴 했지만,
이런 꿀빠는 일이 왜 이렇게 시급이 높은거지?



살짝 의문이 든 도진은 계속해서 들어오는 그릇 중에서 찰랑이는 주황색 빛깔의 술을 발견했다.



" 아깝게 왜 버려. 여기오는 손님들은 하나 같이 술을 반도 안마신다니까. "



호박색 빛깔이 오묘하게 섞여들여, 빛에 반사되어 보이는 빛은, 신기하며 찬란했다.
도진이 술을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그런걸까.
도진은 아깝다는 마음 반 호기심 반으로 쭈욱- 들이켰다.



꿀꺽 -



" 으음, "



꽤나 달달한 술의 맛에 도진은 기분이 좋아졌다.




" 어..왜 이렇게 어지럽.. "



술을 마시자마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머리가 노이즈로 꽉차서 생각조차 멈춰버린 느낌이야.



쨍그랑 -



도진이 손에서 잡고있던 유리잔을 놓으면서, 유리잔이 바닥에 떨어지며 귀가 찢어질 듯한 요란한 소리를 했다.
그와 동시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털썩 -



바닥에 잘못 엎어져 꺽인 듯한 발목은 뒷전이였다.
온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고, 어린아이의 피부처럼 예민해 누군가 건들기만 해도
이상한 소리를 낼 것만 같았다.
주방장이 화들짝 놀래 다가와 도진에게 다급히 물었다.



" 이봐, 뭘 먹은겐가? "



" 저, 저기.. 담겨있던.. "



간신히 헐떡거리며 대답하자, 주방장이 안그래도 험상궂은 인상을 더욱 구기며 말했다.



" 요즘 약으로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나. "



주방장은 잠시 기다려보라며, 후다닥 달려나갔다.
같이 일하는 동료 직원이 다가와 도진의 어깨를 흔들더니, 놀란 목소리로 물어왔다.



" 도, 도진씨. 왜그래요? "



이런 제길. 도대체 난 뭘 쳐먹은 거란 말인가.
저 직원이 만진 곳이 화상에 데인 것 처럼 화끈화끈 거리며, 이상한 전율이 온 몸을 뒤덮는다.
이상한 신음이 나올 것 같아서 아랫 입술을 꽉 깨물고 동료 직원을 조심히 밀어내었다.



" 괜, 괜찮아요. "



진짜 괜찮냐는 눈빛으로 동료 직원이 걱정스레 쳐다보자 도진은 한 번 톡 쏘아주고 싶었다.
괜찮아 보이냐, 씨발. 걍 조용히하고 꺼지라고!
이를 악 물며 바들바들 떨고있자 다른 직원이 와서 깨진 유릿조각들을 하나하나 주워갔다.



쾅 -



주방의 문이 거칠게 열어젖혀지는 소음이 나더니, 아까 마주보며 얘기했던 그 남자.
주혁이 위에서 한심하단 표정으로 도진을 지긋이 쳐다보았을 뿐이다.



" 니가 도둑새끼마냥 왜 뭘 주워먹고 지랄이야. "



주혁의 말에 ' 씨발, 아까워서. '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손도, 발도, 심지어 입도 도진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건 하나도 없었다.
빌어먹을.
다급하게 뛰어온 기색이 역력한 주혁의 얼굴은 흥미로 가득차있었다.
마치, 호기심에 가득차 개미를 꾹 밟아 죽일 것 같은. 그런, 잔인하지만 순수한 흥미를.



주혁은 도진을 안아들고 일어섰다.



" 읏.. "



씨발, 주혁이 만지는 곳마다 왜 쾌감이 일어나는지.
진짜 울 수만 있다면 울고 싶었다.
내가 왜 그걸 쳐먹었지? 하, 제기랄.
도진의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흐를 것 처럼 애처로웠다.



주방에 남아있던 모두는 충격과 경악에 빠졌다.
미친, 저 싸이코 소시오패스인 미친 주혁새끼가.
주방장에 새로 들어온 꼬꼬마인 도진을 직접 안고 데려가는 것 아닌가.
주방에 있는 모두 다 도진의 애인이 주혁이라고 단정짓고 마저 일하기 시작했다.



***



" 흐으..앗.. "



주혁이 만지는 곳 마다 얇게 떠며, 신음을 참 듯. 앙다문 입술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소리는
충분히 주혁을 자극하는 소리였다.
주혁은 자신의 벤츠에 소중한 것을 올려놓 듯 내려놓고는 이내 가장 가까운 호텔로
거침없이 운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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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24 22:54 | 조회 : 3,804 목록
작가의 말
려다

유후 미친 다음편 또 수위야~자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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