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 , 강간범이 강간을 포기했습니다.

주혁은 도진을 지긋히 바라보았다.
아까 전보단 더욱 옅어진 욕망이 일렁였지만, 그래도 주혁은 사나운 맹수처럼
도진을 경계하듯 쳐다보았다.

주혁이 자신의 것을 도진의 안에서 빼자, 자신의 안을 꽉 옥죄이고 있던 무언가가 빠져나가니 뭔가 휑한 기분이였다.

" 흐으.. "

어느새 도진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거칠어진 호흡이 멈추려들지 않았다.
마치 여름날의 더위처럼 끈질긴 이 주혁이란 사내와의 섹스는 찝찝하면서도 힘들었다.
쾌감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단지 자신의 성욕만 풀기 위하여 마구잡이로 한 듯, 그런 섹스는 도진이 받아들이기는 너무 힘들었다.

주혁은 도진의 허리를 거친 손으로 휘어잡고는 도진의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아마 도진과의 섹스 중에 처음 내뱉는 말일터.

" 너, 남자랑은 처음자봤구나? "

씨익 웃으면서 속삭이듯 말하는 주혁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였다.
하지만 남자답고 낮은 목소리와는 반대되는 대화의 내용은 음담패설에 가까웠다.

" .. "

" 뭐, 니가 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바이도, 게이도 아니란 걸 알긴 했지만.
남자와의 섹스에 이렇게도 어색해 할 줄이야..강간범이 강간할 맛이 안나잖아? "

"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손이라도 묶어서 내 뒤가 헐 때 까지 박아보겠다고? "

자연스레 자신을 강간범이라고 칭하는 남자에게 쏘아붙이 듯 으르렁거리자
뒤에서 쿡쿡, 거리면서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아 - 그것도 내 취향이긴 하다만, 그러다가 니가 고장나버리면 어떡할꺼야?
아직 난 시작도 안했는데. 이번엔 그냥 니 몸을 살펴본거랑 비슷한거야.
다음 번엔, 진짜 제대로 할거니까. "

볼에 와닿는 부드러운 입술이 봄에 지는 꽃이 흩날리듯, 조용하게 실내에 울려퍼졌다.

쪽 -

살짝 빨개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옆으로 돌린 도진을 사랑스럽다는 듯 쳐다봤다.
사실 주혁의 취향은 도진같은 사내가 아니였다.
여자처럼 여리여리하고 휘어잡기 편한 그런 미소년 타입, 또는 섹시한 누님 타입 정도 였는데, 도진은 그와 반대로 적당히 다부진 체격에 잔근육이 있는 몸을 갖고 있었다.

주혁이 딴 생각을 하고 있으니 주혁의 손에 힘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꼼지락거리며 도진이 나갈려고 애를 쓰자 오히려 자세를 바꿔 도진을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팔로 도진의 허리를 구속하듯이 감싸 안았다.

" .. "

" 왜 그런 얼굴이야? 눈도 못마주치고. "

사실 도진이 눈을 못 마주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주혁과의 섹스는 분명 고통만 오긴 했지만, 기분이 아예 나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억지로 삽입당하고, 만져지는 기분은 분명 생소하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어째서인지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 ..놔줘요. "

중얼거리듯 도진이 대답하자, 주혁이 도진의 어깨에 자신의 이마를 툭 - 기대며 물어왔다.

" 솔직히 말해봐, 너 내가 싫지는 않지? "

'' 내가 싫은거야? '' 라는 듯한 말투가 아닌 '' 넌 나 안 싫어하잖아. '' 라는 듯한 말투였다.
도진의 어깨가 잠시 가늘게 떨리자, 주혁이 도진의 어깨에 가벼운 키스를 한 뒤, 나긋히 도진의 귓가에 뜨겁고도 뜨거운, 한 여름의 태양같은, 그런 야릇한 말들을 속삭이기 시작했다.

" 니 이름 - 뭔지 모르는데, 알려줄 수 있어? "

" ..이도진. "

" 이름 이쁘네, 앞으로 할 때마다 널 상상하면서 하면 잘서겠어. "

예쁘게 눈웃음을 지으며 도진의 목에 키스마크를 남기는 주혁은, 카사노바의 향기가 물씬 퐁기는, 그런. 흔히들 말하는 양아치 같았다.

주혁의 말에 얼굴이 확 달아오른 도진은 주혁이 자신의 허리에 감은 팔을 잡고 울듯이 애원했다.

" 제발, 풀어줘요. "

" .. "

얼음이 녹아내릴 듯 감미롭게 미소를 짓던 한 사내는 사라지고 사나운 눈빛만을 내보내고 있는 한 마리의 짐승이 도진을 죽일 듯이 쳐다보았다.

" - 풀어달라고? "

" .. "

끄덕 -

도진은 느껴지는 시선을 아래로 깔며 빳빳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 날 만족시켜봐. "

" ..예? "

도진은 그 하루동안 신나게 주혁에게 괴롭힘 당했다.
여러가지 부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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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20 22:23 | 조회 : 4,479 목록
작가의 말
려다

왜째서 본편보다 공지(?)에 더 댓글이 많은거죠 흑흑 아 수위부분 쓰기 힘들다..평소의 두배정도 열을 다해서 쓰고 있늗거같아요 콜라 벌써 두 캔마셨다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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