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단(IV)

서늘한 그 사람의 인광이 리버드와 아베리안을 향해 흉흉하게 빛났다.

그런 시선을 눈치내지 못한 듯 케이시의 앞에 앉은 리버드는 그녀의 옆에 있는 사람을 보고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런데 저 애는 누구?”

리버드가 케이시 옆에 조용히 앉아있던 보랏빛 도는 은발의 소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

소녀(체형 상 여자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는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고, 보이는 것은 하얗다 못해 시리도록 창백한 피부와 은하수를 담은 듯 반짝이는 머리칼 뿐이었다.

“내 룸메이트!”

케이시는 리버드의 질문에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건 나도 알아.......!’

케이시의 대답에 리버드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물론 큰 소리로 말한다면 케이시의 반응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조용히 마음에 묻혔지만 말이다.
“그런데 넌 이름이 뭐야?”그런 리버드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케이시는 생글거리며 소녀의 이름을 물었다.

“.......하?”

그 질문에 리버드는 물론이고 아베리안까지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말을 처음 튼 것이라면 모를까 아까 까지만 해도 신나게 대화하고 있지 않았는가?(대화는 아니고 일방적인 수다지만) 그런데 이제 와서야 이름을 물어보다니! 그야말로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소녀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듯 입이 살짝 벌어지면서 어이없어하는 듯 한 표정이 되었다.

“.......백아”

아니나 다를까 그 소녀-백아의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어이없다는 기색을 다분히 포함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목소리에 멋쩍게 웃은 케이시는 곧바로 백아에게 질문 공세를 했다.
그리고 그런 케이시의 맞은편에 앉은 리버드는 백아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이 답답한지
계속 기웃거리다가 결국 케이시의 차가운 눈총을 받게 되었다.

“음....... 그러니까....... 백아?”

리버드를 노려보는 케이시와 그런 케이시의 눈을 피하며 딴청을 부리는 리버드를 무시한 채로 아베리안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름을 부르자 자신을 쳐다보는 백아의 모습에 아베리안은 미소를 유지한 상태로 말을 이었다.

“난 아베리안 벨베르 라고 해. 나이는 172살 이고, 애칭은 아벨. 편한 걸로 불러도 돼.”

아베리안이 자기소개를 하자 아니나 다를까, 케이시와 리버드도 밝게 웃으며 자신의 소개를 외쳤다.(......)

“나는! 나는! 케이시! 케이시 세이셀! 알다시피 불 속성 악마고 나이는 168! 난 켈시 라고
불러줘!‘

“난 리버드 벨리즈! 물 속성의 요정이고 나이는 케이시와 마찬가지로 168살 이야. 리벤 이라고 불러! 취미는 켈시 놀리기!”

“내 취미는 리벤 죽이기!”

리버드의 말에 케이시는 싱긋 웃더니 식탁 아래 들어가 있는 다리로 리버드의 다리를 세게 찼다.

“아악!”
“아프잖아!”

발끈하며 소리치는 리버드의 말에 콧방귀를 뀐 케이시는 내가 뭘 이라며 얄밉게 웃었다.
(아베리안의 생각 ‘저 둘은 발전이 없어......’)

“그 정도만 하고, 식사 안할 거야?”

다행이도(리버드의 입장에서만) 아베리안이 끼어들은 덕분에 유혈사태는 피할 수 있었지만, 다리를 세게 차인 리버드는 벌겋게 부어오른 다리를 움켜잡고 삐져나오려는 눈물을 간신히 머금었다.

“아! 맞다, 백아! 성은 뭐야?”

도끼눈을 뜨고 자신을 노려보는 리버드를 완전히 무시한 채로 케이시는 생글거리며 활기차게(리버드의 말로는 주위에 꽃밭이 있는 것 같다고) 외쳤다.

“......그전에, 너희는 귀족?”

백아는 케이시와는 전혀 동떨어진 장소에 있는 듯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케이시의 말을 끊었다.

“응? 아, 나는 귀족이고 리벤은 평민과 다름없는 귀.......족 이라기 에도 애매한 귀족이고, 아벨은......”

케이시는 자신은 고위귀족, 리버드는 평민처럼 생활하는 귀족이라고 설명을 덧붙인 뒤, 아베리안의 부분에서 말끝을 흐리며 아베리안의 눈치를 봤다.

“난 그냥 평민이야.”

아베리안이 케이시의 말을 이으며 대화를 끝맺었다.
백아는 아베리안의 신분설명 그앞의 정적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그냥 무시하기로 한 후 호응의 뜻으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케이시가 귀족이라고 하자마자 그녀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그 기세가 흉흉해, 케이시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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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10 23:47 | 조회 : 1,023 목록
작가의 말
오징어퀸

오늘 분량이 좀...... 짧네요...... 죄송합니다....../부족한 작품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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