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III)

“으윽....... 정말....... 너무한 거 아냐?!”

리버드가 배를 부여잡고 케이시와 아베리안에게로 비척비척 다가오며 외쳤다.
하지만 그런 그의 말을 가소롭다는 듯 콧방귀까지 뀌며 무시해 버리는 케이시 때문에 리버드는 발끈 해서 케이시에게 따졌다.

“뭐야! 그 표정!”
“기분 나빠!”

어느새 일행을 따라잡은 리버드가 옆에서 뭐라고 따지든 말든 케이시와 아베리안은 리버드를 완전히 무시한 채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굴은 재대로 못 봤는데.......”
“분위기가 뭔가 엄청나게 묘하더라.”
“그리고 머리색이 엄청 특이했어.”
“뭔가 은발인데 약간 보랏빛이 돌면서 뭔가 별 같이 반짝거렸어.”

케이시는 고개를 갸웃 하며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얼굴은? 얼굴은?”

케이시와 아베리안이 대화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끼어들은 리버드가 케이시를 보챘다.

“자고 있어서 재대로 못 봤다니까.”

리버드를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하는 케이시였지만, 그런 그녀의 말투에도 아쉬움이 묻어나 있었다.

“밥 먹으러 식당은 가지 않을까? 이따가 만날 수 있을 거야.”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둘의 모습에 아베리안은 피식 웃으며 가볍게 말했다.
그 말에 둘이 그렇겠지? 라며 다시 기대에 찬 얼굴을 하는 것도 닮아있었다.

“그보다 우리 내일부터 이론 배우지 않아?”

케이시가 손을 한데 모으고서 뒤통수에 가져다 대고 말했다.
그녀의 말투에는 ‘이론 같은 거 들어서 뭐해 지겹게, 아 정말 짜증난다.’ 라는 말이 내포되어 있었다.

“으응. 알렌은 2루야 동안 이론과 검술, 격투기술을 수료해야 정식단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니까.”

정확한 내용만을 말하는 아베리안의 말에 케이시와 리버드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잘까.......”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중얼거리는 리버드의 말에 케이시가 찬물을 끼얹었다.

“수료 후에 시험을 보는데 통과 못하면 정식단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던데.”
“실전 싸움도 못하고.”

케이시의 그 말에 리버드는 마치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드의 표정에 케이시는 키득거렸다.
여기서 잠깐 소개를 하자면 케이시는 세이셀 집안의 꽤 높은 위치이다.
그래서 그녀는 귀족이 배워야 할 기본적인 지식과 이론은 다 배운 상태였다.
그것으로 케이시는 리버드를 마음껏 놀릴 수 있었던 것이다.

“끄응.......”

케이시의 말을 듣자마자 굳어버린 리버드는 덜덜 떨리는 다리를 애써 움직여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앓는 소리를 냈다.
아베리안는 케이시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것은 이미 알고 있는데다가 암기력이 뛰어나서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아베리안도 케이시와 비슷한 짓궂은 웃음을 짓고 리버드의 어깨를 톡톡 치더니 자신을 쳐다보는 그에게 엄지를 치켜 들었다.

“뭐야! 너까지 이러기야!”

구 뒤 발끈한 리버드를 피해 아베리안과 케이시는 복도를 전력으로 질주하여 식당으로 달려갔다.
빠르게 달린 셋은 금세 식당에 도착했고, 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운 식당으로 조심히 들어갔다.

식당에는 거칠어 보이는 나무 식탁과 의자, 나무로 만들어진 식기들이 있었고, 문 왼편에 있는 식탁에 한가득 쌓여있는 딱딱해 보이는 빵과 나무그릇에 담긴 고기 몇 조각이 둥둥 떠 있는 스프는 꽤나 초라해 보였다.

“우와, 사람 엄청나게 많다~”

그곳에는 벌써부터 치프 (아라시안의 가장 싼 등급의 맥주)를 마시며 신나게 떠드는 사람, 음식을 받으려 줄을 서있는 사람,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사람들까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 정말, 리벤 때문에 엄청 늦었어!”

케이시는 리버드에게 눈치를 주며 비꼬듯 말했다.
사실 그리 늦은 것은 아니었지만,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리버드가 헤매는 바람에 조금 (실제로는 별로 늦지 않았다.) 늦었기 때문이었다.

“아하하....... 우와 켈시! 여기 빵 많다!”

리버드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끊고 슬쩍 자리를 피해 아베리안의 뒤쪽으로 가서 숨었다.
하지만, 역시 친구는 자신의 편이 아닌 법.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더니 아베리안은 한 술 더 떠서 아주 해맑게 웃으며 눈치를 주었다.

“왜 그래 켈시. 비록 우리가 리벤이 돈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약 2달 정도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했었고 리벤이 돈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노숙을 했고 그래서 어마어마하게 배고픈데다가 아주 자신만만했던 리버드가 길까지 잃어버렸어도-”

밝게 웃으며 말하는 아베리안에 리버드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아베리안의 말을 끊고 배액- 외쳤다.

“됐어! 아벨 너까지 이럴 줄이야....... 흑흑”

아베리안은 우는 척을 하는 리버드를 보고 살짝 웃은 후 음식을 담으러 갔다.

“너무해!! 내 편은 정녕 없는 거야?!”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는 리버드를 무시한 채로.(이 때 리버드에게 엄청난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래도 다시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주고받으며 음식-그래봤자 딱딱한 빵과 스프-을 가지고 온 리베드와 아베리안은 저만치에 이미 앉아있던 케이시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갔다.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후드를 눌러 쓴 누군가와 대화를 (정확하게는 케이시의 일방적인 수다) 하던 케이시는 아베리안과 리버드가 그녀의 맞은편에 앉을 때에서야 그들을 발견하고 인사를 했다.

옆에 앉아있던 그 사람은 아베리안과 리버드가 자신의 앞에 앉자, 후드를 더욱 눌러썼다.
서늘한 그 사람의 인광이 아베리안과 리버드를 향해 섬짓하게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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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03 00:58 | 조회 : 1,035 목록
작가의 말
오징어퀸

늦게 돌아와서 죄송합니다...!! / 세이브 분량 빵빵하게 체워왔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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