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단(I)

성 안에 있는 무도회장 같이 넓고 웅장한 홀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떠들며 한껏 상기된 표정을 하고 아직 사람이 나오지 않은 단상을 보고 있었다.

“음, 아아. 안녕 여러분.”

단상위로 한 거구의 남성이 뚜벅뚜벅 걸어 나오더니 올려져있던 마이크에 입을 대고 말했다.

“난 크로이 첸. 이곳 알프레드의 단장이고 종족은 인간이다.”

자신을 크로이 첸 이라고 말한 남자는 홀을 한번 훑어보더니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지원자가 많아서 좋군.”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곳은 알프레드, 그리고 너희들은 알프레드의 단원‘후보’들 이다.”
“너희는 2루야 동안 마물에 대한 기초 지식과, 마법과 검술, 격투의 기본을 배운다. 2루야가 지나면 알프레드 정식 단원으로써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너희들 숙소는 2인 1실 이다.”
“검과 복장은 각 방에 각각 두 개씩 놓여있으니 사용하도록 하고. 정식 단원이 되면 갑옷을 지급해 줄 것이다”

크로이는 빠르게 말을 마쳤다.
그리고 그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한 후 근엄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다들 알겠지만 우리는 이제부터 마물과 싸워야 한다.”
“이곳에 어쭙잖은 각오로 왔다거나 등 떠 밀려 온 놈들은 돌아가.”
“여기서는 신분이고 뭐고 관계없으니까 이곳의 계급만 지켜라.”
“귀족놀음을 하고 싶은 놈들을 꺼져라.”

크로이는 ‘꺼져라’에 특히 더 감정을 실어서 말을 했다.

“숙소는 벽에 붙어있는 종이에 쓰여 있는 것처럼 사용한다. 이상.”

말을 마친 그는 단상에서 내려와 단상 뒤편에 있던 문으로 나갔다.
남자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자, 홀이 순식간에 시끄러워 졌다.
사람들은 같이 온 일행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떠들며 홀 벽면의 종이로 몰려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행과 같이 방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기뻐하며 돌아섰고, 또 몇몇의 사람들은 방이 좋지 않은지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섰다.

그 사이에는 푸른빛이 감도는 작은 흰색 뿔을 가지고 있는 검은 머리의 소녀, 케이시 세이셸도 포함되어 있었다.

“켈시! 아벨!”

여느 사람들과 같이 밝게 웃는 이 소년은 리버드 벨리즈, 푸른 머리칼과 눈을 가진 평범하게 생긴 소년이다.
리버드는 손을 높게 들고 세게 흔들어 대며 그의 친구들을 불렀다.

“시끄러워.......”

우울한 기색이 역역한 케이시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오면서 투덜거리듯 말했다.

“기분 풀어 켈시....... 애초에 남자랑 여자랑 같은 방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리버드는 우울해 하는 케이시에게 다가가 위로를 해주는 척 하더니 곧바로 얄밉게 빈정거리며 케이시의 앞에서 깐죽거렸다.

리버드가 위로를 해줬을 때 (정확하게는 해주는 척 했을 때) 살짝 상기됐었던 케이시의 기분은 깐죽거림으로 인해 급격히 하락했고, 그로 인해 약 3초 후, 리버드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도망 다니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뒤로 밀어두자.(그리고 그때 사람을 놀리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한다.)

여느 때처럼 재미나게 잡기 놀이 (리버드의 입장에서는 아니겠지만.......)를 하던 케이시와 리버드 사이에 한 소년이 끼어들어 둘을 말렸다.
황금색의 구불거리는 머리칼과 뾰족한 귀, 구릿빛 피부를 가지고 있는 그 소년의 이름은 아베리안 벨베르. 앞의 둘의 개구지고 장난기 많은 인상과는 정반대로 침착하고 평온해 보이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아벨!”

리버드의 목을 자신의 팔에 걸고 조르던 케이시가 아베리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어디 있던 거야?!”

케이시가 팔을 풀고 아베리안에게 추궁하듯 질문 아닌 질문을 했다.

“미안, 사람들 사이에 갇혀서 겨우 빠져나왔어.”

아벨리안은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것보단 켈시 방.......”

방이 어떻게 됬는지 보고 온 아베리안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케이시는 그 말을 듣자마자 우울해져서 침울한 표정으로 바닥만을 쳐다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숨을 한번 들이마시더니,

“좋아!”
“친해지면 되!!”

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양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이때 미처 피하지 못한 리버드가 케이시의 팔에 맞았다.
아베리안은 그저 살짝 웃으며 켈시답다 고 말했다.
천천히 걷던 셋은 어느덧 숙소에 도착했고, 다행이도 케이시의 숙소와 리버드와 아베리안의 숙소는 바로 맞은편 이였다.

“그래도 바로 앞이네.”

리버드가 양 팔을 뒤통수에 얹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네.......”

케이시는 아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못내 아쉬운 지 계속 뚱 해 있었다.

“기분 풀어, 생활 복 있다니까 그걸로 갈아입고 밥 먹으러 가자.”

아베리안이 케이시를 위로해주며 말했다.

“맞아 너 가뜩이나 못 생겼는데 그러고 있으면 더 못.......생.......컥!!”

리버드는 케이시에게 못 생겼다고 말했다가 명치 한 대를 맞고서는 명치를 부여잡고 컥 컥 거렸다.

“빨리 옷이나 갈아입고 나와!!”

케이시는 리버드를 한 번 더 찬 후 방으로 들어갔다.
리버드는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비틀거렸다.

“어휴....... 왜 그런 말을 해서 꼭.......”

아베리안은 한숨을 쉬고 방으로 들어갔다. 물론 한심하다는 눈으로 보는 것도 잊지 않고.

“치사하게 먼저 들어가다니!”

리버드도 곧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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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23 00:22 | 조회 : 1,087 목록
작가의 말
오징어퀸

원래는 세계관 설명을 하려 했지만.... 너무 날로 먹는 것 같아서 세계관 설명도 바로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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