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25. 나는 왜 그래야만 했는가

* Story 25

체육대회 날, 나는 그 날에 민우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나를 그렇게도 생각 해 줬음에 너무나도 행복했으며
주체할 수 없는 내 모든 욕망을 받아준 민우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





“분명히 나는 너의 취향은 고려한다고 했으나, 지금부터라곤 말 안 했을 텐데”






또 다시 귀찮은 아버지의 말씀이 시작되었다.
항상 미간은 찌푸려져 있으며, 어머니는 아버지 등 뒤에서
그저 아무 말도 못 하고서 눈치만 보고 계실 뿐이었다.





"요즈음 제 행동에 이상 있는 부분은 아무 것도 없었는데“



“아버지와 살아가며 지킬 건 지키면서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학교에 압박을 했는지,
돈을 이용하여 관계를 알아 올 사람을 구했는지
요즘 따라 늦어지는 하교시간과, 달라지는 학교생활에
쓸데없이 빠르게 눈치를 채시곤 민우의 학생증 사진을 구해오시고서는






“둘 중하나 이 아이 혼자서 찌들려 살던가, 너희 둘 다 찌질 하게 되는 것.”




“알아보니 이 아이도 그다지 못 사는 것 같진 않구나.
이 바닥에서 밑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건 아주 쉬운 일이지 ”






찌푸렸던 미간을 다시 피고선 내가 제일 증오하는 미소를 지으셨다.
마치 내가 무슨 답을 할지 아시는 듯한 행동을 취하시며,
그리고 아버지께선 여권을 책상 위에 올려 두시고서는
관계를 어서 정리하라는 말만 남기곤 뒤 돌아 나가셨다.





“후...”











‘너 혼자 고통 받을 바에야, 일에 끌어들인 내가 책임 지는게 더 낫겠지’






*








“선배 요즘 들어서 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많이 어두우신데... 혹시 아파요?“






이 착한 바보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금방 읽어냈다.
당연 금방 읽어낸 분위기를 근거로, 내게 무슨 일 있냐며 물어 볼 뿐이다.






민우에겐 미안하지만,
민우를 위해서라면 내가 어떻게 평가되는 상관없다.





그저 내 장난으로 민우를 이렇게까지 만들었고,
그저 내 욕망으로 내가 원하는 말을 민우 입에서 나오게 만들었다.
내가 만든 죄는 내가 책임을 져야하겠지.






‘미안해’



“아니야, 아무 일도 없고 아픈데도 따로 없어 걱정 하지 마”






장화 신은 고양이에 나오는 고양이마냥 두 눈은 나를 바라보며,
세상 누구보다 크게 걱정하는 두 눈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걱정 하지 말라는 의미로,
나는 아무 일 없다는 의미로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이젠 마지막 말을 떼야하기에
그에게 상처가 될 이 순간을 마음을 추스를 수밖에 없었다.






“민우야 우리 이제 학교에서 만나는 건 몰라도
하교는 따로... 할래?“










.
이렇게 상처를 줘야하는 것인가.





나는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알면서도 민우를 좋아했다.
그리고, 마지막말을 좋아해가 아닌 미안해로 끝냈다.
내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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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21 19:44 | 조회 : 1,190 목록
작가의 말
하연리

장화신은 고양이마냥 민우가 나를 쳐다 봐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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