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새벽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주형은 밤새 잠을 자지 않고 울기만 했는지 눈가가 빨갰다

초점을 잃은 흐리멍텅한 눈길로 밖을 바라보기 얼마 안되다가 천천히 일어났다

신발을 신고 비가 내리는 거리를 우산도 없이 맞고 돌아다녔다 주변사람들이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았지만 그런 시선따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죽고 싶어..죽고 싶어..이런 한심한 멍청이같은 나..'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눈물이 두볼타고 흘렀으나 비물과 함께 모두 쓸려갔다

다시 천천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정처없이 걷다가 주형은 우연히 건물의 커다란 광고판을 보게 되였고 광고판에는 자신이 미소를 짓고 있는것이 보였다

그리고 비물이 모여 형성된 작은 웅덩이에 자신의 모습이 비쳤다

너무도 초라했다


잠시후 주형은 자신의 집 베란다에 서있었다

창문을 벌컥 열어 재꼈다 천천히 난간을 넘어 창밖으로 몸이 모두 나간 상태였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연락이 되지 않자 걱정했던 유민이 들어왔다 지훈도 함께 말이다

"김주형"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주형은 몸을 조금 돌려 뒤에 서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유민아 그동안 고마웠어"
"김주형 너 뛰여내리면 나 평생 너 안볼거야"
"박지훈...사랑해"

주형이 활짝 웃었다 그덕분에 볼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씨발 너 딱 거기서 기다려"

지훈과 유민이 다가갔고 주형은 망설임 없이 손을 놓았다

떨어지면서 자신을 붙잡으려고 뻗은 지훈의 손을 보았고 이어 지훈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걸 보았다

그래..그랬구나 나는 너를 미워하는것이 아니라 좋아해서 그런거였어 그래도 마지막 모습은 너라서 다행이야 안녕 내 베프 안녕 내...사랑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에 주형은 머리에서 피가 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주형은 신경쓰지 않았다

'하늘이 참 맑다 그때처럼...'

비는 어느새 그쳤고 주형은 눈을 감았다


유민이 부른 엠뷸런스가 왔고 주형은 간의 침대에 실려 차로 올랐다 유민과 지훈도 함께 올랐다

지훈은 가는 내내 주형의 손을 꼭 잡았고 유민은 곁에서 그걸 보다가 한마디 하려는 그때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는 주형이 누워있는 침대를 끌고 응급실로 들어갔고 유민과 주형도 함께 달려 들어갔다


여러가지를 보던 의사는 수술동의서를 들고 그들한테로 다가갔다

"보호자분 당장 수술을 해야하니 싸인해주십시오"
"우리는 얘 보호자가 아니고 친군데..."

유민이 말하자 지훈이 동의서를 빼았듯 가져가서 싸인을 했다

"우리 주형이 꼭 살려주세요"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주형은 수술실로 들어갔고 두사람은 수술실 앞의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너..주형이한테 진심인거냐?"

유민이 지훈한테 묻자 지훈은 두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벽에 기대였다

"어"
"그럼 대체 어제 뭔일이 있었기에 주형이가 자살하려고 하냐고"

지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내 행동이 주형이를 너무 아프게 하는거 같아 계약을 파기했어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고..."

그말에 유민도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한테 온 메세지를 지훈한테 보여주었다

"이거 읽어봐 정확히 자살하기 30분전에 나한테 온 메세지야"

지훈은 유민의 핸드폰을 받아쥐었고 메세지를 읽기 시작했다

[유민아 그동안 고마웠다 너한테 짜증내서 미안했고 너한테만 의지해서 미안해 나 없어도 행복해라 그리고 만약에 지훈이를 만난다면 미워한게 아니라고 말해줘 내 마지막 부탁이야]

지훈은 메세지를 읽고 오열했다

결과적으로 지훈은 또 다시 주형을 떠나간것이 되였기에 지훈은 또다시 주형한테 상처를 주게 된것이기에 마음이 찢어지는것 같았다

"나 대체 무슨짓을 한거야 내가..내가..."

유민도 지훈도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움직이는건 시간뿐이였다


몇시간이 지난후 수술실에서 의사가 나왔다

두사람은 벌떡 일어났고 의사한테 다가갔다

"어떻게...어떻게 됐습니까"
"수술은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마취가 풀리고 환자분이 깨여나시기를 바래야겠죠"

의사가 가고 곧이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나오는 주형이 보였다

주형은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지훈과 유민은 밖에 앉아있었다

정적이 흐르고 있는 복도에 유민이 말을 꺼냈다

"주형이 너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어"
"..."
"너가 연아랑 사귄후 유민이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서 매일 죽을 생각만 했거든 근데 용케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고 미국으로 갔어"
"..."
"근데 주형이 성격이 많이 변했더라"
"..."
"하아...지금 생각해보면 너도 참 나쁜 녀석인데 말이지.."

유민이 말끝을 흐리자 지훈이 말을 이었다

"그때...나도 좋아서 주형이랑 헤어지고 연아랑 사귄게 아니야"
"무슨 말이야"
"인연아 우연히 주형이 과거를 알아버렸거든 너도 알잖아 주형이 엄마가 주형이 학대하고 버리고 간거 어떻게 알았는지 연아가 알았더라"
"..."
"그걸로 날 협박했어 만약에 주형이랑 헤어지지 않으면 이거 퍼뜨리겠다고 그러면 주형이는 견디지 못해서 자살할거라고 말이지"
"..."
"그때 나는 너무 어렸어 주형이도 그렇고 게다가 그때 주형이는 맘이 여렸잖아..."

유민이 지훈을 보며 다시 물었다

"그럼 결혼은?"
"ㅎ 나랑 연아가 결혼하던 그때에 주형이는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작가라서 어쩔수가 없었어 소문나면 업계에서 매장당하기 쉬우니까"
"..."
"그래서 결혼해준거야 그리고 지금은 주형이도 어떤 소문이 나도 굳건히 그자리를 지킬수 있으니까 이혼한거야"
"..."
"이혼할때 연아가 막 발광하더라 퍼뜨릴거라고 그래서 내가 협박했지"
"뭐라고 했는데"
"너 바람피는거 내가 모를줄 알았냐 너랑 사귀고있는 남자들 연락처 내가 모두 가지고있다고 죽을수도 없게 만들어버릴거라고 하니까 바로 미국으로 도망가더라"

그말을 끝으로 유민과 지훈사이엔 더이상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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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05 11:03 | 조회 : 3,096 목록
작가의 말
노란냥이

7화는 오후에 올릴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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