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지금 주형은 지훈의 집문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래 밥만 먹고 오는거야 밥만"

주형은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초인종을 눌렀고 1초도 안지나 문이 벌컥 열렸다

"아 어서와"
"네"

지훈은 주형을 주방으로 안내했고 식탁우에는 음식들이 차려져있었다

"앉아"
"네"

주형은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맛보았고 곧이어 미간을 찌프렸다

"왜 맛없어?"
"부사장님이 드셔보시든가요"

주형의 말에 지훈은 음식을 먹었고 바로 그릇을 들어 쓰레기통에 넣었다

"짜다..."
"그럼 공적인 얘기를 해볼가요?"
"그래 뭐"

주형은 계약서를 꺼내 식탁우에 놓고 말했다

"일주일에 두번 부사장님집에 온다 이거 한번으로 고쳐주시구요 그리고 주말엔 저 원래집에 가있을겁니다"
"...알았어"
"그럼 이만 가볼게요"

주형이 가려는데 뒤의 말때문에 멈칫하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도 미워?"
"네"
"단칼에 잘라말하네 그래 인정할께 그때 내가 너한테 못할짓한거 인정할게 미안해"

그말에 주형은 부들부들 떨며 뒤돌아서서 말했다

"제가 고작 그말따위에 당신을 용서할거 같아요?천만에요 나는 당신을 용서할수 없어요"
"내가...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그때 연아 꼬심에 넘어가지 말았어야했어"
"그럼 넘어가지 말았어야지 이때까지 각자 잘살아놓고 왜 이제와서 이러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잊었는데"

주형의 말에 지훈은 할말이 없어졌고 주형은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집에 들어서고 신발을 벗을새도 없이 문에 기대여 스르르 주저앉았다

무릎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주형은 눈물을 쏟아냈다


주형이 가고난뒤의 지훈의 집안은 무거운 침묵이 가라앉았고 지훈은 소주를 병째로 들이키고 있었다

"하..어떻게 해야 너를 다시 찾을수 있을까...그때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


두사람한테 힘든 밤이 지나갔다


다음날

주형은 표정없는 인형처럼 움직였다

전날 밤 다시 떠오른 기억때문인지 아니면 감정때문인지 주형은 아무말없이 차키와 집열쇠만 챙겨 핸드폰도 내려놓은채 밖으로 나섰다

'죽어...버릴가?'

원래 살던 집에 도착한 주형은 실끊어진 인형처럼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곳은 주형한테는 자신의 방어처와 같은 곳이였기에 주형은 뭔가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플때 누군가한테서 상처를 받았을때 오는곳이였다

'차라리 죽고싶어'

그는 그렇게 하루종일을 앉아있었다


그날저녁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 누군가 초인종을 울리는 소리가 났다

"누구세ㅇ..."

밖에 서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지훈이였다

술을 마셨는지 걸음걸이가 불안불안했고 눈동자도 초점을 잃은듯 흐리멍텅해졌다

"주형아~"

그러면서 대뜸 주형을 안았다 주형은 술냄새에 잠깐 미간을 찌프렸다가 이내 그를 데리고 주방으로 향했다

얼마나 취했는지 제몸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지훈을 식탁우에 앉히고는 돌아서서 꿀물을 타기 시작했다

숟가락이 유리잔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훈이 주형을 뒤에서 안았다

"뭐하는거야 이거 안놔?"

주형은 갑작스런 지훈의 행동에 놀라 벗어나려고 버둥댔지만 주형이 움직일수록 지훈은 주형을 안은 팔에 더욱 힘을 가했다

"그래 너 맘대로 해라"

주형이 포기한듯 힘을 빼자 지훈은 주형의 등에 얼굴을 묻었다

"좋아해 너를 좋아해 근데 내가 너를 좋아해서 하는 일이 너한테는 비수가 되여서 간것만 같아 미안해 나한테 다시 한번만 기회를 줘 내가...내가 잘할게"

지훈은 주형을 돌려세우고 허리에는 자신의 팔을 둘렀고 뒤통수에는 손으로 받치고는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흡...잠..하읍"

처음엔 주형은 놀라 눈이 동그랗게 되였지만 지훈의 부드러운 키스에 눈을 감았다 자신도 모르게 지훈의 등에 손을 얹었다

지훈은 잠시 입을 떼고 주형을 바라보았다 주형의 눈동자에는 당황과 놀라움이 어려있었고 지훈은 다시 한번 주형한테 키스를 했다

지훈이 입술을 떼기바쁘게 주형은 울면서 지훈의 뺨을 때렸다

"주.."

지훈이 말하려 했으나 주형의 두려움에 조금씩 떨리는 어깨와 눈에서 차오르는 눈물 울지않으려고 아래입술을 꼭 깨문것이 눈에 띄였다 게다가 주형은 상처받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주형아"
"흑..저리가"

지훈이 손을 뻗자 주형은 흠칫하며 몸을 뒤로 조금 물렸고 지훈은 그대로 손을 내렸다

"내가...미안해"

그말 한마디에 주형의 눈물샘은 고장이 난건지 멈추질 않았다

주형의 입장에선 자신이 제일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에서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한테 키스를 당했기에 조금은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대체..나한테 왜이러는거야.흑..."

지훈은 주형의 한마디에 말이 없어졌고 낯빛이 어두워진채 고개를 숙였다

"너가 그렇게 아프다면...그냥 이 계약 파기...할래?"

주형은 눈이 동그랗게 된채 지훈을 쳐다보았고 지훈은 씁쓸히 웃으며 말했다

"너를 찾지 말았어야 했어 그냥 지켜보는것으로 만족해야했는데 너가 너무도 예뻐서 그렇게 할수가 없더라...그래서 너랑 계약한건데 네가 그렇게 아프다면 계약은 파기 할게"

주형은 입에서 "그래"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자꾸만 가슴이 아려와 선뜻 입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주형이 고민하고 있는 사이 지훈은 주형의 집에서 빠져나갔다 식탁우에 갈기갈기 찢어놓은 한장의 계약서만 내려두고 주형의 집에서 나왔다

"아ㄴ..."

주형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때에는 이미 지훈이 간후였다 그는 그제야 식탁우의 계약서를 보았고 가슴이 아려왔다

'왜...기뻐해야하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걸까..왜...왜...'

주형의 두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되였다

"바보같이...또 놓치고 말았어 또....이제야 내 마음 알았는데...바보같이"

그날 주형의 집에서는 미미한 울음소리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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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04 19:30 | 조회 : 3,264 목록
작가의 말
노란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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