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개천에서도 용이 난다

평범하게 노동자로서 살아가던 한 부자지간이 살아가면서 일상 속에서 고심하며 나누었던 사회와 국가에 관한 관심 사항들이 세상으로부터 급작스레 조명을 받으며 사람들의 중심에서 열풍처럼 이야기 되고 있다.

언제나 '이슈' 거리를 필요로 하는 언론과 온라인 상의 국민들 (OC - Online Citizens) 사이에서는 골개조씨의 이슈를 "개조붐" 으로 칭하며 연일 화재가 되고 있는 중이다.

"민주주의 자동화, 공장에서 배우자" , "붕당정치를 끝내줘", "붕당은 븅신만 만든다" , "슈펴 컴퓨터 놀릴바엔 이거라도 시켜" , "니들만의 세상은 니들이나 가" , "국민의 주권을 돌려다오" ,"헌법에 있는 민주주의는 어디있는거니" , "무늬만 민주주의" , "아직도 조선인가벼" 등등의 소재로 여기저기서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는 골개조씨를 국회로 보내자거나 다가오는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등의 여론으로 확산되어 갔다.

한 기관에서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3% 가 우리나라에 실시간 국민 여론수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골개조씨가 다가오는 대선에서 출마 한다면 당선여부에 있어서는 73%의 찬성자중 절반가량이 부정적 이였으며 그 이유로는 첫번째가 지지기반이 없어서 였고 두번째 이유는 국가 안보에 대한 불안 이였고 세번째 이유는 행정 능력의 검증이 없었다는 것이였다.

3~4개에 이르는 소수 야당들은 골개조씨의 영입이 가능한지 의사 타진을 하기 위해서 몹시 분주해 지고 있었고 소셜 네트웍에서는 "개조를 사랑하는 모임" , "골인" , "우리의 골은 국가의 개조" 등의 단체들이 만들어져서 참여 인원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급격히 소용돌이 치는 혼돈스런 상황에서 아들 때려씨는 미묘하게 흥분되면서도 복잡한 심정이다.

언제나 아빠와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도 자신들이 나눴던 대화의 소재들이 이토록 세상의 중심에서 급격히 이슈가 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소용돌이지만 가능한한 멈추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결심을 하고있는 골때려씨, 그동안 자제해온 정치 성향의 발언을, 오늘은 1만의 팔로워들에게 보내기 위해서 타이핑을 시작한다.




투량환주 偸梁換柱

36계 가운데 25번째에 해당하는 병전계(倂戰計)의 하나로, 본래 자리잡고 있던 대들보를 훔쳐내고 기둥을 바꿔치기 한다는 말.

겉으로 보기에는 그대로 이지만 그 핵심과 본질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종국에 가선 승리를 취한다는 뜻이다.

춘추 전국시대에도 여러 제후국들의 중원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은 치열했다.

그들은 각자의 유리함을 택하여 이합집산을 거듭하였으므로 오늘의 정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로 연합하여 싸우기는 하더라도 주도권을 잡기위해 세력을 자기편으로 흡수하기 위한 계략으로서 병전계가 활용 되었다.

물론 정치적 모략으로도 활용 되었으며 진(秦)나라의 환관 조고(趙高)의 예를 들 수 있다.

진나라의 시황제(始皇帝)는 임종을 앞두고 재상인 이사(李斯)에게 맏아들 부소(扶蘇)로 하여금 황위를 잇게 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이사는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부소가 올 때까지 시황제의 죽음을 비밀로 하였으나 환관의 우두머리인 조고는 이사를 찾아가 부소가 후계자로 지목된 사실을 자신과 이사 두 사람밖에 모르니, 막내 아들인 호해가 후계자로 지목되도록 하자는 꾀임 이였다.

그것이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지속하는 방법이라고 현혹한 것이다.
이에 두 사람은 문서를 조작하여 호해를 옹립하고, 부소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조고의 음모대로 황제의 자리를 빼앗고 황제를 바꿔치기 해버린 것이다.


100년전엔 노동자가 체제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노동자들의 혁명' 이 러시아에서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사회주의 혁명' 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체제의 본질이고 중심이 되어야 할 노동자들은 동원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그 변질된 사회주의의 폐혜와 결과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민주주의는 (Democracy = Demos 민중 + Kratos 지배) 현재 어떠한 상황인가,,

아마도 모두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민주주의' 나 '법치주의' 라기 보다는 '금권주의' ( Plutocracy = Ploto 금권 + kratos 지배) 라고 해야 한다는데 동의 할 것이다.

사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 그 본질과 주체의 자리를 찾아내 본적이 없는 미완의 모습으로써, 과거의 왕정 정치에서 서양의 민주주의를 흉내내고 있는 모습이라고 하고 싶다.

고대 아테네에서 시작한 직접 민주주의 정치는 규모가 작은 도시였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참여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도시와 국가의 규모가 커진이후, 대행자와 대표자를 선출하기 시작한 민주주의는 어처구니 없게도 역으로 그 대행자들과 대표자의 역할이 커지고 조직이 비대해 지면서부터 민주주의의 핵심과 본질이 흔들릴 여지를 갖게된 것이다.

우리가 선출한 리더와 대행자들이 진정 우리들을 위해서 일해준다면, 우리가 왜 돌봐야 할 일상을 뒤로한채 거리로 나가서 함성을 지르며 우리의 바램과 요구들을 하늘을 향해 외쳐야 한단 말인가,,,

이미 체구가 커진 생물체는 그 자신의 생존과 그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먹거리를 찾아 헤매기 마련이다.

다향한 이익 단체들의 생리 또한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자제하여 덩치가 줄어 들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공염불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것과 같을 것이다.

여러분 !! 우리는 정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 지기에 ( 밀실정치 ) 우리가 알 수 없었던 것이고,
우리의 일상으로부터 너무 멀리 있었기에( 말뿐인 직접 민주주의 ) 갈 수 없었던 것이며,
우리가 바라는 변화가 너무 더디 오기 때문에( 숨 넘어가는 변화와 개혁 )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변화 시켜야 하겠습니다.

자, 이제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본래의 민주주의 모습을 찾아내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모두 함께 합시다!!

때려씨가 띄운 Philosopher King 의 메세지는 온라인 상에서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며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한계를 공감하도록 만들어 버린다.

여론들의 몰이는 걷잡을수 없이 확대되어 가는 반면 정계와 재계 그리고 학계는 연달아 성명을 내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정치를 훼손하려고 드는 그 어떤 시도도 자신들은 용납 할 수 없으며 그 배후에 어떤 세력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나가야 한다고 으름장들을 부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골개조씨는 매우 동질감을 느끼게하는 편안함과 푸근함이 있다.

서글서글해 보이는 표정과 그것에 걸맞는 차분한 말투는 권위적이거나 한껏 폼을 내는 기성 정치인들 보다는 신뢰감을 불러 일으켰다.

얼굴이 하얗게 기름지거나 광이 나는 정치인들과 달리 검으스레 그을린 낯빛은 고생한 사람같은 이미지로써
노동자의 편이고 서민의 편이라는 느낌을 풍기므로 서민들의 몰표 외에도 중상층의 동정표도 상당히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몇달간이나 지속되고 있는 이 열풍의 주인공인 골개조씨는 매우 상기되고 활력이 넘치면서도 고심의 무게는 무거워 지는 것을 느낀다.

그것도 그럴만한 것이, 동네 구청장 선거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인데 대통령 선거에서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들 때려씨와 테니스를 한판치고 집으로 돌아와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세 가족들은 이야기 꽃을 피운다.

개조씨 -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이러다 진짜 대통령 선거에 나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출마선언 언제하냐고 난리야,, ㅠㅠ

언제나 서글서글 웃으며 보살핌과 모성애의 아이콘인 주부9단 방옥순 여사, 개조씨는 옥순씨가 결혼전에 보여준 순박함과 가정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줄 것 같은 모성애에 반해서 옥순씨와의 결혼에 올인 했었다.

옥순여사 -
아이고, 괜한일 벌리면 사람이 피곤해지고 스트레스 받아요, 정치하는 사람들 욕먹는것 보면 할 일이 아닌것 같은데,,

개조씨 -
그건그래, 어쩔땐 여기저기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너무 피곤하고 시달림을 받는것 같어서 조용히 어디로 여행이라도 갈까 싶다니까,, ㅋ

그런데 이정도면 내 할일은 다했다싶고 접을까 싶다가도 정치인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발끈하면서 내가 끝까지가서 그 꼴들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구,,

그래도 그렇지 공사 현장일 하던 사람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건, 쫌 모양새도 빠지고 국가의 체면과 격을 떨어뜨리는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쩝,,,

때려씨 -
엄마나, 아빠 말이 전부 맞아요,, 그래도 잘못가고 있는 민주주의와 개선되지 않는 불합리를 바로 잡아 보자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자는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지 싶어,, 만약 우리가 주장하는데로 나라가 변해갈 수 있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새롭게 태동하는 셈이되구, 세계 민주주의에 획기적인 모델을 제시하게 되는거라구,,

개조씨 -
야, 너는 아직 젊으니까 의욕이 더 있는거지,, 정치인들 반발하며 협박하는거 봐라, 무섭지도 않던,,? 난 은근히 걱정도 생기더라, 괜히 해꼬지 당할까봐서,,

이렇게 단란한 가족은 허허실실, 허심탄해하게 지난 몇달간의 소회를 치맥으로 풀어 놓으며 다음날 있을 예정인 예비 대선 후보자들간의 토론회를 준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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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23 06:27 | 조회 : 1,0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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