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 「 7 」

사각사각- 사락--
큰방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와 펜으로 뭘 쓰는소리만 들려왔다. 여준은 종이 하나하나 유심히 읽어보고는 그 종이 끄트리에 사인을 하고 있었다. 종이 몇장을 유심이 보다가 찢어버린것도 있었다.

지이잉-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화면을 보니 주호라는 이름이 떠있었다. 전화만 왔을 뿐인데 가슴이 설레었다.

"여보세요"
[내일 안나온다고?]

아까 카톡으로 보낸걸 본모양이었다.마음같아선 가고 싶었지만 내일은 오전11시에 찬갈파와 대면이 있는날이었기에 수업이 9시에 들은 관계로 내일 학교는 쉬어야 할것같았다.

"응, 왜 나 보고싶어?"

말에 웃음기를 담고 물어보았다. 한편으로 이런 농담도 내 심장엔 무리가 오는 말 이었다. 상대방은 장난으로 알테지만...

[... 말을 말자]
"하핫"
[내일 저녁에 시간되면 술이나 마실래?]
"둘이서?"
[애들불러도 상관없고]

설마 내가 이기회를 놓치겠는가?

"아냐 우리끼리 먹어, 걔네오면 시끄럽다. 어디서먹게"
[가게도 괜찮고 내...]

벌컥-!
갑자기 여준의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박효찬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댔다.

"야 이 씹새끼야-!!"

그의 큰 목소리에 잠시 멍때리다가 전화중이 었단건 순간 까먹었다.

"자,잠..아니 ! 장소는 문자로 보내줘!!"

효찬의 목소리를 안들었길 바라며 전화끄는 버튼을 눌렀다. 전화가 꺼진걸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한번 내쉰뒤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핫 잘도 내 벤츠를 타고갔겠다..!!! 내 시트 무사한지 봐야겠어! 차키 내놔!! "

난 호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 박효찬에게 던졌다.

"잘썼다. 부드럽게 잘나가드라"
"씹..나도 몇번 못타본건데..!"

효찬이 차키를 갖고 쏜살같이 방밖으로 나갔다. 잠시 들어왔다 나갔을 뿐인데 뭔가사무실이 더러워진 느낌이 들었다. 차가 꽤나 중요했던 모양이다..그것 보다 내일을 대비해 애들 몇명꼽아놔야할텐데..

"석진아-"

이름을 부르자 밖에있던애 중 한명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네 형님"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해온다.

"내일 오전11시에 찬갈파 애들이랑 만나니까, 여기서 정신 좀 나가있는 애들 100명정도뽑아라"
"네"

손을 휘적 거리자 석진이 방밖으로 나갔다. 지금 바로 애들 물색 하겠지. 다시 시선을 종이 뭉치에 돌렸다. 사인하는것과 찢기를 반복하자 시간은 기다림 없이 앞으로 쭉쭉 나아갔다.



"끝났다.."

기지개를 한번 쭉펴자 허리에서 뿌드득하고 소리가 났다. 시간을 보자 새벽2시가 훌쩍넘었다. 밖에 아직도 서있을 애들한테 이만가보라고 말했다. 문이 열리고 애들이 하나둘 들어와 인사를 말한뒤 일제히 나갔다.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라이터를 켰다.

"하아.."

일에 매달리다가 끝나면 항상 피는 담배지만 오늘은 꽤나 달콤 했다. 폐속에 드나드는 연기를 입밖으로 내뱉고 다시 들어마시고 내뱉고를 반복하니 이제피울수없는 선까지 다다랐다. 미련없이 손에있던걸 버리고 새로 한개비 더꺼냈다. 그렇게 방안에 흐릿한 연기만이 피어올랐다.






"규칙은알고있지? 손으로만 싸우고 무기를 쓰는 새끼는 모가지 날아갈준비하고"

백몇명이 있는가운데 조금더 높은위치에있는 단상에 이쁘장한 남자가 서있었다. 이 가운데 이번에 들어온 애들은 단상위의 남자를 꽤나 우습게보는모양인지 지들끼리 키득거린다.

"큭 저남자 뒤대주고있는 남자아냐?"
"그럴수도 큭큭. 아님 어떻게 저자리에 올라 갔겠어?"
"거기둘"

단상위의 남자가 키득거리고 웃고있던 두사람을 지목한다 웃고있던얼굴이 순간 싸해졌다.

"데려와"

벽쪽에 있던 두사람이 둘을 끌고 데려갔다. 끌려가는 둘의 얼굴은 경직되어있고 식은땀까지 흘러내리는중이었다. 이쁘장한 얼굴을 가지고 호리호리한 몸을 가진 남자앞에 두사람이 서있었다. 그 남자보다는 키가 컸지만 무언가의 압박감이 그둘을 내리눌렀다.

"그곳에서 도망갈시에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지"

큰소리로 아래있는 백여명의 부하에게 말을 한뒤 앞의 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발을 휘둘러 한사람의 머리통을 찼다. 다리가 유연하게 그의 머리를 차고 그옆에있던 남자의 머리도 연달아 찼다. 머리를 맞아 휘청거릴때 복부를 한번씩 밟아준뒤 주머니에서 칼를꺼내 정수리 쪽을 찍어버렸다.
두개골이 꽤나 단단한데 저렇게칼을 한번에꽂을려면 순간 내리꽂는힘이 필요했다. 그렇게 한명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고 다른 한명도 똑같이 정수리에칼을 꽂았다.

칼을 꽂는 그의 얼굴은 무표정이었고 숨한번흐트러지는 일이 없었다. 시체2구는 애들이 올라와서 바로 치웠다. 어떨결에 피를 뒤집어 썼지만 밑에 서 있는애들중 나를 몰랐던 애들은 얼어붙어버렸다.

" 그러니 도망가면 저둘처럼될수도 아님 더 잔혹하게 될수도 있다는걸 당부한다. 내가 감독관이니 잘 알아두도록"

그말을 끝으로 찬갈파와 만나는곳으로 가라고 명령한뒤 단상을 내려왔다.



「 7 」
큰창고안에는 2백명가까이 되는 사람들가운데 키와 근육이 잘 짜여있는 남자와 작고 빈약해보이는 남자가 마주보며 서있었다.

"그럼 이번에도 잘 부탁하지"
"나야말로"

손을 뻗어악수를 하는데도 찬갈파쪽 박효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한화파쪽 한여준은 그를 올려다보더니 자기도 똑같이 힘을줬다. 마주잡고 흔든뒤 손을 놓은 그즉시 싸움이 시작 되었다. 뒤에서 지켜보는 입장인 효찬과 여준은 도망가는 애들은 무참히 죽여버리고 도망가지않고 앞에애들을 방패막 으로 쓰는 것들은 그안으로 밀어버렸다. 주먹만을 쓴다해도 명치쪽을 맞으며 죽을수도있고 기절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자기들의 실력이 볼품없어서 죽은것이니 자신을 탓해야한다. 한창 애들 싸우는걸 지켜보는데 내뒤에서있던 석진이 내 뒤로 와서 형님 이라고 말하며 날 부른다.

"왜"

석진이 고개를 살짝 숙인채 좀 뜸들이며 말해왔다.

" 그, 어제 여자 있잖습니까.."

이번에 들어왔다던 여자 애인가보다. 어제 저녁 방안으로 보내라했는데 ... 까먹었네....

"지금 왔다고 합니다.."

시간 개념이 없나보군..

"데려와"
"네"

석진은 바로 밖으로 나가서 여자 한명을 데려왔다. 머리카락은 허리까지오고 얼굴은 꽤나 이쁘게 생겼다. 왜 이쪽세계에 들어 온걸까.. 물론 우리쪽에도 실력좋은여자가 있긴하다만.. 여자가 내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여자의 정수리를 한번보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모아 한손으로 잡았다. 반항은 없었다. 피가 덮어진 칼을 들어 머리카락을 숏컷으로 잘라버렸다. 여자가 고개를 들자 허리까지 오던 가지런한 머릿결은 이내 턱선까지 오고 삐뚤바툴하게 잘려있었다.

"거슬려"
"네.감사합니다"

눈치가 있고 복종을 잘하는 여자였다. 만약 나에게 따지거나 울었으면 그대로 내보내려 했으나 여자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그녀의 표정이 마음에 들어 시간을 어긴건 잊는셈 해도 괜찮을듯했다.

"좋군. 실력 기대하지"

그말한마디를 남긴채 다시 싸우고있는 애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자는 그말을 알아들었는지 내가 고개를 돌린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남자들이 모여 몸싸움을 하는곳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튀는 애가 있길래 관자놀이에 칼을 꼽고 눈을 짓밟았다. 순식간에 즉사한건 말을 안해도알았다.
찬갈파의 효찬이랑 눈이 마주쳤다. 환하게 한번웃어주자 인상을 찡그리는게 보였다. 자동차 일때문에 여전히 화가 나있나 보다. 피식한번웃고는 이 지루한 싸움이 끝나기 까지 기다렸다


"그만"

크지않는 목소리였지만 싸우고 있던 찬갈파와 한화파는 싸우는걸 멈췄다. 여준의 옆과 효찬의 옆은 시체가 수두룩했다. 싸움도중 죽은애들도 데려와서 눕혔지만 그둘이 죽인애들도 많았다. 여준과 효찬은 눈짓을 교환하고 자신의 파끼리 나누어 좀 심각한애들은 병원으로 보내고 괜찮은애들은 죽을애들은 업고 묻어주러 가야했다. 그때 여준의 눈에 여자가 비췄다.

"호오.. 살아남았군"

그말은 그녀에게도 재능이있다는것. 석진을 불렀다.

"쟤 그거 작성하라하고 너 밑으로 넣어라"

"네 알겠습니다"

"아 오늘 살아남은 애들이 몇이지?"

"아마 저희쪽은 68명인걸로 압니다"

고개을 끄덕으로 손짓으로 볼일이 끝났다고 말하듯 휘휘 저었다. 석진은 고개를 한번끄덕이고 죽은애들은 실으러 갔다. 이 뒤는 아마 알아서 처리하겠지. 고개를 돌려 문밖으로 나갔다.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하늘이 벌써 어두워지고있었다. 여름이 끝나간다는 느낌에 새삼 가을임을 느끼고 집앞에 차가 멈춰서는게 느껴져 나갈려고 했는데 집앞에 누가 서 있었다. 왜 쟤가.. 오늘저녁에 약속있는데..

"차돌려 그냥 사무실로간다"
"네"

운전을 맡고있는 사람은 이번에들어온 애중 한명이다. 그의 얼굴을 보자 차가 떠올라서 운전을 하라고 명했다. 당황한듯 했지만 알겠다고 말한뒤 그 뒤 내 운전기사를 하고있다.

"남식아"
"네"
"운전학원 어디서 다녔냐"
"네?"
"운전학원"

내가 말을 잘 안거는데 갑자기 걸어서 잠시 당황했나보다.

"아, 그, 그 여기서 가깝지는 않은데요.. "

그의 옆에 보조좌석에 있던 철현이 물어왔다

"따실려고 그럽니까?"
"응 이참에 지금 따버릴까"
"지금 당장은 무리더라도 일주일안에는 될것같네요"
"음"

여준이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정했는지 운전기사인 남식이 한테 다시 말했다.

"목욕탕으로"






우선 곳곳에묻어있는 피를 없애고 옷은 트렁크에 있으니까. 혼자 끄덕거리고는 피가 제일 많이 묻은 겉옷은 벗어버렸다. 철현이 열어준 문으로 나오고 나직히 말했다.

"가자"
"네"

뒤에 두 덩치를 데리고 목욕탕입구로 들어갔다. 꽤나 오래된 곳인지 금이 간곳도 있었고 계단에도 더러운것들이 붙어 있었다. 찡그린눈으로 그 이물질들을 피하며 계단을 올랐다. 목욕탕은 2층이었는데 들어서자마자 의자에는 자기 아내를 기다리는 좀 나이가 들어보이는 남자들이 간간히 앉아있었다 옆에 조금큰 아들을 데리고 있는 사람도 보였다. 카운터쪽으로 가는 도중 시선은 느껴졌다. 내뒤를 따라 붙어있는 덩치 때문이겠지.. 카운터앞에 멈춰서자 시선은 떨어졌다.

"성인 3명이요"

돈을 내려 지갑을 꺼내자 옆에있던 남식이가 내옆으로 급하게 다가왔다.

"형님 제가 내겠습니다!"

방금 들어온 순간 날 돌아봤던 그 눈길이 다시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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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24 07:02 | 조회 : 2,399 목록
작가의 말
어운

잠시 순위권에 들었엇는데 기분이 좋더군여 ㅠㅠ 봐주시는 독자분들.. 글도 잘 못쓰는데.. 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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