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19)

#07

목을 감싸고 있는 벨트를 무시한 채 급하게 그의 차로 향했다. 운전석에는 그의 개인비서라고 하는 사람이 앉아있었다. 윤석은 짤막하게 자신의 집으로 가라는 말을 한 뒤 허겁지겁 입을 맞춰왔다. 백미러로 보이는 비서의 표정은 이런 일에 익숙한 것 같았다. 그것도 신경 쓸 겨를 없이 셔츠 안으로 손이 들어와 위쪽으로 올라왔다. 유두를 꼬집는 그의 손길에 신음을 작게 뱉었다. 자꾸만 입안 깊이까지 들어오려는 혀와 유두에서 느껴지는 감각만으로도 갈 것 같았다. 그는 갑작스레 입술과 손을 떼내었다. 미칠듯한 감각이 사라지자 눈을 크게 뜨며 현윤석을 쳐다보았다.

"애무할 시간이 없는데, 도착할 때까지 이걸로 뒤나 풀고 있을까요?"

현윤석은 어디서 꺼낸 건지 모를 딜도를 손에 쥐고 웃으며 말했다. 내 대답 따위는 자신의 의견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듯 이미 바지를 벗기고 있었다. 일주일 만에 하는 몸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자극에 빠르게 달아올랐다.

"엉덩이 더 올려."

엎드려서 시트에 얼굴을 붙인 채로 엉덩이만 추켜올린 자세가 되었다. 꽤 창피한 자세였지만 이성은 날아간지 오래였다. 애널에 닿는 차갑고 낯선 감촉에 흠칫 떨었다.

"조금만 넣어줄 테니 알아서 움직여."

자신 보고 알아서 움직이라는 말을 한 뒤 딜도가 살짝 들어와 입구를 긁었다. 허리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속 안쪽 끝까지 넣으려고 허리를 열심히 흔들었지만 닿지 않는 느낌에 힘이 자꾸 빠졌다.

"흐응.. 더 깊게 쑤셔줘..."

"싫은데? 깊게 쑤셔주면 혼자 느끼고 갈 거잖아."

찰싹-
"으읏!"
볼기를 손바닥으로 때리며 말하는 윤석에 의해 소리를 내며 몸이 크게 휘어졌다.

"네 입과 더러운 구멍에는 내 정액으로 채워주고 싶어. 너도 내 좆이 좋아서 나 만나는 거 아니야?"

찰싹-
"흐응!"

"대답해! 주인 말을 무시하는 거야?!"
찰싹-

집에 다 도착했던 것인지 차는 멈춰있었고 앞 좌석에 타고 있었던 사람의 인영은 이미 사라져있었다. 크게 호통치는 목소리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몸을 덜덜 떨었다. 하지만 그에게 말해야 했다. 자신은 현윤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계속 현윤석이 생각난 것도, 그의 연락을 기다린 것도 그냥 성욕을 풀기 위해서라고.

"우응.. 흐으... 맞아. 나는 네 좆이 좋아서 만나는 거니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벨트를 풀었다가 제법 목을 조이게 감쌌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래. 네가 좋아하는 거 먹게 해줄게."

금방 벨트가 잡혀서 그에게 차 밖으로 끌려갔다. 끌려가지 않으려 할수록 벨트는 자신의 목을 더 옥죄였다. 이러지 말라고 할 때마다 현윤석은 도와주지 않는다고 협박했다. 한없이 펼쳐져 있었던 정원을 빠르게 가로질러 그의 집안에 들어왔다. 현윤석의 집을 감상할 틈도 없이 그는 현관으로 저를 넘어뜨렸다.

"일어나요."

평소보다 굳은 표정과 낮은 목소리에 무릎에서 올라오는 찌릿한 고통에 덜덜 떨며 일어났다. 그는 그것을 보더니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있잖아요. 내가 구원 씨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냥 단순한 소유욕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 잘 몰랐으니깐요. 근데 이제 알 것 같아요. 나는 당신을 좋아해. 아마 구원 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을 거예요. 좋아해요. 좋아해."

자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뻔했다. 그가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했다. 애써 부정하던 것이 확실하게 다가오니 무서워졌다. 날 쳐다보는 시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도망가고 싶었다. 지금 그를 바라본다면 나도 좋아한다는 말이 나올 것 같고, 행복하다는 기분을 느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 나 혼자 행복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 낯선 곳에서 죽을 때까지 지내야 하는 형은 얼마나 불행할 것인가. 형을 구원해주기 전까지는 자신도 불행해야 했다.

"미.. 안 해요."

"차였다는 기분이군요. 이런 기분이. 그래도 저는 좋아할 겁니다. 최구원 그쪽을요."

천천히 그와 눈을 맞추었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정신을 놓고 싶었다. 현윤석이 뱉는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않도록.

"현윤석 씨, 밀렸던 일주일치 빨리할까요? 제가 꽤 배고프거든요."

그의 목덜미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현윤석과 눈을 마주했다. 아무런 감정 없는 시선으로 부딪혔지만 돌아오는 시선은 뜨거웠다.

"그래. 진짜 너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구나."

"이제 알았어요? 말했잖아. 나는 그쪽 좆이 좋아서 만나는 거라고."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았지만 그것을 무시했다. 차라리 그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혼자만 아플 테니 그는 아픔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모든 걸 짊어질 테니 그는 질렸다고 싫증 내며 나를 떠났으면 좋겠다.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게.



옷이 차례대로 벗겨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빠르게 알몸이 되자 서늘한 공기가 몸을 스쳤다. 현윤석은 딱딱해진 유두를 튕기고 꼬집었다.

"구원아. 좋아?"

"아.. 좋아..."

"이렇게 젖꼭지를 만지는 내 손길도 좋고 내 자지도 좋아하지?"

"우, 읏, 몰라아..."

눈가에 입을 가볍게 맞추기 시작하여 입술로 천천히 내려와 부드럽게 입을 맞춰왔다. 쪽쪽거리는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평소보다 다정한 그에 의해 숨이 가빠지고 빠르게 몸이 뜨거워졌다. 적응이 되지 않는 그의 다정한 손길 탓에 미칠 것 같았다.

"평소대로, 해, 읏, 제바알."

"왜? 나는 원래대로 하는건데."

짓궂게 웃으며 제 성기를 문질렀다. 귀두를 손으로 살살 문지르고 성기를 쥐고 앞뒤로 움직였다. 큰 자극에 현윤석에게 안겨 몸을 떨었다.

"구원아. 좋아해. 네 입술도, 손도, 말랑한 자지도 다 내 거야. 좋아하고 있어, 구원아."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그의 말을 듣지 못한 척 교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현윤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은 심장에 푹푹 박혀왔다. 얼마 안가 그의 손에 토정했다. 손바닥에 정액을 모아 자신이 보란 듯이 혀로 할짝였다.

"그런 거... 먹지 마......"

"귀여워."
부드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예쁘게 웃는 탓에 얼굴이며 귀며 모든 곳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심장이 더욱 세차게 뛰었다.

"그쪽은 얼마나 예쁜지... 아세요..?"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윤석은 소리내어 웃으며 허리를 안았다. 그의 하반신 위에 앉아 얼굴을 가슴에 묻고 있자 심장소리가 내게로 느껴졌다. 자신과 똑같이 빠르게 뛰었다. 그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숨을 내쉬고 있을 때 힘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쁘다면서, 나랑 똑같이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왜 날 안 좋아하는 걸까."

"좋아하지.. 않아도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슬퍼하지 마세요."

허리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이 가해졌다. 얼굴을 살며시 들어 그의 예쁜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모든 것이 완벽한 그가 저를 좋아한다는 것은 벅찬 것이었다.

"자, 네가 원하는 대로 이제 밀렸던 일주일
치 해줄게. 네가 넣고 마음대로 쑤셔."

윤석은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성기를 쥐고 애널에 맞추었다. 입구 안으로 귀두를 들이밀었다. 뻑뻑한 그곳은 큰 것이 들어오려 하니 찢어질 듯 아팠다. 반도 넣지 않은 채 고개만 휘젓고 있는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 아래로 내리찍었다.

"아.., 악, 아으, 아파.."

"괜찮아. 괜찮으니까 힘풀고 움직여. "

뭉근하게 허리를 손으로 문질러주자 힘을 풀고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였다. 점점 고통은 쾌락으로 자신을 찾아왔다.

"으, 흐앙, 아, 으, 깊어, 아앙, 좋아, 하응...!"

"헉.. 그렇게, 큭, 좋아?"

"응!, 으응, 좋아 죽을 것, 후응, 같아."

제 무게 때문에 더욱 깊게 들어와 제 속을 헤집었다. 허리를 움직이는데 한 번씩 퍽-하고 전립선을 강하게 쳐올리는 탓에 자세가 무너졌다. 힘이 들어 움직이는 것을 자꾸 멈추자 그는 자세를 바꾸어 내가 밑으로 가게 했다. 그런 다음 천천히 애가 타게 피스톤질 하기 시작했다.

"아, 악, 하앙, 이렇게, 하지, 마."

"그럼 어떻게 해줄까? 말해봐. 나 진짜 몰라서 그래."

알면서도 저러는 그가 미웠지만 내가 말하지 않으면 절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기았다. 이성보다는 몸의 본능이 더 앞섰기에 말은 쉽게 나왔다.

"안이 부서지도록 세게 박아줘. 거칠게 헤집어줘...! 하앙, 후으, 흐."

자신이 좋아하는 곳만 빠르게 찌르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허릴 움직이고 신음을 냈다. 정말 좋았다. 현윤석, 당신을 좋아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어떻게든 삼켰다.

"역시 나는 네 방에서 섹스하는 게 좋아."

"응, 으, 무슨, 하으, 말."

"네 냄새가, 가득하거든. 얼마나, 좋은데."

대꾸할 수도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그의 허리 짓에 맞추느라 정신없었다. 자꾸 저와 다르게 박자를 맞춰 박아대어 눈썹을 찌푸리게 했다. 눈앞에는 별이 핑- 도는 쾌감에 사정감이 몰려왔다. 그도 허리 짓에 박차를 가했다.

"구원아."

"최구원."

"후으, 왜..!, 하윽."

"좋아해."

윤석의 고백을 들으며 그가 제 안에 사정하는 것을 느꼈다. 길고 긴 밤은 이제 시작이었다.


1
이번 화 신고 2017-02-12 09:45 | 조회 : 3,563 목록
작가의 말
재나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