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9)

#01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고 상체를 올려 앉았다. 그와 동시에 허리에서부터 올라오는 아픔과 엉덩이 골 사이로 흐르는 정액이 느껴졌다. 불쾌한 느낌에 얼굴을 찌푸렸다. 어느 정도 숨이 가다듬어지고 씻기 위해 일어났다. 방에 나 혼자 있는 것을 보면 어제 섹스가 끝난 뒤 내가 정신없이 잠든 사이에 놈은 씻고 나간 것 같았다. 아픈 허리를 이끌고 욕실로 들어와 거울 앞에 섰다. 거울을 본 나는 경악에 찬 얼굴로 점점 바뀌었다. 몸 전체에 키스마크가 새겨져 있었고 양쪽 손목은 약간 멍이 들어있었다. 밤에 치른 정사의 기억이 내 머릿속을 점점 지배해갔다.


*
모텔방에 들어서자마자 입술을 잡아먹듯이 입을 맞춰왔다. 오늘 놈은 기분이 나빠보였다. 오는 길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무표정으로 묵묵히 운전만 했다. 평소같으면 몸을 더듬고 질 나쁜 농담을 던지며 자기 혼자 낄낄 웃었을 것이다. 침대 위에 왔을 때 상의는 다 벗겨져 있었다. 바지를 벗기면서도 입안을 휘젓는 혀는 빼지 않았다. 치아를 훑고 입천장을 혀로 살살 긁으며 혓바닥도 꾹꾹 눌렀다. 입안에 가득한 놈의 향기와 느껴지는 자극이 내 몸을 달아오르게 했다. 신음소리가 맞물려진 입술 안에서 울렸다. 그가 입술을 떼자 타액이 길게 늘어졌다. 바지와 팬티는 벗겨진지 오래였고 어느새 놈의 셔츠가 벗겨져 탄탄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 몸이 드러나 있었다.

"구원 씨는 정말 음란해. 키스밖에 안 했는데 이렇게 좆을 발딱 세우고 있다니."

"흐으.."
세워져있는?성기를?손으로?거머쥐는?현석?때문에?신음이?새어 나왔다. 신음소리를 들은 현석은 살짝 미소 지으며 앞뒤로 손을 움직였다.

"하아..그만..흣..."
"그런 표정으로 그만 해달라고 해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는거 알잖아요. 애원해봐요. 천박한 구멍에 질척한 정액으로 흘러넘칠 때까지 싸달라고."

계속 입을 다물고 있자 눈썹이 일그러지며 놈은 목에 이를 박아 넣었다. 목에서부터 점점 내려오며 구석구석에 흔적을 새겼다. 달뜬 신음을 내며 손으로 그를 밀어냈지만 나의 두 손목은 쉽게 잡혔다. 손목을 위로 올린 채로 애무를 받고 있는 몸은 이미 뜨거워질 데로 뜨거워져있어 녹아버릴 것 같았다.

"아직 넣지도 않았는데 질질 싸면 어떡해요. 아 내 좆을 빨리 먹고 싶어서 재촉하는 건가?"

"아니야...읏.."

"뭐가 아니야. 내가 말한 대로 빨리 애원해봐요. 배고프잖아. 응? 정액 못 먹어서 안달났잖아, 지금. 그치?"

회음부 사이로 뜨거운 것을 비볐다. 몸은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었고 그의 것이 빨리 들어오길 원했다. 하지만 계속 들어오지 않고 스쳐 지나가기만 해서 더 안달이 난 몸은 그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 짓을 했다.

"구멍에 질...척한 정..액으로 흘러넘치게...하앗!!"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지만 다리가 양옆으로 확 벌려지고 아랫배로 뜨겁고 큰 것이 빠르게 들어왔다. 몇 번을 받아들여도 적응이 되지 않는 그의 성기는 눈앞을 하얘지게 만들었다. 현석은 자신의 성기를 조이는 내벽 때문에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허리를 뒤로 물러 귀두를 입구 끝에 걸릴 정도로 뺀 다음 다시 세게 박아왔다. 골반을 손으로 쥐어잡고 빠르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응,핫,하아,아흣"

밀어 넣을 때마다 신음이 절로 나오고 머릿속에는 별이 핑핑 돌았다. 더 강한 쾌락을 원하는 몸은 그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움직였다. 구원은 현석의 목에 팔을 걸었다. 매달려 하염없이 흔들렸다. 팔이 떨어지려 할 때마다 윤석이 팔을 올려줘서 목에 매달리게 했고 구원은 윤석의 귀에 신음을 마구 퍼부었다. 허리 짓을 몇 번 더 한 뒤 강하게 푹 박아온 순간 안에 따뜻한 것이 퍼졌다. 그 느낌에 구원도 사정했다. 구원이 정신을 놓고 있자 구원의 귓가에 저음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제 시작이에요. 배가 볼록 튀어나올 때까지 싸줄 테니 한 방울도 흘리지 마요."
몸이 뒤집혀지고 까무룩 정신을 놓았다.
*

그는 마치 발정 난 짐승 같았다. 4번이나 했고 내가 정신을 잃으려고 할 때마다 엉덩이를 때리고, 유두를 꼬집고, 구멍을 찢어지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관계 중에 계속 저속한 발언을 귀에다 아낌없이 퍼부었다.

'헐렁하잖아, 더 조이란 말이야! 게걸스럽게 정말 잘 먹네요. 그렇게 맛있어요? 만져봐요. 구원씨 구멍에 들어와 있는 거. 제 것만 드세요. 알겠죠?'

그가 했던 말들이 생각나자 저절로 귀랑 볼이 붉어졌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씻었다. 내벽 안에 정액을 빼내느라 씻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씻고 나오자마자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려왔다. 핸드폰을 주워 액정을 들여다보자 현윤석, 그 놈의 이름이 떴다. 받고 싶진 않았지만 또 만나면 지랄해댈게 뻔했고 받을 때까지 계속 전화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

"여보세요."

[변호사님, 다 씻었어요?]

"네."

[빨리 준비하고 나와요. 데리러 왔으니까.]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끊어진 전화를 쳐다보다가 나갈 준비를 마쳤다. 준비는 다 끝났지만 일부러 30분을 늦게 나갔다. 밖으로 나가자 바로 앞에 차가 있었다. 차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안경을 쓰고 서류를 보고 있는 현석이 보였다. 인기척을 느낀 건지 서류를 내려놓고 나를 쳐다보았다.

"늦게 나왔네요?"

"아, 뭐."

"사무실로 가요?"

"네."
무심하게 대답하자 그는 시선을 돌리고 차를 움직였다. 집에 들러야 했지만 사무실이 여기서 조금 더 가까웠기 때문에 바로 가기로 결정했다. 안경 쓴 모습은 꽤 맘에 드는 얼굴이었다. 간간이 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보면 좀 곤란한데."

대놓고 본 것인지 그와 눈이 마주쳤다.

"왜요. 또 먹고싶어요?"
그럼 그렇지. 눈을 돌려 창문을 쳐다봤다. 뭐가 좋다고 실실 웃으며 가는 내내 옆에서 귀가 달아오를 말들만 골라서 했다. 기어이 펠라를 시키고 남김없이 다 마시게 한 후에야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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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1 22:38 | 조회 : 5,550 목록
작가의 말
재나

장편일 예정이고 수위가 많을 예정입니다...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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