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물의 정령왕.




4화


"너희들...정말......."



몇 센치만 더 움직였어도 실명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건지,

그저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즐거운 실프들은 휴안의 주위를

빙글빙글돌았다.



"됬어..말을 말자고,"


쓰디쓴 한숨을 쉬며 깔끔하게 잘려버린 앞머리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휴안에게 실프들이 물었다.



[인간인간, 그러고보니 인간한테서 꽃의 향기가 나.]

"꽃? 꽃은 먹은적 없는데,"



뭘 묻던 생사와 직관되는 휴안의 짠한 대답이였지만,

정령들에게는 신경쓰이지 않는듯,의뭉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하지만 정령의 향기가 나는걸 인간에게서는,]

[맞아맞아, 꽃의 정령이야 인간은?]

[우린 네 향기가 좋아!]

"음....잘 모르겠어, 물어볼 곳도 없고."



어느덧 평평한 돌 위에 앉아서 몸을 말리고 있던 휴안은

생전 듣도보도못한 꽃 향기가 난다는 말에 의문을 가졌다.

그러자 나이아스가 말했다.



[이 인간은 보통인간들과 다른걸, 우리 모습과 목소리까지 듣잖아!]

[그럼 정령인가?]

[그런가?]



나이아스들의 오크 짖는 소리로 치부해버린 휴안은 휴안을 정령이라

결론짓는 것을 보고는 한심하게 바라보다 뒤로 누워버렸다.



"무슨 오크같은소리야 정말..그리고 인간이 아니라 휴안이라고, 휴안."

[휴안! 휴안이래 휴안!]

[휴안이야? 휴안!]



아- 정말시끄럽다.

고 생각하고 있던 휴안은 멍하게 하늘을 보다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그럼 휴안, 정령왕님께 물어보는건 어때?]

[맞아맞아! 휴안이라면 불러내실 수 있을거야!]

"에, 정령왕?"





정령왕,

4대원소로 나누어져 있는 정령들에게는 각각 그들 위에 군림하는

왕이 있었으며, 그들을 정령왕이라 일컬었다.

물의 왕 엘퀴네스,불의 정령왕 이프리드, 땅의 정령왕 노아스,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

그들의 힘은 인간과 이종족들의 세계인 바르시안에서의 신과 같았고,

하급 정령에 비해 불러내기도 그들의 힘과 비례하여 어려웠다.

1000년에 한 두번, 그조차 버거워 소환자들은 제 명을 못채우고 죽기 일수였다.




[우리들의 왕이야!]

[하지만 무서워..]

[그래도 힘도 막 쎄시구, 엄~청 오래사셔!]

[그리고 아름다우시지!]



정령들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는 그들을 소환할때는 재능과, 자연과, 마나와 운이

한자리에 모여야된다는 중요한 설명은 못들은채,

휴안은 호기심에 차 정령들에게 말했다.



"그럼 어떻게 불러내는데?"

[어........]

[그...게........]



계약도 천년에 몇번 이루어지지 않건만,

심지어 하급정령인 나이아스들과 실프들이 소환주문을 알리가 만무했다.



[기도하면 되지 않을까?]

[맞아맞아! 휴안은 특별하니까 !]

"..뭐냐 그게.."


식은땀을 가장한 물방울을 어이없게 바라보던 휴안은

한번만 믿어준다는듯 말했다.


"그래, 한번쯤은 해보지뭐!"


노예도 아닌 평민이지만 평일 할 농사도 뭐도 없는 휴안은 남는게 시간이였다.

심지어 오늘은 배도 채웠으니 몸과 마음이 풍족해져 여유로운 상태였던

것이였다.



"그럼 뭐라고하면될까?"

[여기여기 개울이 있으니까 나이아스는 물의 정령왕님을 불러냈으면 좋겠어!]

[우리의 왕 엘퀴네스님이셔,]

[실피드님도 있으신데....]



또박또박 말하는 나이아스들에게 반박할 방법이 없는듯

실프들은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나이아스들의 말을 들은 휴안은 고민하다가, 이내 웃으며


"좋아! 지금해볼게."


'어차피 안될거 같은데뭐,'


하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그렇게 역사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신이 씻었던 개울 앞에 서서는 휴안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바람이 멈추고, 물이 일렁이지 않는 순간에

정령들은 모두 말을 멎었다.

휴안의 눈이 살포시 감기고 두 손을 모으는 순간에

젖은 머리가 차분이 가라앉고, 그에 비쳐들어오는 햇살과 어울리는

나무들이 고요함에 동조했다.

그 아름답고 경건한 순간에 휴안은,


'그...저...제가 뭐...될거라고..생각은 안하지만,

이렇게 빌어봅니다. 한번만 나타나주셨으면 좋겠네요.

바보같은 작은 유령들은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물의 큰유령님이 궁금증이라도 해소해 주셨으면 합니다!..'


하는 한차원 낮은 소원을 빌고있었다.

그순간,







촤르르륵-






[누가 유령이라는거냐? 얼간이같은 인간,]




그때, 물의 정령왕 엘퀴네스가 소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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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2 01:01 | 조회 : 909 목록
작가의 말
nebuia

무지한 휴안..(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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