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아..여긴.."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네,'
나이아스들을 따라간 곳에는 생각보다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절벽 아래였다.
"애초에 절벽아래에 이런 공간이 있는줄 몰랐는데,"
[당연하지! 여긴 인간들이 안오는곳이야!]
[바보들, 떨어질까봐 무서운거아냐? 꺄르르-]
'당연하지, 누가 너네같은줄 아냐'
하고 나이아스들을 착잡한 눈으로 바라보던 휴안은 이내 근처를 둘러보았다.
절벽 바로 옆의 동물들의 길을 따라가야만 내려올 수 있는 이곳은
울창하게 나있는 나무들 사이로 내려쬐는 햇빛이 경관을 이루었다.
따사롭게 불어오는 나무들 사이, 적당하게 형성된 개울과 그와 어울려
먹음직스럽게 달려 있는 과일들은 휴안의 집과 같은 산이 맞는지 의심해볼만했다.
[어? 오랜만이야!]
한참 허겁지겁 과일을 먹고 있던 휴안은
새롭게 등장한 시끄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하얀 유령이군..'
전편에도 말했듯이 교육이라곤 받아 본적 없는 휴안은
정령보다는 유령이라는 생각이 좀 더 강했고,
어렸을때부터 불이 있는곳, 빨간 유령 등의 개념이
잡혀있던 것이였다.
휴안이 멍하게 보는 것도 모른채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실프와 나이아스들은 휴안이 저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호기심을 가졌다.
아마, 실프를 통해 자연체의 정령을 볼 수 있다는 유일한 인간이 나타났다는 소식은
전 대륙과 정령계까지 퍼지겠지만,
그를 알리도 없고 무관심한 휴안은 우적우적, 과일만 먹을 뿐이였다.
"아- 배부르다,"
그 체구에 다 들어갈까 싶을 양을 먹고 나서야 멈춘 휴안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자
본격적으로 몸상태가 신경쓰였다.
'역시..씻어야겠지..'
저 혼자 착잡한 눈으로 자신의 몸을 보던 휴안은,
옷도 벗지않고 한번에 개울에 들어갔다.
풍덩-
"으 차가워!!!"
초봄인걸 잊은 건지, 따뜻해지지도 않은 날씨에 물에 뛰어들었던 휴안은
들어간지 1초도 안되어 후회하고 있었다.
[꺄르르- 멍청한거봐 !]
[역시 인간이야!]
역시 아까 먹었어야됬다.
라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던 휴안은 떨리는 몸을 주체하고는
대충몸을 씻어냈다.
그러다 물속에서 거치적 거리던 앞머리를 보던 휴안은,
"헤- 앞머리도 긴데, 어쩌지?"
[그거 우리가 해줄까?]
[내가 할 수 있어!]
더벅머리의 웃기는 인간이 눈도 안보인채 혼자 물장구치며 있는걸 보고
호감이 들었는지 실프들이 선뜻 저들이 어떻게 해주겠다 하였다.
"니네가 어떻게?"
[이렇게!]
서걱-
순간 날카로운 바람이 휴안의 눈앞까지 다가왔고,
앞머리만 가른채 사라졌다.
-풀썩..
곧이어 앞머리가 후두득, 떨어졌고
머리카락 뒤에 가려져있던 휴안은 멍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너희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