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알오물) - 02.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현우의 눈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파르르 떨렸다.

오메가라는 사실을 숨기고 베타인 척을 했더니 어쩌다 이곳으로 발령을 받은 것뿐이었다.

나름대로 집에서 가깝고 억제제를 먹기만 하면 들킬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에 계속 일하고 있었다.

현우는 나름대로 꼼꼼한 사람이었기에 억제제를 잊을 일은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 채 우물거리는 그의 모습에 상하는 튿어낸 단추를 바닥으로 던졌다.

단추가 바닥에 닿아 빙그르 돌더니 이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잠시 단추에 시선을 주던 상하가 현우 쪽을 바라보지도 않은 채 말을 툭 내뱉었다.

“쌤을 당장 어떻게 할 생각은 없어요.”

무관심한 듯 보이는 말에도 현우는 안심하지 못하고 제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방금 닿았던 입술의 감촉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상하가 허리를 숙여 단추를 주웠다.

무슨 장난감이라도 쥔 것처럼 말없이 단추를 만지작거리던 상하가 갑자기 현우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풀어진 눈이 곧 울 것처럼 울망울망했다.

“쌤이 먼저 부탁하기를 기다릴 뿐이지.”

문득 상하의 눈이 초승달처럼 휘었다. 착각인 듯 그의 얼굴은 꽤나 기뻐 보였다.

나직하게 읊조려진 말에 현우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 버렸다.

상하는 그쪽에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자그마한 단추를 닳을 정도로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 태연한 듯 보이는 상하의 얼굴과는 달리 그의 발끝은 자꾸만 애꿎은 바닥을 툭툭 치고 있었다.

현우의 가쁜 호흡 소리가 방 안에 미미하게 울렸다.

현우의 볼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가 생각하기에 몸의 아래쪽도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 더 풀었지만 몸 안의 열기는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오르는 듯 했다.

지금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겠다고 하면 상하가 보내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흐려진 정신은 밖으로 나가겠다는 것이 아닌 다른 선택을 원했다.

현우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천천히 일어났다.

옷깃이 스치는 소리에 상하가 흘낏 현우의 쪽을 바라보았다.

쓰러질 듯 휘청이는 걸음걸이로 상하의 쪽에 비척비척 걸어온 현우가 상하의 어깨를 붙들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은 한쪽 손이 상하의 가슴께로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갔다.

가슴에 닿은 손을 상하가 덥석 잡아올리자 뜨거운 손의 진동이 손을 타고 팔까지 전해져 왔다.

유혹적인 달콤한 향기가 상하의 코를 찔렀다.

놀람과 웃음이 섞여 있는 표정으로 상하가 헐떡거리는 현우를 바라보자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 현우의 모습이 눈에 바로 들어왔다.

살짝 건드리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표정으로 현우가 상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작게 벌려진 현우의 입이 달싹거렸다.

“.....해줘.....”

상하의 입술이 씰룩거렸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네?”

무슨 뜻인지 모르는 척 반문하는 상하의 태도에 현우는 애가 달았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그냥.....흡....!!”

현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하는 현우의 입술을 탐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거칠게 휘감아오는 입술에 현우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입 안 곳곳을 헤집어 놓고 농락하는 상하의 혀에 현우의 정신은 거의 혼미해지고 있었다. 혀가 움직일 때마다 상하가 그의 단추를 조금씩 풀고 있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현우의 풀린 눈에 물기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 어느새 현우의 와이셔츠 앞자락은 훤히 벌어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를 잠시 바라보던 상하는 매끄러운 움직임으로 현우의 가슴팍을 밀어 그를 책상 위에 부드럽게 눕혔다. 그리 높지 않은 책상에 현우의 상반신이 완전히 기대어졌다.

현우의 목 근처에 손가락을 살짝 대고 미끄러트리자, 새된 신음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더 느끼도록 눈을 가려볼까, 라는 생각을 상하는 해보았지만 금방 그만두었다.

상하는 현우의 표정을 보고 싶었다. 그것이 우는 모습이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든, 희열을 느끼는 모습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만드는 현우의 표정을 보고 싶었다.

“흐으으.... 하으....”

현우의 가슴께에 상하가 혀를 가져다 대자 현우의 표정이 금방 일그러졌다.

흘낏 본 현우의 얼굴 위에는 얇은 그의 팔이 놓여 있었다. 현우의 표정을 확인할 수 없자, 상하의 얼굴이 조금 비뚤어졌다.

상하는 자신에게 거치적거리는 현우의 팔을 그의 머리 위로 한데 모아 자신의 넥타이로 현우의 손목을 감았다. 눈을 꼭 감은 채 상기되어 있는 현우의 얼굴이 드러났다.

상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혀로 현우의 매끄러운 가슴팍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할짝거리는 혀는 현우의 유두 주위에서 큰 원을 그리다 점점 안으로 좁혀 들어왔다.

점점 좁혀 들어오지만 유두는 건드려주지 않는 움직임에 현우는 애가 달아 비틀거렸다.

“흐읏...!! 으응.....읏....”

이윽고 상하의 혀가 아주 살짝, 깃털로 건드리는 것 마냥 현우의 유두에 닿았을 때 현우의 입에서 탄성과도 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주 살짝씩만 유두를 건드리던 혀는 사탕을 먹듯이 유두를 살짝 머금었다가 핥아내고, 이빨로 약하게 깨물어버리기도 한다.

손톱만큼 벌어진 현우의 입에서 신음소리와 함께 한 줄기의 타액이 흘러내렸다.

옅게 흘러나오던 현우의 신음이 한순간 짙어진 것은 상하의 손이 현우의 하반신 쪽으로 날쌔게 파고들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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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5 04:28 | 조회 : 8,698 목록
작가의 말
부드럽게

공지에 있던 제 블로그 주소를 제가 폭파시켰는데요, 그게 제 아이디가 제 이름을 적절하게 써 놓은 건데 실친이 웹소설을 본다는 사실로 인해 잠시 숨기 위해 지웠습니다. 안전해진 것 같거나 본편이 올라오는 블로그 주소를 원하시는 분들이 생길 때 주소는 다시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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