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끝났다.
6시가 넘었는데도 형은 보이지 않았다.
7시가 되어서야 문자 한통이 왔다.
'먼저 가'
"..하아.."
집은 여기에서 30분 거리.
걸어가야하나...
"거기, 남자애. 타!"
"네-? 아..아뇨..전.."
노옌데-라고 말하려는 찰나. 그 남자는 날 강제로 차에 태웠다.
"이기사, 출발해요."
어디서 많이 봤는데...
"나 진혁이 친구. 아까 진혁이는 여친이랑 어디 가던데. 왜 멀뚱히 서있어?"
"아..."
"진혁이가 니 자랑 많이 하더라~"
진혁이가 잘해줘?
난 끝내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감사합니다."
"내일 보자."
휴-
힘든 하루였다. 형은 집에 있을까?
형의 방 앞.
여자의 신음소리가 내 귀를 파고 들었다.
오늘도...
방에 들어가려는 것을 관두고 놀이터로 향했다.
옛날에 우리가 놀았던- 우리의 추억이 담긴 놀이터.
찬 공기가 폐에 가득 찼다.
"승현이 왜 또 여깄어. 우리 운명인가?"
아까 그형이다.
눈물이 터질것만 같았다.
"그냥요.."
빙긋 웃곤 형이 내 머릴 쓰다듬었다.
"도현이 형이라고 불러?"
"네? 어..어떻게.."
"씁."
그리곤 다시 웃는다.
나쁜 사람은 아닌걸까.
우리는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집에 가자. 자, 이거."
캔 핫초코였다.
"집가면서 마셔. 내가 줬다곤 얘기하지 말고."
그 핫초코는...
아직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