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만남

그런 내 마음도 모른 채 선생님은 나를 소개하셨다.

“오늘부터 이 학교에 다닐 강아진 학생이다. 사이좋게 지내고 아직 처음이라서 어색할 테니까 많이 도와주도록! 저기 빈자리에 앉아라. 너희들은 수업 전까지 자습하고.”

그러고는 바쁘신지 나가버리시는데... 왜 이렇게 쿨하세요? 속으로 한숨을 푹 쉬고 빈자리를 찾아 앉으려고 책상 사이를 가로질러 가다가 손목을 붙잡혔다.

‘………?’

누군가해서 손의 주인을 쳐다보았다. 싱글싱글 웃고 있는 모습의 그 능글거리는 놈이었다.

“네 소개는 안 해?”
“……아까 선생님이 하셨다만,”

내가 말하자마자 주위에서 여학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충 목소리가 뭐 어쩌고 하는 것 같았는데 일단 이 녀석이 먼저다.

“난 네 목소리로 듣고 싶은 걸?”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싫어! 완전 싫어! 느끼해! 이런 속마음과는 다르게 되도록 반응하지 않았다. 이미 종이 울려서 복도에서 다른 반 학생들이 와 구경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대답해 주기로 했다.

“강... 아진이다.”
“음? 어, 어.”

이렇게 쉽게 대답해줄 줄은 몰랐는지 조금 당황한 녀석의 대답을 들으며 아직도 잡혀있는 손목을 자연스럽게 빼서 자리로 돌아갔다.

여기서 끝난 줄 알았지만 아직 최종보스가 남아있었다. 여주가 눈을 반짝이면서 내 옆으로 온 것이다.

“이름이 아진이었구나! 그리고 나랑 같은 반이라니!! 이건 운명이야!”

뭐요?

“나 기억나? 현지인!”
“아니.”
“에이 맞으면서~”

그것보다 네 뒤에서 나를 노려보는 녀석부터 어떻게 좀 해 주지 않으련? 누가 봐도 딱 각이 나왔다.

“누구냐.”
“아 왜~ 그 어제 날 구해줬다고 한 그 미남!!”
“오~ 그래? 그 사람이 아진이었어?”
“그렇다니까!”
“다친 곳은 없나요?”
“어? 응... 하핫.”
“지인아- 몸 조심해!”
“응 고마워!”

‘저기... 다른 데 가서 떠들면 안 되니?’

무심한 블루 블랙의 눈동자에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차가운 놈 하나, 아침에 버스에서 보았던 능글거리는 놈 하나, 초록색 눈동자에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다정한 놈 하나, 마지막으로 병아리 색 머리에 가을 하늘색 눈동자를 가진 귀여운 놈 하나.

‘하하하... 망했네.’

6
이번 화 신고 2017-01-10 15:41 | 조회 : 4,780 목록
작가의 말

대충 다 등장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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