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망고 브리오슈

조금 걷다가 버스를 타고 도착한 시내는 무척 활기찼다. 낮이 길어서 그런지 아니면 내일 학교에 갈 학생들이 마지막 밤을 불태우고 있는 건지. 그에 따라 약간 흥분한 나도 즐거운 걸음으로 디저트 가게에 들어갔다.

‘브리오슈... 브리오슈... 망고...’

혹시 놓칠세라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았다.

“찾았다!”

기쁜 마음으로 쟁반과 집게를 들고 망고 브리오슈를 향해 가는데,

“아, 한 발 늦었다.”

마지막 남은 것을 어떤 남자분이 집으셨던 것이다. 큰 키를 가진 그는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뒤를 돌아보았다.

“이 망고 브리오슈 말인가요?”

부드러운 눈빛의 사람이었다. 따뜻한 목소리는 설레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포근하게 감싸줄 것만 같은 검은색 눈동자, 깊은 흑진주 색의 머리카락. 쓰다듬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분명 그의 눈빛처럼 부드러울 것이다.

대답을 기다리는지 조용히 나를 쳐다보는 시선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런 실례를! 댁이 너무 잘생겨서 그렇잖아.

“앗, 아니에요! 그냥 헛소리 한 거예요.”
“눈빛은 아닌 것 같은 걸요?”

그래, 솔직히 이 망고 브리오슈는 꼭 먹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가 먼저 집었는데 내가 어찌하겠는가.

“아니에요. 다른 거 먹으면 되죠.”
“가게까지 왔으면 꼭 먹고 싶은 걸 먹어야죠. 여기요.”
“아뇨! 그러면 제가 죄송해서... 도로 가져가세요.”
“저는 이미 많이 골라서 상관없습니다.”
“아니에... 으앗!”
“계산해주시겠어요?”

다시 돌려주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쟁반에 느껴지는 무게에 중심을 잃어서 돌려주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에 그는 계산을 마쳐버렸다.

그를 보며 얼굴을 붉히는 점원을 뒤로 하고 가는 그를 향해 고맙다고 인사했다.

“하하하, 정말 먹고 싶으셨나보네요.”
“아니... 네.”
“아닙니다. 말했다시피 제 손에 든 디저트들도 많아서요.”
“그래도...”

확실히 그랬다. 그의 양손에는 디저트가 가득 들어있었다. 누구를 줄 건지는 몰라도 참 좋겠다 싶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신세를 졌으니 꼭 갚고 싶은데.

고민하는 나를 잠시 바라보던 그는 곧 한 가지 제의를 해왔다.

“그렇게 고민되시면 다음에 만날 때 제게 망고 브리오슈 하나를 양보해 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네! 그럼 다음에 오실 때 꼭 연락해 주세요!”
“그럴게요.”

그렇게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남자는 사라졌고 나는 테이블에 앉아 브리오슈를 다 먹고 나왔다.

‘뭔가 계산할 때 점원의 눈빛이 이상했는데...?’

상기된 표정으로 반짝거리며 나를 쳐다보는 점원은 확실히 이상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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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05 21:17 | 조회 : 5,225 목록
작가의 말

점원의 시각=작가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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