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소설속에 들어왔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은 소설 속에 묘사되어 있었던 엑스트라의 모습이었다. 뭐, 정확히는 악역이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붉은 입술, 유려하게 뻗은 콧날, 달콤함이 떨어질 것 같은 갈색 눈동자, 연하고 가녀린 갈색 머리카락. 그리고…》

“그만, 거기까지.”

떠오르는 소설 속의 오그라드는 표현에 한 번 머리를 헤집은 뒤에 다시 침대에 앉아 침착하게 정리를 했다.




는 무슨,

“으아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야~~!”

아니 왜 그때 술을 마셔가지고! 아니 그보다 왜 고백을 해가지고, 이것도 아니지. 왜 그런 오글거리는 소설을 읽은 거야! 아, 소원을 비려면 좀 정상적인 걸로 빌던가! 그리고 여신님은 왜 그때 오셔가지고!!!

“하아--”

온갖 발광을 했지만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머리가 차가워졌다. 어쨌든 나는 여기에 악역으로 들어왔고 내 목적은 여기서 조용히 살다가 가는 것이다.

“괜히 가만히 있는 애들을 꼬셔서 뭐하게...”

학창 시절에 별로 좋은 기억은 없었기 때문에 학교를 가야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고등학생이었던 것이다.

모든 것은 여주가 다원고에 입학하면서 생긴다. 그 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소문난 4대천왕(!!!)이... 상큼 발랄한 여주에게 반한다. 전부.

서로가 점점 친해지면서 2학년이 되었을 무렵, 다른 학교에 다니던 악역은 여주를 보고 반해서 전학을 온다.

잘생긴 외모에 웃으며 다가온 그를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여주에게 분노한 악역은 급기야 그녀를 납치(뭐요?)하기에 이르고 그걸 알게 된 4대...남주들은 출동한다.

악역을 죽어라 패고 여주를 구한 남주들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고백하나 결정에 조금 장애가 있는 여주는 자기는 모두가 소중하다며 어느 누구도 선택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소설은 그들 모두가 함께 사이좋게 졸업하면서 끝난다. 뭐, 우린 영원히 친구인거야!! 따위의 말을 지껄이면서.

“이게 무슨 개막장이지...”

난 도대체 무슨 정신이었던 걸까. 왜 그랬을까. 후속편으로 사회인이 된 주인공들이 또 다시 난리를 친다고 하는데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나 지금 몇 학년이지? 고등학생은 맞는 것 같은데... 1학년인가? 그러면 아직 기회는 있어. 전학을 안 가면 되지!

얼른 책상 위에 있는 휴대폰을 봤다. 3월 1일. 뭔가 불안하다. 전화번호도 단 2개뿐이었다. 이런 좁은 인간관계라니... 그래도 조용히 지낼 수 있겠군.

그 때 문자가 왔다. 뭔가 해서 봤더니 절로 욕이 나왔다.

“강아진, 이 병신 새끼야아~!”

[다원고등학교 행정실입니다.
내일 3월 2일 등교시간 8시 10분까지
2학년 4반 교실로 가시면 됩니다.]

6
이번 화 신고 2017-01-05 20:17 | 조회 : 5,264 목록
작가의 말

주인수 이름은 '강아진'입니다. 왠지 강아지 같아서 귀여워서 아무생각 없이 지은... (이 소설에 나오는 인소는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입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아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