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이고 여신님

환청까지 들리는 구나 싶었다. 매력적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멈칫하다가 귀를 후비고는 중얼거렸다.

“이제는 환청까지 들리는 구나…”
{어머- 얘는! 속고만 살았나?}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환청이... 아니야?’
{그래}

속으로 생각했는데 바로 답해오는 목소리에 놀란 것도 잠시 하도 힘들어서 꿈을 꾼다고 결론을 내리고 꿈속의 존재에게 물었다.

“그런데... 누구...세요?”
{난 동인여신이야}

네? 뭐라고요? 순간적으로 아 개꿈이구나 깨달음이 와서 생각을 포기하려고 했다.

{개꿈 아니다}

목소리에서 정색이 묻어 나오시네요. 속는 샘 치고 다시 물었다.

“하지만 저는 처음 들어보는 걸요.”
{그건 네가 관심이 없어서 그래. 몰라서 그러지 신도도 엄청 많아}
“그래서... 왜 오셨는데요?”
{너 차였잖아}

바로 정곡을 찌른 여신님에게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지만 간신히 추스르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여신님이 보우하사 네 소원을 들어주러 왔지. 그게 내 일 중에 하나거든}
“어떤 소원이요...?”
{그건 네가 말해야지}

음. 맞는 말이군. 잠시 고민하던 나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내가 방금 읽었던 인소였다.


“저 인소 속으로 들어가서 온갖 남자들을 꼬실 수 있게 해 주세요!!”
{뭐...? 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때? 한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어}
“상관없어요! 그게 내 소원인 걸요, 어차피 이 세상에서는 다시 누군가를 만날 용기도 안 나고”
{네가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해주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절대! 안 해요!”
{그래 잘 해봐. 내가 힘닿는 데 까지는 도와줄게}
“고마워요”

정신이 점점 흐려졌다. 잠이 들려나 보다. 잠깐, 나 지금 자고 있는 거 아니었어? 에라 모르겠다. 흩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여신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잠깐만. 혹시 받고 싶은 특별한 능력이 있니? 하나 정도는 해 줄 수 있어}

와 이제는 능력도 준다고 한다. 뭐라고 하지. 돈을 뿜어내는 능력을 달라고 할까.

“제 소원은요... ……이에요.”
{꽤나 독특한 능력이구나. 좋아 이젠 진짜로 잘 가렴}

뭐라고 하는 건지도 모른 채 막 말한 것 같다. 그 뒤로 깊은 잠에 빠졌던 것 같다.

일어나자마자 느낀 것은 개운함이었다. 분명 어제 술을 진탕마시고 잤으니 숙취로 말이 아니어야 할 텐데 무언가 이상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둘러보았다. 내 방이 아니었다. 이렇게 넓고 좋은 방은 난생 처음 보았다. 마침 방 안에 전신거울이 있어 거울 앞에 섰다.

거울을 보고 한참 뒤에야 말이 나왔다.

“아이고 여신님-”

저절로 욕이 나온다. 나 진짜로 소설 속에 들어왔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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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05 18:47 | 조회 : 5,454 목록
작가의 말

골 때리는 주인공...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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