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져갔습니다



"윽...으흥....앗....으.."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설우는 간혈적인 신음만 내고 있었다. 언제쯤 솔이가 올까, 자기를 찾고 있긴 한걸까, 싸우지말걸 그랬네, 하은씨는 어쩌지..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차서 이제는 눈물을 흘릴 수도 반항을 할 수도 없었다.

지금 설우의 한쪽 팔은 부러져서 너덜너덜해졌고 다른쪽 팔은 마구 밟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두다리는 살점이 다 찢어져서 피로 물들었고 아래쪽의 모습은 처참했으며 얼굴은 맞아서, 울어서 퉁퉁 붓고 입술운 너무 꽉 깨물어서 피가 나고 있었다.

"ㅎ..하하...."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처참한걸 아는지... 설우는 실성하여 계속 웃었다.

"야, 이 새끼 맛 갔네ㅋㅋ 이제 재미볼 것도 다 봤겠다 슬슬 돌아가자고."

"이거는 어떻게 해?"

"미친놈잌ㅋㅋㅋ 어디 병원에라도 데려가게?ㅋㅋ 걍 냅둬. 뒤지든 살든 알아서 하겠지."

남자들은 무슨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나가듯이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설우를 버리고 떠났다.
아주 잠깐. 해봤자 30분 남짓한 시간동안 이루어졌던 그 일은 설우에게 평생의 자국을 남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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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걔네 어딨어!!"

"닥쳐 씨발!!! 나도 불안해 죽겠으니까 제발 좀 닥치라고.."

솔과 바람은 휴대폰만 붇잡고 계속 같은 장소를 빙빙 돌고 있었다.

"아!! 저쪽인것 같아!!!"

솔은 드디어 위치를 찾아 허름한 건물 쪽으로 다가갔다. 곧 설우가 보이겠지. 뾰로통한 표정으로 왜 왔냐며 화를 낼거야. 그럼 바로 미안하다고 해야지. 그리고 오늘은 꼭...꼭 설우의 소원을 들어줄거야. 설우의 처음을 내가 가져갈거야. 그러고 싶으니까. 바래왔으니까.
.
.
.
어라?

뭐지?

저건 사람인가?

무슨 살덩어리같은게..
.
.
.
"아....아...!!! 아악!!!!!!!!"

그제서야. 바로 눈앞으로 다가와서야. 솔은 그것이 설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솔은 쓰러지듯이 설우에게 갔고 무너지듯이 소리를 질렀다.

"아악!!으...윽.....하..으응...읍..."

어찌 할바를 모르는 솔.
솔의 손은 갈 곳을 잃어버리고 설우의 몸 주변을 맴돌았다. 어딜 어떻게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설우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그 충격에 솔은 말조차하지 못하고 눈물조차 흘리지못했다.

"ㅅ...서..설....우야..으흑..으....형아 왔는데에..흐..읍..."

어떻게 해서든 설우를 안아올려 자신의 무릎위로 올린 솔은 울먹이며 계속해서 설우를 불렀다. 하지만 미동조차 없는 설우.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축 늘어져 있고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가만히 바라보던 바람은 방해가 되지않게 잠깐 빠져나와 구급차를 불렀다.

"우리 예쁜 설우야...이렇게 아프면 안되잖아....응? 형아가...으흑..너무 잘못했으니까...한번만.. 형이랑 얘기해줘...응? 어떻게 하면 좋니...우리 설우..."

솔의 간절함이 통한걸까.

"ㅎ..혀엉...."

색색 갈라져서 잘 알아들을 수도 없는 소리. 그렇지만 정확하게 부르는 소리.
설우는 바들바들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손으로 솔의 볼을 어루어만졌다.

"응..설우야 형 여기에 있어... 왜그래..??"

솔이 설우의 손을 맞잡아 손바닥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설우는 힘을 쥐어짜서 자신의 입술을 솔에게 갖다댔다.

"쪽"

놀란 솔. 그리고 엉망인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말하는 설우

"그래도....첫키스는 형이 가져가줬네요..ㅎ..히"

그제서야 솔의 눈에서 눈물이 차올라넘쳐 떨어져내렸다. 어쩌면 이리 고운 아이가 있을까. 당장에 욕을 하며 원망해도 되는데 이리도 고운 아이가 어찌 이럴까. 어찌 이런 일을 당해야만 했을까.

"흑..미안해...형이....흐윽....미...미안...설우야.."

설우는 고개를 살래살래 저으며 눈을 감았다.

"형...나 싫어하게 된건 아ㄴ..."

설우의 말은 끝내 마쳐지지 못하고 사라졌다. 솔은 피범벅이 되버린 자신의 손으로 설우의 얼굴을 어루어만져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저 멀리에서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작가의 말

와...진짜 거짓말하나 안치고 완전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와...어떻게 그러지??
by.등신아 꺼져


죄송해요...여러분...사랑해요...
by.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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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0-30 08:49 | 조회 : 2,126 목록
작가의 말
등신아꺼져.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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