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하은이 말하는 자신의 이야기



그래, 아마도 내가 중학교 들어갈 때? 그쯤일거야.
내가 학교를 안가니까 자꾸만 사람들이 찾아와서 가정폭력이니 뭐니 했지. 그래서 내 아버지는 나를 중학교에 보냈어. 그땐 아직 무상급식이 아니었으니까 점심은 꿈도 못꿨지. 솔직히 말하자면 학교다니는거, 아버지의 폭력을 피하는거고 뭐고 정말 싫더라. 애들은 자기들끼리 이미 무리를 만들어 놀고 있었지. 그때의 나는 제대로 씻지도 않았고 섬뜩하게 웃고만 있었으니 나를 따돌렸던 아이들의 심정도 이해해. 물론 그게 잘했다는건 아니야. 어쨌든간에 그것보다 그냥 학교가는 자체가 싫었어. 예전에는 가만히 있거나 자기라도 해서 허기짐을 참았는데 학교에서는 체육시간에 움직이고 자면 바로 깨웠으니까 배고픔을 참을 수가 없었지. 나도 성장기의 남자아이인지라 더먹어야했고 운동까지 했으니 몸은 자랄준비를 하고 있었을거야.

하루은 아무것도 못먹고 학교 끝나고 반강제로 스포츠동아리를 하느라 집에 돌아가는 길에 빈혈에 탈수로 쓰러진 적이 있었어. 그때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운이 좋은 날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쓰러진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간 사람이 변호사였거든. 그 사람이랑은....기억이 없어. 얼굴도 목소리도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어찌되었든 그 사람이 알려주기를 쓰러진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몇일을 굶었을거라고 말해주더래. 뭔가 쎄한 느낌이 들어 내 윗옷을 벗겼는데 멍자국이 가득. 그래서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결국 가정폭력이었던거지. 그 사람도 참 대단해. 내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든 발뺌 못하게 모든 증거를 다 모아뒀으니까. 그리고 이럴때는 당사자의 증언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버지가 무서워 입을 꾹 닫고 있던 어린 날의 나까지 설득시켰어. 결국에 아버지는 감옥에 갔고 그 뒤로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어. 일이 다 끝나고 감사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은 감쪽같이 사리진거 있지?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 사람의 이름 한번 물어보지 못했다는거. 그게 지금까지도 가장 크게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야.

그 뒤로 나는 어떻게 됬냐고? 정부에서 준 보조금을 알뜰하게 써서 살림을 꾸렸지. 집은 제공해줬으니까 일단 씻을 때 쓸거랑 먹을 것부터 차례대로 구했어. 처음에는 많이 먹고 싶어도 몸이 안 먹을때를 기억해서 많이 먹지도 못했어. 그래서 내가 키가 작은건가? 어쨋든 슬슬 건강해졌겠다 전학간 학교에서 사회성도 길렀겠다 일을 해보려고 했지. 근데 세상에 누가 비실비실한 중학교 남자애를 가져다 쓰겠냐?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았어.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내가 머리가 좀 좋거든 그리고 이것저것 운동이외에는 다 잘했어. 그걸가지고 장학금을 준다거나 상금을 준다는 대회는 일단 참가하고 봤어. 물론 아무것도 배운것이 없는 내가 전문적으로 나아가는 애들을 이길 수가 없어서 상을 탄건 아주 극히 일부지만 말야. 그래도 훨씬 의미있었어. 나를 인정받고 다른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그걸 나눠쓸걸 생각하는 것조차 즐거웠지. 그런 내가 딱 하나 싫어했던건 내 웃는 얼굴이었어.



작가의 말

자~ 첫번째는 작가가, 두번째는 하은이가, 세번째는 누가 하은이 얘기를 해줄까요?
by.등신아꺼져


앜 감기걸린 1인입니다ㅠㅠ여러분 몸조리잘하세요ㅠ
by.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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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27 17:26 | 조회 : 1,592 목록
작가의 말
등신아꺼져.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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