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귑시다(미쳤습니까)

제목:사귑시다(미쳤습니까)

"꼬로록"

먹을 만큼 먹은 커피는 이미 빨대로 빨아들여도
나오지 않았다.

"이바람 사장님"

"네에에..."

길게 늘려서 말하는 걸보니 자기가 잘못한 줄은 아는것 같았다. 참다못한 하은이 먼저 말을 꺼냈다.

"저ㄱ..."

"그렇게 웃으면서 천진난만하게 말하는데 어떻게 신뢰를 합니까!!??!?!!!!!"

"네?!!?!???"

갑자기 뚝 끊긴 하은의 말 뒤로는 억울하다는 듯이 호소 하는 바람의 말이 이어졌다.
당황한 하은은 잠시 아무말 않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원래 웃는 상이예요"

하은은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그저 둘러댔다.

이제 26살인 하은은 10년도 더 된 비밀을, 아픔을,웃음을 가지고 있었다.

10년이 넘게 지켜온 것을 처음보는데다가 이제 더 이상 얽힐일이 없는 남자에게 말할리가 없었다.

"그러니까, 내가 못미더워서 계속 따라다녔다는거죠? 그것도 화장실까지?"

"아...그건 정말로 죄송해요...그..진짜 불안해서.... 보통 그런거를 말할때 심각한 표정이라던가 웃더라도 피식? 그정도잖아요? 근데 그렇게 해맑게 웃으면서 '네!!*^^*' 라고 말하면 누가 믿어요.."

'이 남자는 내 대답이 너무 해맑았다는 건가..'

지금 바람은 비밀로 해달라는 말을 너무 순순히, 그것도 해맑게 웃으며 알겠다고하니 못믿겠다고 하는 것이다. 세상에...알겠다고 해도 난리를 치니 당황하다 못해 어이가 없는 하은이였다.

"그렇다고 쫒아다니면 어떻게 합니까? 사람들 시선이라던가 신경 안써요??"

"무슨 시선이요??"

순간 하은은 흠칫했다.
자신은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남자가 붙는게 더 신경이 쓰일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바람이 따라다니는게 신경쓰일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경쓰이면 확 사귀어버리면 되잖아요?(웃음)"

뭐 저런게 다 있나..
하은은 직장상사라는 생각도 버린 채 그저 말했다.

"미쳤네요, 당신"

"왜여~"

이젠 애교까지 피우며 장난스레 사귀자고 하는 바람을 보며 이미 지칠대로 지친 하은은 조용히 물어봤다.

"하아..왜...왜 갑자기 사귀자는 결론이 나옵니까?"

"음.."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바람이 말을 꺼냈다.

"간단히 말하자면 시선, 편의, 감정때문이죠."

"잠시만요."

하은은 바람이 하는 말을 막았다. 하은의 머리는 바람의 말이 무슨 의미인가를 생각하려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시선이라면 게이커플이 더 눈에 띄고, 편의? 그건 정말로 모르겠고, 감정은 더더욱 모를 뿐이였다. 그때 바람이 말을 이어갔다.

"시선은 말이죠."

잠시 망설이는듯 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그게 실은 우리 회사 사람들이 저 남자랑 그러는거 알고 있거든요. 차라리 사귄다고 하는 편이 더 납득하기 좋을 거예요."

"그러면 왜 나한테 그때 본거 비밀로 해달라고 한겁니까?"

"밖에서는 말하면 안되니까요...그리고 회사에도 아직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 사람들이라도..."

오늘만 몇번이나 어이없어 했는지 셀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 하은은 자포자기를 하고 그대로 계속 설명하라는듯 손짓을 했다.

"편의는 말 그대로 편하잖아요. 사귀면 데이트도 하고 떨어질 새가 없으니까 비밀로 해주느냐 아니냐를 보기도 쉽구요."

'감시하겠다는 거네.'

"그리고 저요, 하은씨한테 관심이 있거든요."

멍하니 듣던 하은은 깜짝놀라 바람을 쳐다보았다. 티끌하나 없는 순수한 미소가, 천진난만한 미소가 하은을 녹여내리는 것만 같았다.

"뭐에 관심이 있다고요?"

"하은씨요. 하은씨가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관심이 생겼는걸요?"

하은은 바람이 아까전에 한 말을 알 것만 같았다.

[해맑게 웃으며 말하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말이 와닿는 순간이였다.
바람이 하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순수하고 진짜라기에는 가벼웠다.

"잠시만요...지금 생각이 정리가 안돼서..."

이게 무슨 일인가..따라다니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건만...갑자기 고백을 받아버렸다. 지금 하은은 눈앞에 있는 남자의 머리구조가 궁금해질 지경이였다.

"무슨 정리가 필요해요..저는 사귀고 싶은데...나랑 사귀면 안돼요?"

하은은 생각했다. 생각을 하고 또 하고 한 끝에 결론을 지었다.

'안 사귀면 귀찮게 따라다닐게 분명해. 잠깐 감시하게 두고 서서히 떼어내면 될거야.'

하지만 그런 하은의 머릿속에는 걸리는 것이 있었다.

[관심이 있다.]

이걸 어쩌면 좋을까... 진심이면 분명 상처를 줄텐데...

하지만 역시 하은은 금방 답을 찾아냈다.



작가의 말
이번화....제일 문제가 심각했는데.....이번주에 너무 놀러다녀서..하아....그래도 즐거웠다는게 함정☆
산천어 축제가서 산천어를 4마리나 잡아서!!먹고!!!!!먹고!!!!먹ㄱ..((퍽
무엇보다 하이큐 달력과 컴플리트 가이드북을 사서 좋았답니다!!(그렇게 덕력이 상승했다.)


.........(슬픔)날렸어요....날렸다구요.....한...30분은 자괴감에 빠진 듯 합니다...다음에 또 그러면 자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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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2 17:04 | 조회 : 2,414 목록
작가의 말
등신아꺼져.누느늑

누느늑의 바보같음으로인해 늦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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