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불쌍한 탄.

"EBS."



"뭐?"



캐슈의 대답에 탄은 황당해하며 의아해할 뿐이였다.



캐슈도 탄이 알아듣기를 원해서 한 대답이 아니기에 장난 가득한 웃음을 먹음었다.



장난 가득한 웃음에 탄도 캐슈가 자신에게 장난을 친 것을 알아차렸다.



탄은 적당한 한숨을 쉬다가 캐슈의 머리에 약하게 엄지와 검지를 말아서 튕겼다.



"아야."



아프진 않지만 일부로 낸 캐슈의 "아야."소리. 정말 약하게 튕겼지만. 캐슈는 그게 아프다는 듯이 엄살을 떨려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안았다.



탄은 거기서 캐슈의 모습에 귀엽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귀엽다는 생각을 애써서 무시할려고 고개를 저었다.



캐슈의 머리 위로 손을 올리고 그 위에 자신의 얼굴도 올렸다.



머리 위에 손. 손 위에는 머리 순으로 희안한 모습이 되었다.



캐슈의 달콤한 샴프 냄새가 탄의 코끝에 걸렸다.



부드러운 향기에 기분이 좋지만 그것도 이것과는 다른거라고 생각했다.



"똑바로 말해. 저 사람이 누군데?"



탄의 말에는 조그마한 날이 서있었다.



캐슈가 관심을 가지며 바라보는 그 남자가 걸렸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몰랐다.



자신은 캐슈를 좋아하고 캐슈는 그것을 모르고. 자신은 속이 타들어가고 아려오는데도 캐슈는 모른다. 그런데 그녀가 다른 사람을 본다. 얼마나 답답하고 미치겠는지 모르겠다.



저런 약골이 뭐가 좋다고. 그렇다고 요즘에 카리가 말하는 호리 호리한 미소년이라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의 눈에는 담배피는 골초? 그런 느낌이고 건강함이라는건 찾아볼 수 없었다.



눈 아래로 길게 그리고 진하게 있는 다크서클이 주 원인이라 할 수 있었다.



존재감이 확연했으니 당연할지도 라는 느낌이였다.



그렇다고 캐슈의 눈을 가리고 속박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아예 그런 생각이 없는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원했고, 자신을 바라봐 주길 원했고, 자신을 생각해 주기를 원했지만.



캐슈를 좋아해서. 캐슈를 사랑해서 할 수 없었다. 캐슈는 인형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옷을 골라 입힐 수도 없고. 자신이 원하는 동작을 할 수도 없다.



하라면 할 수는 있지만. 그런 짓을 하면 마음이라는게. 사랑이라는 것이. 믿음이란게. 신뢰라는 가볍지만 절때 가볍지 않은 것들이 원하는 곳으로 향하지 않게 될 것이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캐슈를 사랑하기에 할 수 없다. 해서는 안되는 일이고 못하는 일이였다.



미움도 받기 싫었다. 그런 짓을 하여 캐슈에게 미움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옆에서 잠시 머물기라도 하는 그늘 같은게 되고 싶었다.



상처 하나 없도록. 감기 하나 안 걸리도록. 만약 이변이 생긴다 하더라도 자신이 막아주고 자신이 지키고 겯에 있으며 힘이 되는 존재가 되길 원했다.



토끼 같고, 사슴 같고, 어찌 보면 송아지 처럼 반짝이고 예쁜 눈으로 탄을 올려다 보았다.



캐슈는 소동물 같았다. 소동물이 아니여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존재 자체로도 미칠 것같은 귀여웠다.



적어도 탄에게는 그러하였다.



이것이 콩깍지라면 콩깍지가 이런 콩깍지가 없었다.



나중에는 캐슈가 숨을 한번 들이 쉴때 귀엽다고 할 것이고 그 숨을 한번 내쉬면 귀여워서 코피가 나와서 병원으로 실려갈 것이라고 생각 될 정도다.



어쩌면 이미 그 수준을 넘기고 코가 달련이 됬을 지도 모른다.



캐슈는 한참 전에 탄의 맥박과 얼굴의 색에서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다.



이상하고 걱정 되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능력을 이용해서 탄의 몸을 정검 해봤지만 딱히 이상은 없었다.



다만 갑자기 맥이 빠르고 얼굴이 붉어지기만 할 뿐이였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서 캐슈는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탄의 얼굴을 응시했다.



여전히 붉었지만 그는 무관심한 얼굴이였다. 하지만 캐슈는 속일 수 없었다.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린 것을 캐슈는 잡아냈다.



캐슈는 무거워진 머리를 털며 앞으로 한발자국 움직였다.



한발자국 물러선 뒤에 뒷짐을 지고 옆으로 살짝 돌았다. 고개를 돌려 탄에게 미소를 보였다.



아직도 말을 안해주는 캐슈에게 탄은 못맞당한 얼굴을 하며 자신의 두 손을 꼬아 팔짱을 끼었다.



"누군데."



더 이상 말을 안해준다면 화를 낼 것 같았다.



캐슈는 붉고 반짝이는 입술을 움직였다.



푸른색의 눈동자가 눈 웃음으로 반달 보양이 되었다.



붉고 반짝이는 입술은 호선을 그었다.



하얀색 피부와 흑요석 같은 검은 색이 찰랑거렸다.



누가 뭐라해도 미(美)의 극치였다.



탄은 자신도 모르게 멍하니 캐슈를 바라보았다.



미간의 주름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름은 듄. 일주일 전, 내가 너랑 만났던 원인 제공자."



캐슈의 짧은 말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탄은 알고 있었다. 캐슈가 왜 그 추운 바다에 왔고. 어떻게 자신과 만났고. 어째서 그렇게 지쳐있었는지.



그 원인이 자신 앞에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갈색 머리카락의 듄이라는 자 때문이였다.



솔직히 화가 났다.



캐슈가 그렇게 듄이라는 자를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탄은 캐슈가 듄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어떻게 만났는지. 캐슈와 듄 사이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였지만.



캐슈가 힘들고 지쳤던 일주일 전 바다에서의 일 때문에 화가 났다.



처음 보는 듄이라는 자의 첫 인상은 싫음. 그 자체였다.



"이리와봐."



캐슈가 탄의 손을 잡고 흡연실 문 앞으로 다가왔다.



탄은 좋은 기분과 싫은 기분에 썩여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캐슈가 손을 잡아준 것은 좋지만. 그와 그녀가 향하는 방항이 싫었다.



그래도 그녀의 손을 내칠 수 없어서 그녀를 따라 갔다.



어쩔 수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크면 클수록 목이 말라갔고 받으면 받을 수록 행복하고 주면 줄 수록 행복한. 이상하고 이상한 감정인 것이다.



탄은 그녀를, 캐슈를 사랑했다.



캐슈가 흡연실 앞에서 자신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숨었다.



몸을 살짝 숨기고 물을 이용해서 듄이 물고 있는 담배불을 꺼버렸다.



"내가 그렇게 담배는 암덩어리라고 말했건만. 아직도 피고 있고. 얼씨구? 옆에는 아주 담배로 탑을 쌓았구만?"



탄은 조금 가슴이 막혔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걱정해서 답답했다. 아니, 다른 사람이면 모르겠다. 하지만 캐슈 본인이 힘들게 있던 원인인 사람이였다. 그런데 그 자를 걱정하고 담배까지 손수 껐다.



가슴이 아려왔다.



조금은 서러웠다.



그래도 이정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캐슈가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을거야. 그런 사람인 것 같으니까."라며 조금 슬픈 웃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물어보아도 말을 돌리거나 웃을뿐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너가 좋아.'



캐슈의 부들거리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손 끝에 귀가 가끔 걸리는 것도 부드러웠다.



캐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담배에 불을 붙일려는 듄의 담배에 물을 흥건하게 열심히 적시고 있었다.



"앗, 듄오빠 일어난다."



빠직.



오빠. 그 오빠라는 소리가 귀에 걸렸다. 오빠라는 두 글자가 신경을 거슬렸다.



"담배 사러 가나봐. 우리 들키기 전에 숨자."



캐슈가 여전히 손을 잡으며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모퉁이를 돌고 다음 칸에서 한번 더 모퉁이를 돌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또 무슨 일인데?"



"뀨. 서장님 아무리 제가 비서라지만 일과 정도는 알고 계셔주세요."



"히익!"



캐슈는 살짝 기겁을 하며 돌려던 모퉁이를 되돌아 왔다.



"어, 어떻게 어떻게! 서장님이 오시고 있어!"



작게 소리치는 캐슈가 다급해 했다.



아직은 들키고 싶지 않은 것임이 분명했다.



앞에서는 다나와 귀능이가 오고 있고 뒤에서는 담배를 사러 가는 듄이 오고 있었다.



탄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각 층에 몇개 있는 방에 들어갔다.



나가가 건물을 부수기 전에 캐슈가 부수다가 정신을 차려서 아직 병원이였을 때의 침대들이 널려있어서 휴개실로 쓰던 곳이였다.



급히 몸을 숨기기에 좋았지만 문 앞에서 세명이 이야기 했다.



대충 이야기는 조금 쓸때 없었지만 그것도 아니였다. 이야기를 하다가 다나가 화를 냈고 듄이 이곳 침대로 와서 쉬게 생겼으니.



캐슈와 탄은 서로 허둥대가가 옆에 있던 캐비넷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 키만한 캐비넷은 선반이 없고 옷만 걸어 둘 봉 하나가 위에 가로로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밀착한담면 두 사람이 들어가고 자리를 바꿀 정도로 자리가 있었다. 의외로 크기도 했다.



쾅!



큰 충격음이 울렸다.



"알았어?! 너 그 다크서클 없어질때 까지 절때 건물 밖으로 못나가고 담배도 못 피울 줄 알아!"



다나는 화를 내며 듄을 침대로 던저 버렸고 나갔다.



요즘에 불면증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듄은 침대에 누워서 몸을 뒤척거렸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잠에 들기는 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 캐슈는 안심하며 숨을 내 쉬었다.



움찔.



탄의 몸이 약간 들석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탄을 올려다 보니 캐슈도 화들짝 놀랐다. 어쩔 수 없었다.



방금까지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걱정만 했는데 자신의 바로 위에 남자라고 생각을 안 할수도 있지만 적어도 생물학 적으로 성별이 남자인 얼굴이 있다면 어떻까?



당연히 놀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그 남자의 얼굴은 모델의 싸다구를 날린다.



심장까지 아플 정도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서로 밀착되어 살과 살이 붙어 있었다.



그들 사이에 옷이라는 얇은 천이 있지만 그 천은 1cm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다. 어름 이라서 서로 얇고 붙는 옷을 입었기 때문에 더욱.



탄은 얼굴을 들어서 캐비넷의 천장을 올려다 보았고. 캐슈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무신경하더라도 이성끼리 좁은 곳에 밀착되어 있으니 서로 부끄럽고 눈을 둘 곳을 못 찾았다.



"어, 언제 나가면 될까...?"



캐슈가 물었다.



"그,글세?"



탄이 대답 했지만 대답을 하고 후회했다.



침묵. 침묵이 시작됨으로서 둘의 사이는 어색하기만 했다.



캐슈는 뒤에 있어서 문을 열지 못했다. 지금쯤 나가도 되지 않을까? 라고 했다면 적어도 대화가 오갔을 것이다.



속으로 후회하며 자신을 아몬드 볶드시 달달 볶고 있는 캐슈는 붉어진 얼굴로 탄과 살을 맞대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에는 방안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에어컨을 틀어도 캐비넷 안은 순환되지 않는 공기에 답답하며 더워서 숨이 거칠어질 뿐이다.



캐슈와 탄은 서로 밀착되어 있어도 서로를 의식하지 않도록 다른 곳을 볼 뿐이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땀으로 옷은 적셔젔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간 중간에 캐슈가 능력으로 액체를 조종해서 땀을 떨어트릴뿐이다.



헐덕이며 오르내리는 가슴은 진정할 기미가 없었고 둘은 그저 침묵만이 깨트려서는 안되는 규칙과 같았다.



탄은 이 순간에도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오갔고 참기 위해서 인내의 시간을 가졌다.



숨이 차오고 힘이 슬슬 풀리기 시작했다. 캐슈는 반쯤 포기한 듯이 캐비넷에 기대었다.



주변에 얼음을 얼려 봤자 금방 녹았고 더워서 조금만 힘을 써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 때문에 둔갑을 이용해 몸의 크기를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가 없었다.



이도 저도 못할 때인데 듄은 자꾸만 몸을 뒤척였다.



"있지."



갑자기 탄이 망을 걸었다.



"으,응?"



탄이 소리 죽여 말했다. 안 그래도 낮은 목소리의 그가 소리를 죽여가며 말하니 몸이 오싹했다. 얼굴이 더욱 붉어젔으며 머리는 어지러웠다.



어느세 고개를 내렸는지 캐슈의 귀 바로 옆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까. 저기 있는 갈색 머리카락보고 오빠. 라고 하던데 갈색 머리 몇살이야?"



"으에?"



갑자기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탄의 질문에 캐슈가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빨리."



탄은 낮은 음으로 제촉했다.



"내가 알기로 서장님과 같은 고등학교 동창이시니, 아마 20대 후반 30대 중반?"



캐슈는 벽을 보며 이야기 했다.



하지만 캐슈의 대답이 들리는 순간 탄은 캐슈를 빤히 처다보았다. 캐슈는 그런 탄을 처다 볼 생각 조차 못했다.



두근...두근...



자신의 귀에도 들리고 있는 요동치는 심장소리에 듣고 싶지 않아도 들렸다.



혹시 탄의 귀에 자신의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까 조마조마했다.



"하아..."



움찔.



캐슈가 움찔거렸다. 혹여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이 있나 걸렸다.



하지만 그런게 아니였다. 한숨을 쉰 것은 침대에서 뒤척거리는 갈색머리카락을 가진 듄이라는 남자 때문이였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인 남성이 일주일 전에 캐슈가 부두가로 나와서 일주일 동안 자신들의 집에 있는 원인이라서 화가났다.



캐슈도 너무했다. 저런 남자가 뭐가 좋아서 걱정을 할까. 사랑으로 콩깍지가 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침대에 있는 갈색 머리 카락을 가진 남성이 원인이 되어서 좋은 기억을 가진 것은 캐슈가 자신들의 집에 와서 일주일 동안 있는 행복했던 시간이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캐슈가 있고 캐슈가 차려준 밥을 먹고 나갔다가 들어오면 캐슈가 있고 덕분에 나가기도 싫어서 집에서 휴식(이라 쓰고 논다고 읽는다.)을 취했지만, 탄에게 중요한 것은 캐슈가 상처를 받았나 안 받았냐였다.



안 그래도 더워서 머리가 아찔 한데 자꾸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있으니 이성이 조금씩 날라갔다.



"캐슈야..."



저음인 목소리가 낮아졌다. 혹시 캐슈가 무서워 하는건 아닐까 싶었다. 이런 좁고 어두운 곳에 남자인 자신과 있어서 부담스럽고 무섭고 힘들어하는건 아닌지.



움찍.



역시 무서워하나보다.



"왜, 그래?"



캐슈가 자신의 기분을 죽이고 대답했다.



"캐슈는 어떤 사람이 좋은거야?"



탄은 동공이 반 이상 풀려갔다. 그럼에도 캐슈를 좋아하고 사랑해서 날아가는 이성의 끝을 잡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라니?"



"그러니까..."



이성적으로 말이야..



생각은 가능하지만 입으로는 안 나왔다.



까득!



입으로 말할 수 없으니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나오면서 약간 비릿하면서 조금 짜고 녹이 쓴 쇠맛이 났다.



아무래도 좋았다. 캐슈에게 고백하고 싶어도 차일 것 같아서, 그리고 멀어 질것만 같아서 못하겠다.



두근... 두근...



심장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의 심장소리인가? 자신의 심장 소리라면 캐슈의 귀에 안 들어 갔으면 했다.



서로가 서로의 심장소리를 듣고 서로가 서로의 심장소리를 못들었으면 했다.



그저 두근거리는 어느 누군가의 심장소리에. 또는 두명의 심장 소리가 같이 두근 거리는 소리에 둘은 숨 죽어서 눈치를 볼 뿐이였다.



숨을 쉬면서 산소가 없어지고 이산화탄소만이 많아진다. 숨을 헐떡일 정도로 둘은 힘들어했다.



벌떡! 톡. 톡. 톡. 톡. 톡. 끼이이익... 끼이이이.. 딸깍...........



멀리서 가까이로. 가까이에서 문을 통과하여 듄이 나갔다.



나가면서 말을한다. "담배... 담배가 필요해."라고.



......



둘은 누군가가 바로 없어진 다음 소리를 낼 정도로 허접한 사람이 아니였다.



한명은 직접 현장을 경험하고 느끼며 달련된 프로였고.



한명은 경험도 느낀 것도 없지만 이때까지 읽어온 책과 만화들의 스토리상 어느 부분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았다. 그 외에도 요즘에는 경험이라는 것이 조금은 쌓았다.



둘은 속으로 숫자를 세고 10초 이상이 지나니 바로 한숨을 하며 힘이 풀렸다.



캐슈는 정말 등 뒤로 완전히 기대었고 탄은 휘청거리는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바로 앞의 벽에 손을 집고 머리를 기대었다.



둘은 한순간에 벽치기의 상황이 되었지만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산소가 부족하고 더우니 이성이 날아갈 것만 같아서 힘들었다. 캐슈는 한손을 답답한 가슴 앞에 주먹을 말아 쥐고는 다른 한손으로는 탄의 옷을 잡았다.



숨을 고르게 쉴 수 있도록 숨을 크게 쉬고 내쉬며 비틀 거리다가 말했다.



"탄아... 흐으... 이제, 그만. 나가면 안 될까아..? 하아아...흐으... 하아아아..."



숨을 들이 마쉬고 쉴때 답답해서 눈동자가 핑그르륵 거리며 돌아갔다.



얼굴을 붉히고, 땀이 옷을 적셨고, 숨은 거친 것도 모잘라서 눈이 핑그륵 돌고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 붉은 입술이 그를 매혹시켰다.



그도 이성이 반쯤 날라갔지만 사랑이라는 감성과 지킨다는 목적으로 그의 입이 열렸다.



"응, 나가자."



흐릿한 눈으로 캐슈의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는 웃었다.









-







"푸흐으으으으읍... 후아아아아!"



둘은 드디어 맑지는 않지만 시원한 공기를 폐로 공급했다.



시원한 공기가 폐 안쪽으로 들어가고 나가고를 반복했다. 어느세 산소가 뇌까지 이동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둘은 자신들이 캐비넷 안에서 했던 행동들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참을 수 없을 흑역사가 탄생했고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불을 들고 이불킥을 날리고 싶었다.



캐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탄은 한쪽 손을 입앞에 가져갔다.



참을 수 없어서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눈 앞에 있는 상대에게 자신이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목구멍 안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참고 또 참았다.



쾅!



"아! 잠이나 처 자라니까. 왜 또 나와서....."



문에서 충격음이 나왔고 문으로 들어오는 다나가 보였다.



캐슈는 단숨에 자신과 탄의 땀을 몸에서 때어냈다.



쿵쾅 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켰다. 뭔가 들켜서는 안될 것을 들킨 기분이였다.



"너희... 여기서 뭐하냐...?"



다나는 조금 어이 없는 눈으로 두사람을 바라 보았다.



"하하하.."



캐슈는 살며시 웃었다.













-













"그래서, 일주일 동안 지금까지 어디서 뭘 하고 있었지?"



캐슈는 부모에게 혼나는 아이처럼 다나의 눈을 보지 못하고 아래만 바라보았다.



"말해."



"끄으으으..."



"빨리."



"끄흐으으으...."



캐슈는 탄의 뒤에 몸만 숨겨서 다나에게 침묵의 시위를 했다.



침묵의 시위를 하는 캐슈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보이니는 탄은 한쪽 손으로 붉어진 얼굴을 가렸다.



"캐슈양. 그러지 말고 말좀 해줘요. 뀽."



뒤에서 다가오는 귀능의 말에 눈에 힘을 주고 째려보았다.



".... 흥!"



토라진 캐슈를 보고는 귀능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캐슈양."



"왜요.."



캐슈가 귀능에게 뾰롱통한 시선을 던졌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슬적 캐슈의 꼬리를 보았다.



"기분 좋아요?"



"에?"



"꼬리가..."



캐슈는 그제서야 자신의 꼬리를 보았다. 바람이 살랑 거릴 정도로 휘둘고 있던 꼬리를.



"히끅!"



캐슈는 놀라서 이상한 소리를 내보냈다.



"히끅!... 히끅!...."



캐슈는 딸꾹질을 시작했고 모두가 얼떨떨한 사이에 탄은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웃음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웃지... 히끅!... 마!"



딸꾹질 때문에 부끄러웠던 캐슈는 진심을 다해 있는 힘껏 탄의 옆구리에 자신의 팔꿈치를 꽃아 넣었다.



"큭!.. 아프잖아!"



"아프라고 한거야! 안 아프면 그게 더 서운하거든?!"



"그게 무슨..."



탄이 어이 없는 눈으로 캐슈를 쳐다보자 캐슈는 그에 질세라 같이 쳐다보았다.



"저희왔어요.. 근데 무슨 일이에요?"



그 황당하고 어이 없는 광경을 비행팀이 목격했다.









-









"그래서 어디 있었다고요?..."



듄과 함께 뒤에 있는 다나와 귀능, 비행팀의 얼굴이 굳었다.



"그러니까, 이놈 집."



캐슈는 손가락을 살짝 들어서 옆에 앉아 있는 탄을 가르켰다.



탄은 죄를 지은 듯이 앉아있었다.



"......"



모두가 얼어붙을 듯한 싸늘한 얼음장 같은 얼굴로 탄을 바라보았다.



"어,어,어떻게 다 큰 성인 여성과 동거라니요?! 사귀지도 않고!"



"너, 캐슈한테 손 끝하나, 털 끝 하나도 안 닿인거겠지?!"



"캐슈양, 괜찮아요? 몹쓸 짓 당하진 않았죠?!"



"언니! 언니는!..."



"멈춰! 혜나야, 우리는 밖으로 갈까?!"



"....[쓰래기..]..."



모두가 목소리를 높게 올렸지만 사사는 조용히 경멸의 눈으로 탄에게 글을 보여주고 사라졌다.



오늘도 스푼은 시끌 벅적 합니다.



".....도대체 다들 무슨 상상을 하는거야?"



시끌 벅적했던 서장실이 캐슈의 물음에 싸한 분위기가 흘러갔다.



"몰라서 그러시나요 뀽."



"네. 하지만 짐작은 가네요."



그러면 말해보라는 듯이 귀능은 캐슈를 바라보았다.



캐슈는 못할 것 없다는 눈으로 입이 날개마냥 나풀 거렸다.



"다들 제가 탄이랑 같이 둘이서 일주일 동안 같이 살았고 거기서 저랑 탄이랑 눈 맞아서 **하거나 ***하거나 **를"



캐슈는 못할 것 없이 나풀 거리던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눈 앞에 있던 4명이 너 나 할 것 없이 손으로 캐슈의 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너는 부끄러움도 없냐?!"



탄은 시뻘개진 얼굴로 소리쳤다.



덕분에 귀가 먹먹했다.



"푸하! 어우. 시끄러워.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나... 나 귀 멀쩡하거든?"



캐슈도 자신이 한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서 볼이 조금 붉어졌다.



하지만 캐슈가 이렇게 당당하게 나올 이유가 있었다.



적어도 단 둘이서는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탄과 단 둘이 살지 않았다는 점. 적어도 같이 있을 시간도 거히 없었다는 점들이 캐슈를 당당하게 해주었다.



심지어 캐슈와 탄이 같이 있을 시간이 있어도 캐슈는 책을 읽으러 도서관이나 서점, 책방들을 둘러보며 다녔다.



차원 이동을 하기 전에도 판타지 책만 읽어서 부모님과 선생님께 걱정끼치며 혼이 날 정도였다.



뭣도 모르는 애들은 책벌래라고 몇번 불렀고 책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북파우치로 감싸고 다닐 정도니 말은 다한 거였다.



방학때는 책을 읽느라 하늘에서는 변덕쟁인 달이 넘어가서 아침 해가 떠올랐다.



웹소설과 종이 소설을 보았다. 캐슈도 고집하는 장르가 있었다. 판타지와 무협이라면 판타지를. 판타지와 라노벨라이트 노벨(Light Novel)이라면 또 판타지를 골랐다.



현대 판타지든 하이 판타지든 중요하지는 않았다.



라노벨은 읽어도 집중한다는 느낌이 없었다. 읽어도 머리가 아프다는 느낌은 없었다. 간편하고 쉽게 읽는 것이 라노벨이기에 집중하는 느낌을 좋아하는 캐슈는 별로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다.



그래서 읽어도 조금 무겁고 자극적인 책을 읽었다. 나름 재미도 있었고 소설속의 글의 표현이 남달라서 재미있었다.



그런 캐슈인데, 다른 세계에서의 판타지가 궁금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책을 좋아하는 카리와 함께 서점과 도서관, 책방들을 탐방했다.



가끔 자신도 같이 가겠다는 탄이 같이 갔고 쉬는 날에는 연민이와 연주랑 책을 읽으러 갔다.



가끔 탄이 한 곳을 눈에서 빛이 나올때까지 보면 캐슈가 다가가서 조금 놀리다가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정말로 둘이서 분위기가 익을 정도는 못되었다.



'둘이서 있어도 서로 책이나 읽고 있었으니...'



캐슈는 그간 어떻게 지냈고 무엇을 하며 지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였다.



캐슈는 당당하게 자신이 일주일간 무었을 했고 어떻게 지냈고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까지 설명했는데, 설명하면 할수록 다들 표정이 풀리다가도 탄을 보며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급기야 다나는 탄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귀능은 뒤에서 탄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캐슈는 갑자기 변하는 상황에 무슨 일인지도 몰랐다.



참, 탄만 불상해지는 시간이였다.



불쌍한 탄.



탄의 눈에서 무언가 조그마한 것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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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2-26 21:02 | 조회 : 1,657 목록
작가의 말
스칸

저는 크리스마스에 오고 싶었어요... ㅠㅠ 그리고 미안해, 탄...... 내가 미안해.... (너를 너무 불쌍하게 만든 것 같아. 다음에는 달달하게 해볼께.... 설탕과 시럽을 이용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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