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오랜만이야

"아아악! 으아! 아아, 아아아아아아! 아아악!"



온 방안에 배개 솜이 휘날렸다.



"아아! 아아아아!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 아아, 아아아아하아.."



여우의 귀와 꼬리를 다 들어낸 캐슈는 침대 위에서 이성을 잃어벼린채 울고 있었다.


얼굴은 여우와 사람의 중간 모습을 하였고, 손은 팔꿈치까지 여우의 발이였다.


캐슈는 이성 없이 소리치며 배개를 갈갈이 찢어 버리고 있었다.


옆에 있던 의료진은 캐슈의 소란으로 밖에 나가있었고, 캐슈의 옆에는 수북하게 쌓인 쥐어 뜯긴 배개 솜과 앞으로 얼마나 더 뜯길지 모르는 아직까지는 멀쩡한 배개들이 있었다.


캐슈는 울며 배개 솜을 뒤엎었다.



털썩.



"우아아으."



캐슈는 억울하고 분해서 그리고 일가족 말살된 이유를 알게 되고는 자신을 자책하며 날리쳤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힘들어서 침대에 쓰러졌다.



"흑, 흐윽... 으으으."



그런데도 쉴수없이 눈물이 나왔다. 이제 눈이 따가웠다. 눈물이 흐른 볼은 눈물이 마르는 것과 동시에 다시 흐르는 눈물로 인해 엉망이였다.


캐슈는 여우의 모습을 한 손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 손을 얼굴에 그대로 두었다.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하아아아! 하하하하! 흐읍! 흐흐흐흐흐으!"



날리치고 울고 웃을때 마다 복부가 움직이면서 허리에 난 상처 또한 벌어졌다. 하지만 고통따위는 상관 없었다. 그저 캐슈는 어이가 없었다.


다나에게 처음 들었었던 일가족 말살의 이유를 알게 되니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다.



'고작 나 때문에...'



그 가족들은 캐슈가 고통스럽게 지낸 일주일을 지낸 그 커다란 저택의 가족들이였던 것이다.


캐슈는 그저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날 생각만 했다. 하지만 왜 차운이 20살즘의 나이에 그렇게 커다란 집을 구할 수 있었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 가족들은 차운이 캐슈를 가두고 같이 살기위해 크고 지하실이 있는 집을 구하기 위해 죽었던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악!"



캐슈는 자신 때문에 누군가 죽었다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딸칵.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고는 고개만을 돌려서 문이 열리는 쪽을 보았다.



"......."


".... 서장님..."



캐슈는 다나를 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흉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온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나와 귀능의 뒤에는 그 둘을 따라온 듄도 보였다.


캐슈는 한순간 눈이 떨려왔다. 손이 부들 부들 떨려왔다.


떨려오는 손은 주먹을 쥐었다. 얼마나 강하게 쥐었는지 손에 붉은색이 보이지 않았다.



"왜 그러셨어요?... 어째서 그렇게 싫다는 온갓 표현 한걸 알고 계시잖아요. 능력을 사용 못하게 하신거... 왜..."



캐슈의 머리카락의 색이 변해갔다. 머리의 정수리 부터 허리 끝까지. 칠흑 같은 검은색 이였다. 그리고 몸도 변해갔다.


말라갔던 두 눈에는 다시 눈물이 나와갔다.



"왜!!! 어째서!! 어째서!! 왜애애애애!!"



갑자기 낸 큰 목소리에 캐슈는 버거운 숨을 쉬었다.



"왜. 어째서. 내가 뭘했다고."



캐슈는 올라가 있던 침대를 벗어나 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듄의 멱살을 잡았다.


캐슈의 모습이 변해갔다.


머리카락은 검은색으로


붉은 핏빗 눈은 맑고 청아한 하늘색과 푸른색을 합친 듯한 맑은 파란색의 눈동자였다.


그리고 캐슈의 키가 줄어들었다. 15살의 딱 맞는 키였다.


두 팔과 두 다리도 가늘었다.



"왜 이런 짓을 한거야. 어째서. 왜.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거야?"



듄에게 매달려 있듯이 붙어 있는 캐슈는 억울함으로 가득했다.



"왜? 왜? 내가 뭘 잘못했기에?"



너무나 억울해서 자신의 특기를 제어하지 못했다.



쿵! 퍽! 푸슈우우욱!



결국 캐슈의 특기가 날뛰었다. 건물 안의 수도에서 물이 새어나왔고, 그 물의 수압은 상당히 높았다. 수앞을 이기지 못한 건물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왜. 왜. 왜. 왜. 왜?"



"으아, 건물이 무너진다!"



"캐, 캐슈야!"



캐슈는 초점 없이 어두운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캐슈의 눈에서 푸른색과 붉은색이 일렁거렸다.


푸른색과 붉은색은 썩여서 보라색이 되기도 했고 다시 분리되어 다시 푸른색과 붉은색을 이루기도 했다.


"캐슈야!!"



결국 다나가 캐슈의 신체에 접촉하고 정신을 차릴 만큼 큰 소리를 내고서야 캐슈는 정신을 차렸다.



"어, 어?"



정신을 차리고 주변에 자신의 특기로 조종되는 액체들을 보고 말했다.



"이거.. 내가..? 아니, 나는 이럴 생각이..."



너무나 당황해서 상황이 구분가지 않았다.



"윽!"



결국 캐슈가 조종하는 액체에 듄이 다쳤다.


듄 뿐만이 아니였다. 느겨지는 감각에 의하면 캐슈가 조종하는 액체들은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물건을 부수고 있었다.


물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 아런하고 서럽게 울려왔다.



"뭐야. 싫어. 이건 내가 원하는게 아니야. 이런거... 싫은데.."


"윽. 아프군."



금강불괴인 다나도 액체에 맞고는 아프다고 말했다.


제어조차 되지 않고 점점 괴로워 지는 느낌에 캐슈는 바닥에 주져 앉았다.



"미안, 해요."



"?"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이럴 생각이 아니였어요. 미안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



캐슈는 여우귀를 잡고는 사과했다. 어리고 여린 몸으로 움추리고 사과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나 안쓰러웠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뭐가 그리 죄송한걸까. 캐슈를 말리고 싶어도 캐슈의 주변에는 물로된 막이 쳐져 있어서 다가가지도 못했다.


캐슈는 자꾸만 느겨지는 감각이 싫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사람들이 다치고 있었으니까. 살결을 스치고 찌르는 느낌이 그대로 느겨졌다. 마치 액체가 캐슈의 몸과 같은 느낌이였다.


곳곳에서 느겨지는 이질감은 아마 사람들이 자신 혹은, 다른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공격하고 있는거였다.


얼굴에 손을 올리고 눈 아래부터 볼 끝까지 손톱으로 그었다.


붉은 피가 송골송골 매달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가 볼결을 따라 흘러 내렸다.



"싫어, 미안해요. 싫어. 안되, 죄송해요. 아아, 싫어. 싫어, 싫어어어어어어어!"



더 이상은 참을수 없었는지 캐슈는 크게 소리쳤다.


캐슈의 몸에서는 빛이 나왔고 예전에 캐슈가 몸에서 영혼이 분리되었을때 나왔던, 하얐고 붉었던 영혼이 나왔다.



"[많이, 괴로웠구나. 힘들었구나.]"



울컥.



캐슈는 목구멍부터 울컥하는 느낌이 올라왔다.



"도, 와줘."



"[응, 도와줄게.]"



다른 무엇도 필요 없다는 듯이 붉고 하얀 영혼은 캐슈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캐슈는 그 손이 너무나 따뜻하고 포근해서 살며시 눈을 감았다.


영혼은 캐슈를 보고 싱긋 웃어주는 듯하다가 캐슈의 앞에 주져 앉았다.


캐슈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리고 캐슈의 손을 자신의 가슴 가까이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영혼과 비슷한 붉고 하얀 빛이 모이고 있었다. 어느세 구의 모양을 이루었다.



"[너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줄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



캐슈는 영혼에 홀린 듯이 영혼만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맛보는 편안함에 캐슈는 눈물을 흘렸다.


자신을 이해 받은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고생하고 힘들었던 일을 인정받은 듯했다.


붉고 하얀 빛은 사방으로 펴져 나왔다.


파아아아앗!


눈을 떴을대는 건물이 모두 파괴하기 전으로 돌아왔다.


캐슈는 기가 모두 빠진 듯이 힘이 없었다.



"저기..."



주변에 있는 모두가 말을 붙여볼려고 했지만 주저했다. 당연하기도 한 반응이였다.



"일주일 동안만, 찾지 말아주세요."



캐슈는 울 것만 같은 푸른색 눈을 글성거리며 그 말만을 남기고 창 밖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분명, 물을 이용해서 하늘을 날아간 것이다.



"어,떻게 하죠...?"



귀능이 물었다.



"어떻게 하긴 어떻해. 그냥 망한거지."



"아..."



"그러게 그걸 왜 끝까지 해서.."



"저도 이럴줄은..."



듄은 상당히 당황했다.


자신도 가끔 왜 이렇게까지 특기를 못 쓰도록 한지 이해가 안 될때가 있었지만,언제나 자신도 모르게 실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아주 완벽하게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고 있었다.



"아아..."



"이미 버스는 떠났다."



"압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할 수는 없을까요?"



"... 나야 모르지.."



"끄응..."



결국 캐슈가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











혼란스러운 머리와 생각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비틀거리며 하늘을 날고 있는 캐슈는 아주 위태로워 보였다.



"흐으.. 으윽.."



눈물을 흘리면 볼에 있는 상처가 더욱 아파왔다.



"아으..."



한참을 날아서간 곳은 어딘지도 모르는 부두가 였다.



"하아.... 내가 미쳤지..."



둔갑을 하지 않았지만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한 검은색 머리카락에 파란 눈을 하고 있는 캐슈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자신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캐슈는 힘없는 다리로 터벅거리며 부두가를 걸었다.


터벅 터벅 발소리를 내며 부두가를 걸은 캐슈는 듣지 않아도 될 소리까지 들려왔다.


거센 파도 소리와 밤바다의 바람소리, 멀리서 들어오는 배의 소리와 눈 씻고 찾아도 주위에는 없는 차의 경적소리,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며 돌아다니는 사람들 소리까지. 시끄럽다면 시끄럽고 경박스럽다면 경박스러웠다.



"야, 준비 했지?"



"당연히 준비했지."



정체도 모르는 두 남자의 대화소리까지 들려왔다.



"이런걸 형님이 좋아하실까?"



"좋아... 하시지 않을까? 가끔 어디서 뭘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잖아."



정체 모를 두 사람들의 손에 쥐에진 종이 몇장을 가지고 이야기를 오갔다.



'혹시, 나 무슨 여러 여자 도촬사진 오가는 현장에 있는거 아니야?'



"그런데 우리 이런거 찍어도 되는걸까? 형님 이분 엄청 좋아하시던거 아니였어?



"엄청 좋아하고 있을걸. 가끔식 변장하고 보러가기까지 하셨잖아.... 어짜피 늘 들켰지만."



두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났는지 물었다.



"우리 이렇게 놀아도 되는거야?:



"그럼, 아마 형님이 아시는 날에 우리는 엄청 혼날걸?"



"그래? 그걸 알면서도 놀고 있는거야?"



다른 남자가 씨익 웃었다.



"!"



"혀, 형님!"



처음부터 있던 두명의 남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랬다.


걸리면 안될 사람에게 걸려버린 것이다.


두명의 남자들은 애써 자신들의 상황에 변명했다.



"형님,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요."



"됬고! 너희!"



"네, 넵!"



한순간 기합이 들어간 소리에 두사람은 몸을 바르게 세웠다.



"당장 너희가 해야할 곳으로 돌아가!"



"네!"



두사람은 뒤도 못돌아보고 빠르게 달려갔다.


남겨진 남자가 골란하다는 듯이 머리를 글적였다.



'흐음..'



"아~ 나는 무슨 범죄현장 목격하는줄?"



"?! 캐, 캐슈?"



당황하는 남자의 얼굴에 캐슈는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야, 탄."



몰래 숨어서 놀고 있던 두명의 남자가 말했던 '형님'이라는 존제는 탄이였다.


불길 처럼 타오르 듯이 붉은 머리카락은 여전히 남차치고는 길었다. 아니, 전보다 조금 긴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예쁘게 목을 살짝 덮는 정도의 길이였다.


탄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진정되었다.


아직까지 가녈하게 떨고 있는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 한쪽 팔을 잡고 자신의 몸을 안았다.



"......"



펄럭.



"...아?"



"입고 있어. 아직 날이 추운데다 여기는 바다야. 다른데 보다 더 추울 수 밖에 없어."



탄은 캐슈가 추위에 떨고 있다고 생각한 듯 했다.


정작 자신은 추위와는 전혀 다른 것에 떨고 있었지만 자신을 위해서 윗옷 한장을 벗어준 그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안심되었다.


캐슈는 살며시 빠지는 다리 힘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캐슈야!"



결국 비틀거리며 살며시 쓰러지던 캐슈를 탄이 안아서 부축했다.



"하하."



붉은 머리카락과 늘 열정적으로 보이던 탄의 품은 의외로 따뜻하고 포근했다. 부드러운 살 냄세도 조금 나는 듯 했지만, 안심이 되니 눈이 저절로 감겨왔다.


탄이 자신보다 키도 커서 곰인형에게 안긴 기분이 들었다.



"탄아."



캐슈가 탄을 살며시 안았다.



"어, 어. 왜 부르는데."



탄은 부자연 스럽게 뻣뻣하고 캐슈를 안지도 그렇다고 안 안지도 않은 듯한 자세로 대답했다. 그 대답 또한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나아, 일주일만 같이 지내면 안될까?"



"뭐?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탄은 얼굴을 붉힌체 당황스럽다는 듯이 소리쳤다.



"지금 힘든데 지낼 곳도 없어서 그래. 딱히 뭘 해달라는 것도 아니야. 그냥, 내가 지낼 곳이 필요할 뿐이야. 안될까?"


"아니, 그래도 그렇지, 너는 어떻게 남자와 여자가."


"....."



캐슈에 몸이 완전히 빠져버렸다.


탄은 당황스럽게 변명하던 입을 완전히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캐슈는 탄의 품에서 얌전하게 잠들어버렸다.


오늘 하루동안 급격하게 몰려온 피로와 바짝 신경이 날카롭던게 한순간에 풀려서 정신을 잃은 듯이 잠든 것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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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9-30 21:39 | 조회 : 2,004 목록
작가의 말
스칸

월래의 내용에서 조금 변경할까 합니다. (이미 이걸 올린 순간 변경 된 것이긴 합니다.) 일단 잠시 후에 올릴 스토리 변경 글과 다른 것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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