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1.

성민과 서준은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심지어 서준의 집에 돌아온 와중에도 말을 나누지 않았다.
쇼파에 앉아서 앞에있는 티비도 켜지 않은채 그냥 멍하니 있는 것도 30분이 다 되는 시간이었다.

"우리, 학교를 며칠동안 안 가는,"

"나, 평생 억제제를 달고 살아야되네."

익숙치 않은 침묵에 견디지 못한 성민이 어색하게 말을 하자 그 말을 싹둑- 자르며 말하는 서준이었다.

".....응. 그래야겠지...."

다시 이어지는 침묵에 성민이 서준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괜찮아....?"

"뭐가..."

오메가 된거..

"...그냥.... 괜찮나하고....."

성민은 생각처럼 말을 내뱉지 않았다.
서준이 듣기엔 성민이 동문서답하는거로 들릴것이다.

"너도, 오메가가 좀 그렇다고 생각해?"

"그런 뜻으로 물은 거 아닌데."

"........"

성민이 날을 세워 대답하자 자신도 아차, 싶었는지 급하게 말을 내뱉었다.

"아니, 그게,"

"오메가 된거 괜찮냐고 물은 건 맞네.."

"........."

자신의 마음을 들킨 성민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서준은 그런 성민을 쳐다보다 다시 앞을 보고 말했다.

"안 괜찮아."

"아...."

성민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 나왔다.

"근데.... 괜찮아."

"어?"

"너 있잖아. 난 그걸로 만족할래."

"서준아."

"솔직히 너가 알파라서 내가 오메가 된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근데 지금 사회로 보면 좀..... 그렇지만. 나 오메가 됬다고 너가 나 버릴 건 아니잖아, 안그래?"

"내가 미쳤냐. 너 버리게."

"그니까, 너만 있으면 충분해."

아까부터 슬쩍슬쩍 올라가던 성민의 입꼬리는 호선을 그리다 못해 활짝 웃고 있었다.

"아, 미쳤다, 진짜."

"나?"

"어."

"나 왜?"

"너무 예뻐서."

"뭐야, 어제부터."

"뭐긴 뭐야. 사실이지."

서준이 그 말을 듣고 함박웃음을 짓자 그걸 본 성민이 말했다.

"너 지켜주고 싶은데 오래 못 참을 것 같아."

"너가? 지켜준다고?"

"그 못 믿겠다는 말투는 뭐야."

"사귀는 첫날부터 키스한게 어디살던 누구시더라."

"아니 그건,"

"아, 사귀기 전부터 키스했구나."

"내가 언제?"

"키스하고 난 다음에 사귀자고 말했거든요. 사람들이 선키스 후연애라고 그러더니, 딱 너가 그 표본이네."

"뭐?"

"이제부턴 거리를 좀 둬야겠어. 생각해보니까 우리 진도가 너무 빠른거 같지 않아?"

"안 빠른데. 전혀."

"아니야, 빨라."

"아, 안 빨라. 진짜 안 빨라. 완전 느려. 아니, 느린건 아니지만. 아, 어쨌든 전혀 안 빨라."

"퍽 이나 안 빠르겠다. 입술에 침이나 발라."

"니 입술에?"

"그러다가 맞으면 안아파?"

"아니, 아프죠. 완전 아프죠."

서준과 성민은 마주보며 크게 웃었다.
그러다 웃음을 멈춘 성민이 서준을 빤히 바라봤다.
성민의 웃음소리가 갑자기 들리지 않자 서준은 성민을 쳐다봤다.

"왜..."

"....하면 안돼?"

"오늘은 좀.... 그렇지 않아?"

서준이 곤란하다는 듯 말을하곤 성민의 눈치를 봤다.
성민은 그런 서준이 귀여운지 피식- 웃더니 짧게 입을 맞췄다 떨어졌다.
그래도 성민은 아쉬운지 시선은 아직 서준의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걸 본 서준이 잠시 망설이다 성민의 입술을 물었다.
서준이 먼저 입을 맞춰오자 놀란 듯 싶었던 성민이 눈을 감고 손으로 서준의 뒷머리를 감쌌다.
성민이 서준의 입에 혀를 넣었고 곧바로 서준의 혀와 얽혔다.
그렇게 꽤 오랜시간 입을 맞추자 분위기에 취한 성민이 천천히 페로몬을 흘렸다.
성민의 혀가 서준의 혀를 더 세게 빨아들이자 가뜩이나 성민의 페로몬에 정신이 없던 성민이 더 정신이 없어졌다.
성민이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서준의 옷 속으로 성민의 손이 들어왔다.
서준이 정신이 없어 알아채지 못하자 성민은 서준의 옷을 말아올렸다.
성민이 옷을 말아올리자 그제야 눈치챈 서준이 놀라 바르작 거렸다.
서준이 바르작거리자 성민이 급히 입을 떼고 말했다.

"아, 미안."

성민은 서준의 입술을 자신의 소매로 닦아주고 서준의 옷을 조심스럽게 내렸다.
성민이 미안한지 서준의 눈치를 보자 서준이 살풋 웃으며 말했다.

"안 미안해해도 되. 그럴수도 있지. 그리고 싫은거 아니거든."

"어?"

"좋다고. 근데 오늘은 안돼. 알잖아, 오늘. 그러니까 다음에."

서준의 말을 들은 성민이 웃음을 터뜨렸다.

"푸흐-. 알았어. 고마워."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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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20 16:19 | 조회 : 1,53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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