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3

"오늘 이모 장기줄장이시래?"

"응...."

"옆에 있어줄까?"

"됐어. 빨리 집 가."

"아니야. 너 자. 자면 갈게."

"고집은..."

서준은 약 때문인지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고 성민이 서준이 잠 든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집으로 나섰다.
밖은 어느새 어둑어둑 해졌고 오늘 하루종일 서준의 수발을 다 들어서 피곤했던 성민은 침대에 눕자마자 잠에 들었다.

흐어어어. 서준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났고 몸이 한결 가벼워 진것 같은 느낌에 미소를 지었다.
서준은 머리에 까치집을 단채 방에서 나왔고 나오자마자 보인 성민의 모습에 놀랐다.

"아, 깜짝이야."

"벌써 일어났어?"

"원래 이때 일어나는데."

"이때 일어나는데 매일 그렇게 늦게 나와?"

"그냥 좀 늦장부리는 거지. 하하"

서준이 난처한 듯 웃자 성민이 서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근데 왜 왔어?"

"그냥, 이모 장기출장 갔다며. 또 귀찮다고 밥 안 먹을까봐."

"아, 그래....."

"씻고 나와. 밥 차려놓고 있을게."

"응..."

성민은 냉장고에서 반찬들을 꺼내 식탁에 두고 밥을 펐다.

"씻었어? 빨리 먹어, 그럼."

"알았어..."

서준이 밥을 느릿느릿 먹기 시작하자 성민이 다가와 서준의 이마를 짚었다.

"열은 다 내린거 같네."

"응..."

"독감 아니어서 다행이다."

"그러게..."

"왜 이렇게 시무룩해? 어디 아픈데 있어?"

"아니.... 아닌데...."

왜 불안한 느낌이 들지...

"어디 아프면 빨리 말해."

"알았어....."

아까는 기분 좋았는데...

서준이 밥을 다 먹자 성민이 말했다.

"우리 학교 빨리 가야겠다. 늦겠어."

"응."

성민과 서준이 같이 반에 들어가자 반 애들은 일제히 쳐다봤다.
그리고 반장이 성민에게로 와서 말했다.

"야, 강성민 선생님이 너 교무실로 오래."

"어."

성민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교무실로 향했다.
성민이 반에서 나가자 어제 사진을 찍었던 둘이 서준에게 다가왔다.

"야. 너 어제 강성민이랑 뭐했냐?"

"어?"

"이거 봐."

그 둘은 어제 찍은 사진을 서준에게 보여줬고 서준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

"이거.... 언제..."

"원래 오늘 학교 안 나올려고 했는데 흥미로운 주제가 생겨 버렸네? 너 오늘 야자 째고 학교 창고로 와. 안왔다거나 다른 사람 데리고 오면 이 사진 학교 전체에 뿌릴줄 알아. 이런걸로 소문 퍼지면 넌 상관 없어도 강성민은 상관있을 걸? 걔가 너 버릴지 어떻게 알아."

서준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둘은 말을 이었다.

"자기는 이제 너랑 못 다니겠다고. 너랑 다니면서 나한테 득이 될게 하나도 없다고. 이제 니 같은 년이랑 안 다니겠다고. 이러면서."

"........"

"뭐, 강성민은 알파니까 이런말 해도 넌 할말 없잖아? 게다가 걘 우성인데. 안 그래? 지금 여기서 넌 혼자야. 강성민 빼면 친구도 없으면서. 그니까 오늘 창고로 와봐. 재밌는 놀이 해줄게. 강성민이 올지 않올지 그것도 궁금하고."

"............."

"근데 내가 강성민이라면 안올거야. 아끼는 오메가도 아니고. 같은 알파도 아니고. 니가 뭐 잘난게 있다고 널 구하러와. 뭐, 잘 대주기라도 하냐?"

그 둘은 말을 끝마치고 자리로 돌아갔다.
성민은 1교시가 시작할 때 까지 오지 않았으며 1교시가 끝날때 까지도 오지않았다.
서준은 고통스러운 1교시를 보냈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까 불안했던게 이거 때문이구나. 난 이제 어떻게 해야될까. 가긴 죽어도 싫은데. 걔네들이 사진 뿌린다고...... 어떡해... 어떡하지......?

아무리 당최 생각을 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서준은 또다시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이래선 저번에 꿈꾼거랑 똑같이 될거야. 오늘 하루 진짜 힘들것 같아. 시간이 멈춰 버렸으면 좋겠어.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너무 혼란스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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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5 18:08 | 조회 : 1,67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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