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그렇게 슬펐어?"
"씨...... 놀리지마.. 슬프다고..."
영화가 그렇게 슬펐던건지 서준은 영화가 끝나고도 펑펑 우는 중이었다.
"그만 좀 울어. 별로 슬프지도 않았는데."
"슬펐거든! 넌 감정도 없냐?"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울어."
울음을 서서히 그친 서준이 퉁퉁 부은 눈으로 성민을 쳐다봤다.
"왜.. 붕어 눈으로 쳐다보지 말고 빨리 씻고나와. 자자."
"알았어..."
서준이 씻으러 들어가자 성민은 침실로 들어가 잘 준비를 했다.
"강성민!"
서준이 욕실에서 성민을 불렀다.
"왜!"
"나 수건 좀!"
얜 씻으러 가면서 수건도 안 가져가냐.
똑똑-.
"문 연다."
"아, 잠깐만!"
잠깐 기다리라며 문을 조금 열고 손을 내민다.
"손에 줘."
"어."
그렇게 서준이 씻고 나오자 자신의 침대 옆에 이불을 깔고있는 성민을 보며 말한다.
"뭐야. 그냥 옆에서 자."
"뭐, 뭐래. 옆에서 자긴 뭘 옆에서 자."
"내 침대 넓잖아."
"넓으면 뭐해. 니가 잘때 막 굴러 다니잖아."
"안 굴러 다녀. 내가 뭐 예전 같은지 알아?"
"알았어. 같이자면 되잖아."
미치겠네.
서준에게 들리지 않게 작게 한숨을 쉰 성민이 말했다.
"그럼 나 씻는다."
"응. 씻고와."
성민이 씻고 나오자 서준은 자신의 침대 한 쪽에 누운 채로 잠들어 있었다.
성민은 서준의 옆에 누워서 말을 내뱉었다."
"넌 내 마음 언제 알아줄래. 가다리기도 지친다. 내가 고백하면 도망갈거지... 용기가 없어서 못하겠다. 겁쟁이라서 미안해. 너 좋아해서 미안해."
"......"
성민을 조곤조곤 말을 하며 서준의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나........... 내가............ 너 좋아해. 한번 말해 보고 싶었,"
자고 있다고 생각했던 서준이 눈을 떴다.
"................."
"안 잤어.....?"
"......응...."
"아.... 저.... 그게..."
"성민아."
"어......"
"미안한데 오늘 그냥 너네 집 가서 자...."
"어..... 그래...... 미안......."
서준에게 의도치 않게 고백하게 되서 서준을 놀라게해서 미안하단건지 좋아해서
미안하단건지 알수 없는 사과를 한 성민은 그대로 서준의 집을 나갔다.
성민은 지금 정말 혼란 스러웠다.
눈을 뜬 서준의 눈은 촉촉히 젖어있었고 끝엔 울것 같아서, 그대로 서준의 눈에서
뚝뚝 눈물이 흐를것 같아서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나와버렸다.
아무리 니가 우는 모습을 많이 봤어도 나 때문에 우는 건 못 보겠더라.
내가 정말 나쁜사람이 된 것 같아서.
좋아해서 미안한 마음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너에게 미안해서,
너의 눈물의 의미를 묻지 못한 채로 나와버렸다.
너의 집에서 나온 내가 할수 있는 것은 그대로 눈물을 꾹 참으며 집으로 내려가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울지 않았다.
울 수 없었다.
나는 이 밤이 빨리 지나가길 빌었다.
더 이상 이 밤이 지속되면 나도 눈물이 날 것 같았기에.
나는 무의식 중에 니가 울고 있을 거라는 걸 짐작했다.
내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순간에도 나의 바람은 니가 울지 않는 것 이었다.
오메가가 아닌 너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내 마지막 바람이었다.
울지마.
경서준.
니가 나에게 고백을 하는 걸 듣고 난 울수 밖에 없었어.
좀 빨리 말해주지.
니가 알파이기 전에 말해주지.
그렇게 니가 알파가 되기전에 나에게 말해줬다면 지금까지 그래도 꽤 많은 시간을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보낼 수 있었을텐데.
나랑 같은 마음인줄 알았으면 내가 먼저 고백할수도 있었을 텐데.
나는 너에게 나가라고 하는 순간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어.
너의 울것 같은 얼굴을 보면 내 울음이 먼저 터질것 같아서.
니가 나를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는 순간 아니, 돌아보지 못하고 나가는 순간 난 울음이 터졌다.
그렇게 그동안에 시간을 허무하게 보낸 내 자신이 억울해서.
베타인 내가 싫어서.
너에게 미안해서.
나는 그렇게 펑펑 울었다.
내 울음으로 밤이 씻겨나가 아침이 올때까지.
그렇게 울었다.